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신경써주지 않는다..
처음에는 그래도 관심을 가져주던 중학교친구들... 고등학교 친구들도 점차 발길을 끊어갔다.
쉬는시간이면 혼자인게 너무 고통스러워 엎드려 이어폰을 꽂은채 imf가 터지기 전에 받은 cdp의 재생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쉬는시간이 끝나길 한참이나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요새 흔히 하는 그런 왕따나 그런 개념이 적었을때였으니, 그렇게 크게 괴롭힘을 당하지는 않았다.
괴롭힘보다 더 힘든 무관심만이 있었을뿐..
이렇게 혼자지내다 문득 깨닫고 보니, 혼자였다.
그러고보니 군대에 입대해서도 이상한 알수없는 현기증으로 보충대에서 복귀조치를 받은것도 몇차례 있었다
몇차례나 머리를 깍고 이번에는 꼭 들어갈것이다 했지만, 그리 쉽게 군대는 자신을 받아주지도
바꾸어주지도 못했다.
군대에서도 처음에는 관심을 가져주던 선임도 동기도 점차 등을 돌렸다.
흔히 말하는 관심병사였던 그는 또다시 혼자가 되었다.
그는 선임들이 시키는 대로 했지만, 결과물은 그렇지 못했고,
점점 그에게 말을 거는 사람도 줄어들었다.
선임이 되니 완전히 혼자가 되었다.
계급이 낮을때 자기 밥그릇 못챙기면 으레 선임되서도 후임이 하극상을 하기 마련인데,
그것마저 없어서, 그는 점점더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어갔다.
그러고 전역,
전역을 하고나니 막상 먹고살 궁리는 하고싶은데,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을 손을 내뻗어봐도 손에는 아무것도 없는 흘러내리는 모래와 같았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해보았지만, 아르바이트는 이래서 싫고 저래서 싫었다..
결국 복학을 했다..
그리 큰 과가 아닌 전공인데도 그는 혼자였다.
보통 작은 과이면, 어떻게든 학과 행사도 참여하게되고, 친구도 생기는법인데.
그는 언제나 혼자였다..
외롭다는것도 느낄수가 없을만큼 철저하게 외로워졌다.
복학하고 난다음에 흔히 말하는 잠수를 탔다
몇주동안 학교도 안나갔지만, 연락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음?"
문득 정신을 차리니 뙤약볕에 서서 과거를 회상하는 자신을 발견한 그는 입에 담배를 꼬나물기 위해 주머니를 뒤졌지만
담배가 보이지 않았다.
안주머니를 쑤셔당기자 그안에서 돗대가 들은 담배갑이 하나 나왔다.
푸르딩딩하고 구깃 구깃해진 담배곽을 탈탈 털으니 돗대가 톡 하고 올라온다.
그 돗대를 뽑아들은 그는
"아이씨...."
하고 말았다.. 담배가 부러져 담배속은 담배곽에 흩어져있었다.
그는 바닥에 담배곽은 던지고는 안주머니에손을 넣어보았다.
역시나 안주머니에는 터진 담배재가 되어야할 담배속이 구석 구석에 있었다.
주머니를 뒤집어 탁탁 털어내는데, 그 담배속은 셔츠에 볼썽사납게 달라 붙었다.
그는 짜증이 올라와서 신경질을 내며 털어냈다.
그순간 뒤에서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렸다.
"선생님"
손가락의 주인이 있는 방향에서 소리가 났고, 그 소리가 난곳을 뒤돌아보니,
민중의 지팡이가 있었다.
"선생님 방금 쓰레기 버리시는것 봤습니다. 벌금 부과하겠습니다"
그는 짜증이 무럭무럭 올라왔다.
약간의 절차를 밟고는 받은 노란색 벌금 종이를 들고, 가까운 편의점에 들어간 그는 인상을 구기며 푸르딩딩한 그 담배를 달라고 했다.
그러고는 결제를 위해 주머니를 뒤적거리는데,
손에 닿는게 없었다..
지갑마저도 잃어 버린그는, 머쓱은 듯이 괜찮다면서 미안하다면서 가게를 나왔다.
짜증이 났다.
집에서 거리도 멀은 그였다.
지갑을 찾으러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들 처럼 찾아봤지만 찾을수 없었다.
길거리에 떨어진 지갑을 그대로 내둘리가 없으리라 생각하자 밀려오는 짜증은 이루 말할수가 없었다.
정말 지지리도 운이 없는 날이구나.. 하면서 걷기 시작했다.
일단은 집으로가야 모든것이 끝날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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