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나의 생존을 증명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삼성의 눈이 나를 감시하고 있을 것 같다.
벽에 붙은 파리가 삼성이 보낸 첩자일 수도 있다.
화장실의 전등이 삼성이 설치한 폭탄일 수도 있다.
나는 매일매일 두려움에 휩싸여 살아간다.
그곳에서 겪은 일들은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자주 꿈속에서 돌도끼가 쇠도끼로 바뀌는 모습을 본다.
쇠도끼는 주인도 없이 공중을 떠다니다가 어느 순간 나를 덮친다.
비명을 지르며 침대에서 일어나면 내 몸은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 있다.
나는 그들의 만행을 고발하기 위해 타자기 앞에 섰다.
전 은하(GALAXY)를 유린하고 억압한 제국.
삼성을 고발하기 위해.......
우선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한다.
1장 - 지구에 불시착하다.
비행사는 지구의 중력을 고려하지 않았다.
우주선은 2마하의 속도로 서울 중심부로 떨어졌다.
대규모 인명 피해가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위기의 순간에서 비행사는 반중력 장치를 기동했다.
우주선은 안전하게 어떤 빌딩의 옥상에 착륙했다.
은폐 기술 덕분에 지구인들의 눈에 띄지는 않았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반중력 장치는 동력 소모가 어마어마한 기술이었다.
우주선의 동력은 단번에 바닥을 드러내고 말았다.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우리는 패닉에 빠졌다.
모든 탐사 계획을 취소하고 무사 귀환을 우선 순위로 두었다.
다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은폐 기술을 지속시킬 동력원을 찾아야 했다.
우주선이 지구인들에게 발견된다면 좋을 게 없었다.
우리는 토론을 했는데, 첫번째가 석유를 이용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간단한 스캔을 통해 지구가 자원 부족 행성이라는 것을 알아냈고
우주법 제 3조항에 따라 무단으로 그 부족한 자원을 훔칠 수 없었다.
두번째로 전기를 동력원으로 이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이 방법은 지구를 한동안 완전 정전 상태에 빠트릴 가능성이 농후했다.
인명피해가 생길 것은 불보듯 뻔했다.
"우주법에는 외계생명체에게 해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조항이 없습니다만."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인 비행사가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석유조차 부족해 쩔쩔매는 이 종족이 불쌍해 보였다.
이 의견도 결국은 관철되었다.
마지막으로 지구의 과학기술을 이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꺼림칙한 표정이었지만 대부분 찬성하는 분위기였다.
지구에 착륙할때, 우주에 떠다니는 인공위성들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 정도 기술이라면 우리가 살짝 손을 보기만 해도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게 될 것이었다.
물론, 지구인들에게 이 기술을 알려주지는 않기로 했다.
이 작은 차이는 지구인들이 직접 알아내야할 과제였다.
누가 지구인들과 접촉할 것인지는 제비뽑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한명씩 통에서 빗금이 쳐진 종이를 뽑았다.
마지막 종이까지 뽑아놓고 서로의 것을 대조해보니 내것에만 빗금이 없었다.
나는 떨리는 가슴을 안고 우주선 밖으로 나왔다.
태양이 눈부셨다.
그런데 그때 눈에 띠는 간판이 있었다.
'SAMSUNG' 이라는 간판이었다.
2장에서 계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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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테의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