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하나를 사기 위해 시험기간이던 10월 17일부터 일주일간 미련스러울 정도의 클릭질 노가다와 뽐뿌 상주 끝에(이 사이에 두군데 펑 경험) 10월 24일, 드디어 찬란발 레이더에 탑승하였고 귀찮은 거 하나 끝났다고, 28일(내일) 있을 발표 2개 준비만 잘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레이더 20조건, 문닫고 들어가는구나 라는 내심 흐뭇해지는 안도감과 함께 말이다.
오늘로 신청 3일차, 아직도 쌩쌩히 살아 있는 핸드폰을 보며 아 이제 목요일인데 오늘도 안보내시면 또 한주가 지나가는건가
핸드폰의 온라인 구매과정 자체에 대한 짜증이 나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아무리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해도 판매자님은 무소식..
나좀 끼워달라는 진즉에 도착한 머큐리 케이스의 외침에 마음이 불편해진 내가
계속해서 대한통운 배송조회를 새로고침질하고 집에 올 때마다 경비실을 기웃거리며 혹시 택배 안왔어요 라는 말을 건넨지 이틀째인 오늘,
나의 추천으로 같이 신청한 친구가 레이더를 수령했다고 전화가 오고
오늘도 안보내시면 한주가 넘어가고 정말 슬플 것 같습니다 라는 문자를 보낸 후
드디어 찬란한오후님에게 온 문자 says
"고객님은 명의변경 3개월 이내셔서 개통이 되지 않았습니다"
어헣헣헣헣헣헣헣헣헣허헣헣허허헣헣
<회고(액자식 구조)>
8월 1일 월요일. 그 지지난주부터 계속 명의변경을 하려고 아버지 신분증을 지갑에 넣고 다니면서도 뭐 할라그러면 계속 일이 있고 까먹고
14일을 그렇게 보내던 난 일하던 중에 옥션 소액결제 명의자 문제 때문에 빡친 일이 불현듯 생각났고
5초만에 튀어나가 대리점으로 향했다.
사실 언제 해도 별 문제는 아니었지. 여기저기에서 필요한 본인인증과 가끔 있는 소액결제가 불편해서 필요한 것 뿐이니까
다만 하려고 마음 먹은 것을 자꾸 깜빡하고 미뤄지는 일에 대해 날카로웠을 뿐. 마치 나 자신의 일처리 방식에 대한 반성적 차원이랄까,
결국 "지금이 아니면 없다!" 라는 '질풍기획 웹툰'에서 나오는 명언을 떠올리며 오토바이를 타고 대리점으로 날아갔고 이때의 나는 마치
베지터를 조지러 계왕신계에서 2일만에 날아간 손오공과 같았다.
아주 침착하게 베지터를 조진 나는 한결 가뿐해진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었는데 내 의식의 저편에서 왠지 귓속을 스치는 한마디,
"지금 명의변경하시면 3개월간 해지나 번호이동 혹은 명의 재변경은 안되십니다^^"
그당시 난 뽐뿌인도 아니었을 뿐더러 옵큐를 버릴 생각도 없었기에 베지터는 조심해야 한다는 계왕의 충고를 무시했던 오공처럼
쿨하게 돌아설 수 있었다.
그리고 정확히 2개월 26일 지난 어느 대리점,
"이놈은 뭔데 명변 3개월도 안된놈이 신청을 했어? 저~기 치워놓자, 귀찮은 자식"
아~ 그래서 다들 배송은 커녕 개통도 안해주고 답변은 싹 다 무시했던 것이구나~~
탓할 것은 나 뿐이구나, 11월 2일 명의변경이 가능하지만 제 럭키에 무슨 레이더가 남아 있으랴
옵큐와 2년 살지 뭐, 뽐뿌에 소설 하나 쓰고 ppt작업이나 해야겠다, 밤새도 모자랄 수도 있으니까 말야....
도착한 케이스는 친구놈 선물하고 생색이나 내고 그놈 씬나게 쓰는거 구경이나 하고 혹시나 레이더
안좋으면 오히려 전화위복일 수도 있잖아? 좋게 생각하니 간단하네~
........그래도..........그래도......... 위로받고 싶은 저녁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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