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드 오브 드래곤스>
제4화-진달래 꽃(2)
동굴안은 넓었다.
그 동안 못 보았던 사람들이 그곳에 모두 모여 있었다. 반가워 하는 얼굴이었고 기대에 찬 모습이었다.
“어서 오시라요. 환영합네다” 커다란 몸집의 사내가 입을 열었다.
헉!
TV에서 봤던 익숙한 얼굴이었다.
그가 왜 여기 있는거지?
모두들 예상치못한 그의 등장에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남자는 느린 걸음으로 한 가운데에 섰고 총을 든 무장 군인들이 뒤를 따랐다.
우리 일행중에 엔지니어 대표가 나섰다.
“우리는 불새의 화염으로부터 핵폭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왔습니다”
대표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마치자 수령 동무가 이상한 웃음소리로 말을 받았다.
“그깟 부나방 불티따위로 위대한 공화국의 무기가 터지지는 안티”
모두들 경악했다.
“아니? 그럼 무엇 때문에 우리를 부른 겁니까?”
대표의 목소리가 뾰족해졌다.
“시베리아!”
“시베리아라고?”
으음..잇 사이로 둔탁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그랬군. 시베리아 피난행렬에 용들을 막아줄 가드가 필요 했던거야.
거대한 몸집의 남자가 고개를 끄떡이며 말을 이었다.
“우리 위대한 공화국에 용들을 상대할 전사가 만티 아나. 그래서 동무들이 필요 한기야”
우리들은 고개를 떨구었고 총구는 늘 우리에 향해 있었다.
“웃기는 구만. 영웅적인 동무들이 총 앞에는 양이 됐지비”
남자는 비웃음을 입꼬리에 달았다.
허탈한 마음에 잠도 오지 않았다.
분하고 억울했다. 이럴려고 여기 까지 온게 아닌데..
날이 밝자 군복입은 사내들이 차량에 짐을 싣고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였다.
위대한 수령동지의 뒤에 있던 무표정한 검은 얼굴의 남자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준비는 끝난 상태였는지 오후가 되자 모두 밖으로 나왔다.
검은 얼굴의 남자가 수령동지에게 보고했다.
“준비는 다 끝났습네다”
뚱뚱한 몸집의 남자는 검은 얼굴의 남자의 귀를 가까이 대게 했다.
“<필수 인력>만 갑네”
“네?”
검은 얼굴의 남자가 깜짝 놀란 얼굴로 수령 동무를 쳐다봤다.
“<필수 인력>만 출발 시키라우. 나머지는 버리라우”
수령 동무의 말에 검은 얼굴의 남자가 표정을 수습하고 다시금 물었다.
“그럼 남조선 간나들은 어째 합네까?”
수령 동무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거기도 용을 잡는 간나아니면 필요 없지비”
“네. 알겠습네다”
동굴안 여기 저기에 기폭장치를 묻기 시작했다.
동굴 전체를 묻기로 한 모양이었다.
사람들은 무슨 일인지 몰라 어리둥절 했고, 당의 설명은 일단 1차 선발대가 출발하고 나머지는 대기한다는 내용이었다.
1차 선발대. 수령동무의 근위대와 가족과 고위간부들.
나머지는 동굴에서 대기할 것.
기폭 장치는 동굴 전체에 했고 원거리에서도 폭파가 가능했다.
출발 직전 우리 엔지니어들이 한 줄로 죽 줄지어 섰다.
느린 걸음으로 커다란 몸집의 수령 동지가 나오고 뒤로 검은 사내가 따랐다.
“실행하라우”
수령 동무가 말을 했고 총든 사내들이 총을 겨눴다.
눈을 감았다.
‘탕’ 소리가 나서, 눈을 뜨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수령 동무의 배에 피가 흐르고 있었고, 남자는 믿을수 없다는 얼굴로 검은얼굴의 남자를 쳐다봤다.
검은 얼굴의 남자의 손에는 권총이 쥐어져 있었고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검은 얼굴의 남자는 권총을 머리에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탕..탕..탕..“
쿵소리가 나고, 우리들은 풀려났다.
검은 얼굴의 사내가 입을 열었다.
”어떠습네까? 우리와 같이 시베리아로 가지 않겠습네까?“
사내는 담배를 입에 물었다.
하얀 연기가 가늘게 피어올랐고,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채 차에 오르기
시작했다.
|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