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황천자..제1화

객잔은 음식먹는 소리, 주문하는 소리로 왁작지껄 활기가 넘쳤다.

기름진 얼굴에 뚱뚱한 객잔 주인장은 날마다 이런날이었으면 좋겠다고 입에

귀가 걸려 이리저리 주문받으려 동동거렸다.

문이 삐끄덕 소리를 내었다.

낡은 문을 열며 저녁 노을을 배경삼아 시커먼 그림자 하나가 들어섰다.

주인장은 어서옵쇼를 외치며 만면에 미소를 짓다 얼음처럼 굳고 말았다.

사나이는 네 발로 서있었다.

사내는 뚜벅뚜벅 걸어와 비어있는 탁자에 우뚝 섰다.

뭐 의자에 앉을 몸이 아니었다.

어쩐다. 주인장이 냉큼 달려가 실실 웃으며 입을 열었다.

“헤헤..손님 뭘 드릴깝쇼?”

객잔안은 술렁대기 시작했다.

“저런..소문이 사실었구만”

“그랴..말사람이 있다더니 내가 지금 보고 있구만”

“조심해..입 한번 잘못 놀리다가 골로 간 사람이 수백이라더만”

“헐. 말사람이라니..”

사내는 조용히 입을 열어 죽엽청 한병과 안주거리를 낮은 음성으로 주문했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눈꼬리 진 사내 하나가 나섰다.

“아놔..살다 살다 말새끼하고 같은 술상을 다 받아보네.

어이..거기 마굿간으로 꺼지지 못...”

순간, 무언가 번쩍이었다.

눈꼬리진 사내는 정확히 반이 갈라져 쿵소리를 내며 객잔 바닥에 쓰러졌다.

객잔은 일순 조용해졌다.

그 누구도 말사나이가 칼을 꺼내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

아니 사내는 칼조차 없는것이었다.

도대체 무슨일이 벌어진걸까?

의아함과 공포감이 객잔을 가득채웠다.

사내의 낮은 음성이 객잔에 조용조용 흘러내렸다.

“주인장..어이 술을 내오게. 술만 먹고 나는 바로 가겠네..”

“네..네..나으리!”

주인장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주방안으로 총총히 사라졌다.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던 정파와 사파의 모든 고수들이 칼을 쥐어잡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객잔안은 터질듯한 긴장감으로 폭발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