치마를 잘 안입어본 저는 큰언니의 치마를 몰래 훔쳐다가 입습니다.
파란색 치마에 코디를 한다고 솔달린 노란색 가디건을 입었습니다.
머리를 잘 만지지 못하는 저는 머리는 건들지 않은 채,
오랜만에 BB크림도 바르고 마스카라도 발라봤습니다.
케케묵은 구두도 먼지를 털어가며 신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절 처음 본 그 분의 반응은 '웃음'이었어요.
미소가 아니라 "푸하핫!!"이었죠....ㅠ_ㅠ
큰언니 치마라 제겐 너무 컸고, 오랜만에 신는 구두는 팔자걸음을 만들게 했거든요..
이 때 저에대한 인상이 바뀌었다고 말하는데 전 이때 상처받았다구요.
솔직히...나름 엄청 꾸미고 간 거였는데 옷 입은 게 어색한게 귀여워서 좋았다니.ㅜ
영화는 한참 개봉중이던 영화 [7급 공무원]을 봤어요.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의 한국판이랄까? 좀 유치한 면이 없잖아 있었지만 그래도 재밌게 보고 나왔어요.
데이트 코스의 정석 있잖아요? 영화를 봤으면 카페를 가야죠. 어색한 사이니까요ㅎㅎ
커피숍을 가는데 너무도 자연스럽게 흡연석을 들어가 가자마자 담배를 피우네요.
담배냄새를 싫어하는데...인상을 찌푸리자 나름 신경쓴다고 담배연기를 옆으로 뱉더라구요.
담배만 빼면 나름 괜찮은 사람이었어요. 배려해줄줄 알고 소심하게 말도 잘 못하는 제게 장난도 치고.
첫인상이 안좋아서 그런지 두 번째 만남에서 오히려 서로에게 호감이 생겼던 것 같아요.
날씨는 여름이 오려는지 푸근했습니다.
노을저녁이 가라앉고 푸른 밤이 내려오고 있는 시간에
그 분과 저는 그렇게 두 번째 만남을 뒤로했습니다.
집에 들어가자 그 분에게 잘 들어갔냐고 문자가 오더라구요.
이 문자는 W군과 예림이가 강요해서 보낸 게 아니겠죠?^^
그 이후로 그 분은 저에대한 오해가 풀리면서 호감이 생기셨나봐요.
세 번째 만남은 그가 갑자기 제가 살던 고시원 앞에 찾아온 것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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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