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딸..제3화.

숲은 완연히 가을이었다.

숲 여기저기 도토리며 밤이 떨어져 있었고, 다람쥐며 숲 속 동물들이 겨울을 대비해 분주히 밤과 도토리를 나르고 있었다.

네오는 나를 내려놓더니 다시금 훌쩍 날아올라 더 북쪽으로 총총히 사라졌다.

사냥감을 찾아 떠나는 듯.

숲에는 항상 달콤한 냄새가 났다.

달콤한 과일이며 꿀이 곤충과 동물들을 유혹한다.

지난봄 꿀 다섯단지와 바꾼 옷이 다 타버렸으니 다시금 꿀을 모아야한다.

전에 봐두었던 나무 둥치에 꿀벌들이 윙윙거리며 분주히 꿀을 모으고 있었다.

벌집은 나무꼭대기 둥치에 있었다.

나는 나뭇가지를 부여잡고 조심스레 나무를 오르기 시작했다.

아얏..! 아야..

벌들이 서슴없이 쏘기 시작했다.

헤헷..이 까짓쯤이야.

그때, 숲속에서 검은그림자가 불쑥 튀어나왔다.

아놔..이런.

지난해 봄 그 때의 곰이다. 녀석이 나를 알아본걸까?

시커먼 곰 한 마리가 나를 향해 기어오르기 시작한다.

어쩔..

나무둥치에 깊숙이 손을 넣어 겨우 벌집을 손에 넣고, 폴작 땅으로 뛰어내려

냅다 뛰기 시작했다.

쿵쿵..

헐..곰이 뒤쫓기 시작했다.

미친..

점점 거리가 좁혀져 곰의 컹컹거리는 숨소리가 귓가에 닿을 무렵, 숲에서 검은

그림자가 불쑥 튀어나왔다.

“켄타..!”

상반신은 사람인데 아래로는 말인 켄타였다.

켄타의 등에 올라타자, 켄타는 무섭게 내달리기 시작했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켄타의 목을 끌어안았다.

컹컹거리는 곰의 짖음이 점차 멀어지기 시작했다.

에고..살았다.

켄타도 속도를 조금 줄였다.

“넌 대체 언제 철들래?”

“웃겨..뭔 상관이래.”

“난 너의 약혼자야”

그랬다. 이 반은 말이고 반은 사람인 켄타는 나의 약혼자였다.

어머니도 참..

무슨 생각이셨을까? 남자는 힘..! 으응..?

“아 됐고. 꿀 따야 되거든. 지금 옷도 없단말이야”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숲속에서 소의 머리가 나온다.

“아..! 미노.”

두 번째 약혼자의 등장.

우왕..머리에서 허리까지는 소, 사람의 다리.

반인반소의 미노였다.

배고플 때 먹어야 되나..?

“니들 뭐하고 있는거냐? 어쭈 목 꼭 끌어안고 뭐하는게야!”

미노는 질투에 휩싸여 그 커다란 눈을 부라리며 외쳤다.

“아 됐고. 니들 빨리 꿀을 모으도록 해”

벌집의 꿀을 한 입 베어물며 켄타와 미노에게 꿀을 모으라고 시켰다.

켄타와 미노가 뭐라 말하기전에 꿀 묻은 입술로 켄타와 미노의 입에 뽀뽀를 쪽 해주었다.

켄타와 미노..모두 꿀먹은 벙어리가 돼서 얼굴이 시뻘개져 씩씩거린다.

“호홋..키스는 언제나 달콤하지”

그때였다.병사들이 들이닥친건.

스무명 남짓의 병사들이었고 깃발의 문양을 보니 폴영주의 병사인 듯.

“쟌느..! 영주님께서 부르신다. 속히 성에 들라”

“아 됐고. 화형까지 내린 양반이 뭐라고 나를 부르나? 썩 꺼지셈”

병사들이 칼집에서 칼을 꺼내들기 시작했다.

궁사들은 화살을 쟁여 나와 켄타,미노에게 겨누었다.

불에는 안 탔는데, 칼과 화살에도 살수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