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에 댓글이 없어서 좌절해었는데 오늘보니 댓글 2개에 우드s님께서 추천까지 해주셨네요 ㅠ.ㅠ
덕분에 힘을 얻고 3편 올려봐요. 재밌게 봐주세요!!
아 그리고
남자노인->존
여자노인->엘리자베스입니다
한꺼번에 수정해야하는데 아직은 완전 초고라서 그렇습니다..감안하고 읽어주시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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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따쓰한 햇살이 클레어의 머리로 쏟아졌다. 때는 초겨울이었지만 늘어난 이산화탄소덕에 날씨는 따뜻했다.
"...응,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어...그러게 말야...어쩌다 이런일이 생겨났는지...아직까지는 괜찮아...그래도 정부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니 기다려 봐야지...자긴 언제쯤 와?...아, 그래?"
클레어는 의자에 앉은채로 다리를 팔랑거렸다.
"응...보고싶어...응? 뭔데?...뭐?"
클레어의 표정이 갑자기 굳어졌다.
"안돼! 그게 무슨소리야? 이미 6개월째라고!"
클레어는 그녀의 볼록한 배를 감싸안으며 대답했다.
'클레어, 들어봐. 아직 우린 그만큼 부담할 수 있을만한 여력이 안돼. 게다가 지금 시대는 또 어떻구. 지금은 전혀 아이를 낳을 만한 시기가 아니야'
"뭐라고? 그렇다고 이미 6개월이나 된 애를 지워? 어떻게 그런 짓을 해!"
'나도 시기가 좀 늦었다는 건 알지만, 오히려 책임 못질 일을 저지른다는 생각은 안해?'
"시끄러! 책임지기 싫다는 말밖에 더 돼?"
'...그게 아니잖아, 클레어!'
"됐어! 연락하지마!"
'철컥'
클레어는 전화를 거칠게 끊고는 전화선을 뽑아버렸다.
'...으흑...흑...'
그의 말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클레어의 아이는 태어나자 마자 고통스럽게 질식사할지도 모르는 운명이었다. 그러나 클레어는 결코 아이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홀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녀는 8살 때 버려졌다. 클레어는 아버지의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 그는 말버릇처럼 클레어에게 말했다. 너를 낳지 말았어야 했다고...
"똑, 똑!"
누군가가 그녀의 문을 두드렸다. 그리 크지 않은 소리였으나 클레어는 그 소리에 깜짝 놀라 화가났다.
"도대체 누구야!"
클레어가 문을 벌컥 열자 한 젊은 여자가 그녀의 문앞에 놀란 표정으로 서 있었다. 두 노인의 집앞에 나타났던, 바로 그녀였다. 클레어의 마음이 누그러 들었다.
"신설된 임산부 보호소에 대해 설명해드리려 왔습니다."
여자가 말했다.
여노인이 그를 흔들어깨웠다. 아침이었다.
"일어나요, 해가 중천이에요."
그녀가 웃으면서 말했다. 남자노인은 어리둥절했다.
"...내가 죽은건가?"
여자노인은 말없이 옅은 미소를 띄었다.
남자노인이 주섬주섬 일어났다. 자신의 옷이 깨끗하게 갈아입혀져 있었다. 선반위에 가지런히 놓인 두개의 방독면이 보였다. 노인이 그것을 향해 다가가려하자 옆구리가 쑤셨다.
"윽!"
노인이 휘청거리가 여자노인이 깜짝 놀라 달려와 남자노인을 부축했다.
"아직까지도 상처가 좀 크다고 들었어요. 필요한 약과 의사들이 있으니 금방 나아질거에요."
남자노인은 그제서야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아챘다.
"...내가 살아있긴 한가보구만..."
여자노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녀는 이내 웃으며 대답했다.
"살아있기만 할 뿐이에요? 당신은 영웅이에요."
남자노인은 그것이 무슨말인지 알 길이 없었다. 기억나는 거라곤 여자노인에게 방독면을 씌워주곤 쓰러진것 뿐이다. 어떻게 된 것인가? 노인은 밖에 궁금해 방문을 열고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수십명의 노인들이 줄을 지어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방에서 나오자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자네, 정말 고맙네!"
"당신이 우릴 살린거에요!"
"무사해서 참 다행이야. 고맙네"
노인은 영문도 모른 채 여러 노인들이 청하는 악수와 격려를 받으며 그들을 지나갔다. 그들 뒤에는 한 정정한 노인이 다른 낯선 노인들과 함께 꼿꼿히 서 있었다. 그가 남자노인에게 악수를 청했다. 그의 손엔 노인답지 않은 힘이 서려있었다.
"자네! 참 오랜만일세!"
그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남자노인은 한참을 멍하니 그를 보다가 그제서야 그가 누구인지 알아봤다.
"파인만 소령! 이게 어쩐일인가?"
남자노인의 군생활에서 오랫동안 동료로 지내왔던 파인만 소령이었다. 비록 불미스러운 일로 군을 떠나긴 했지만 그에게는 둘도없이 좋은 동료였던 그였다.
"이게 어쩐일인가? 그리고 도대체 뭐가 일어난건가? 나에게 설명해줄 수 있나?"
파인만은 미소를 띄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도 당할 뻔 했다네."
파인만은 맥주를 들이키고 말을 이어갔다.
"하여간 이 맥주는 어디서 이렇게 많이도 구한건지...맛은 좋구만"
존은 잠시 그날 그 맥주를 먹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수법은 똑같지. 처음에야 보호소가 아주 안락하고 좋은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노인들은 우울해하고 보호소는 이를 방치하다가, 상황이 심각해질 때쯤 우울증을 해소하겠다는 명목으로 술을 주곤 잔뜩 취하게 만들지. 그리곤 차례대로 수면가스, 독가스...나치가 따로없지. 아무리 노인네들 살날이 얼마 안남았다 한들 말이야. 우리가 이 나이 되도록 꼬박꼬박 낸 세금이 우리를 가스먹이는데 쓰일줄이야. 허허..."
파인만은 웃었지만, 감출 수 없는 회한이 전해져왔다. 그는 맥주를 다시 한 모금 들이켰다.
"그나저나 맥주 맛은 그 때나 지금이나 참 좋군!"
노인과 파인만은 함께 껄껄 웃었다.
"그랬었구만...나도 어렴풋이 예상은 했었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노인은 뒷말을 잇지 못했다.
"그래도 자네덕에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지 않은가!"
파인만은 다른 이들과 음식을 만들고 있는 엘리자베스를 가리켰다. 존은 걱정스러움과 안도가 섞인 표정으로 엘리자베스를 바라봤다.
"참 그래, 그게 왜 내 덕인가? 어찌된 영문인지는 잘 몰라도 자네들이 우리를 구하러와준 것 아닌가? 내가 한 거라곤 가스를 살포하겠다는 무전을 들은 것 밖에 없는데 말야."
파인만은 빙긋 웃었다.
"물론 자네덕만 있는것은 아니지. 허나 자네가 쏜 총 덕에 우리가 이곳을 찾아낼 수 있었던 거지."
"...허허. 총 몇발 쏜 것 가지고 영웅이라니. 사람들이 과장이 심하군. 영웅 칭호를 받을 만한 사람들은 자네들인데 말일세."
"나도 그렇게 생각하네."
둘은 다시 웃었다.
"하하, 농담일세. 당연히 우리에게도 사람들은 고마워하고 있다네. 중요한건 아니지만 말이야."
"그런가? 괜한 걱정을 했구만."
잠시간의 정적이 흘렀다. 파인만이 한 모금 더 들이키곤 말을 이어갔다.
"참 다행이지...자네 총소리를 듣고 달려가보니, 확신은 없었지만서도 단번에 그림이 그려지긴 하더구만. 우리도 이미 같은걸 겪은 참이라 그놈들이 숨어있는 곳이 어디인지도 쉽게 유추할 수 있었지. 허나 조금만 늦었더라도 구하기 어려웠을 것이네. 정말 때 맞춰 잘 온 것이지. 그놈들을 처리하고 안에 들어가보니 자네가 그 꼴을 하고 쓰러져있는게 아닌가! 반갑기도 했네만...허허"
"그런데 그 놈들 시체는 어떻게 했나? 그리고 그 내 방안에 있던 경비원은?"
"그 놈은 가둬두었네. 죽은 놈들은 이미 묻었지..."
"이미 그걸 다 했다고? 가만, 오늘이 몇일인가?"
"그 날이 이미 3일전이라네. 허허."
희망조차 없어보였던 우리 작업에 가속도가 붙은 건 순전히 한 과학자가 생각해낸 공법 때문이었다. 물론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새 공법이 예상했던 것 보다 더 작업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시켜 이 정도 속도라면 몇 군데만 더 개선하면 충분히 시일을 맞출 수 있는 수중이었다. 오늘은 내가 제안한 개선안의 시뮬레이션 날이었다. 모두가 분명 잠도 못자고 일에 매달리느라 혈중 카페인농도가 0.5%는 될테지만, 하나 같이 웃는 얼굴로 시뮬레이션 실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요전 몇 개의 결과가 좋았기에 평정심을 유지해야하는 나도 기대감에 벅차는 통인데, 이들의 마음이 들뜨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만 성공하면 사실상의 완성과 다름없다. 1차 시뮬레이션을 실행시켰다. 약 5초간의 가상시행이 이어진다.
5...4...3...2...1...0.
'결과 : 실패.'
희망이 컸던 만큼 절망도 크다. 가슴을 찌르는 고통이 찾아왔다. 하지만 아직 완전히 포기하기는 이르다. 낮은 확률로 자체 오류로 인한 시뮬레이션 실패가 일어나기도 한다. 다시 값과 데이터를 체크하고 시뮬레이션을 시작했다. ...실패다. 당연히 이렇게 쉽게 성공할 리가 없지. 빠르게 마음을 접고 다시 시작하자. 하지만 절망감은 완전히 가시진 않는다. 조금은 쉬고싶다. 모였던 동료과학자들이 뿔뿔이 흩어진다. 그때였다.
작업인부 한 명이 달려와 소리쳤다.
"저...저기 불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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