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오브 드래곤스>

제6화-불새를 탄 남자(1)

목이 없는 자는 먹지 않는다.

소매치기와 좀도둑 경미한 범죄자도 많았지만, 이들을 가두고 지킬 시설도

인력도 모자랐다.

아이들도 일을 해야 했다. 풀을 베고 양을 치고.

손과 발을 자르는것보다 목을 베는 것을 선호했다.

목없는 자는 먹지 않나니..

늑대들이 빠르게 사라졌다.

검은사내의 손에 구멍이 뚫리고 피를 흘리며 개간지에서 쫓겨났다.

늑대들은 눈앞에 양을 두고도 먹지 못했다.

개와 사람들이 지켜 굶어 죽었다.

늑대들이 죽어갈 때 인간은 살이 올랐다. 매일 젖을 짜고 요릿불을 피워올렸다. 인간은 죽지 않는다.

여름내 음식을 저장하고 아플때나 사냥을 못할때도 저장 해놓은 음식을 먹었다. 약은 인간들은 그런 음식을 훔치고 빼앗기도 했다.

더 안좋은 것은 <침략>이었고, <섹터>단위로 침략을 하고 사람을 노예로 삼았다.

노예는 일해야 했고 늑대를 쫓아야 했다.

그래서, 늑대와 사람으로부터 양을 지켜야 했다.

벽을 쌓고 감시탑에 사람을 뒀다.

시간이 지나자 <섹터>간에 균형이 잡히면서 무역과 교류가 이루어졌다.

힘의 균형이었고 여전히 약한쪽은 한 쪽에 흡수되었다.

소문이 바람을 타고 귀에 들려왔다.

시베리아외 다른 생존지역에 불새가 나타났다는 얘기였고, 놀랍게도 불새에 남자가 타고 있다는 얘기였다.

남자!

그 남자겠구나.

수위 아저씨. 김씨. 바로 그이겠구나.

<용의 분노> 그 날이후로 행방이 묘연했던 남자였다.

남자는 가는 곳마다 불바다를 만든다고 한다.

사람들은 불안에 떨었다.

불새는 죽일수가 없었다. 그야말로 재앙.

우리는 여러날의 고민 끝에 그가 오기 전에 직접 그를 만나기로 했다.

그는 장백산에 있다고 한다.

그 날이 왔고 나와 요원 모두가 용에 올라탔다.

용은 힘차게 날아올라 장백산을 향해 날았다.

멀리서 장백산이 보였다. 산 정상은 불새들이 둥지를 틀고 여러마리가 맴을 돌고 있었다.

벌써부터 불새의 열기로 몸이 더웠다.

우리들은 영력을 끌어모아 열기로부터 몸을 보호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불새중 커다란 한 마리가 너울너울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였다!

그가 정말 불새의 머리에 타고 있었다.

빙긋이 웃고 있었고 땅에 천천히 앉고 있었다.

우리도 내려 그와 마주섰다.

“오랜만이구나. 소년”

그가 나를보며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날..그날 당신이 용을 마을로 푼건가요?”

<용의 분노> 그날 나의 부모님과 많은 사람들이 용에게 죽음을 당했다.

남자는 말없이 하늘을 쳐다보더니 빙긋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래..나다.”

모두들 경악했다.

“왜? 왜? 그런일을..”

나는 소리쳤고 남자는 차가운 눈빛을 던졌다.

“인간이 너무 많아..”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화란이 꽥 소리쳤다.

“온 땅에 인간들 천치잖아. 동물들은 다 인간들의 먹거리들 뿐이고”

남자가 말을 이었다.

“어떻게 그런말을..당신도 인간이잖아!” 쿠르베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뗐다.

남자는 싸늘한 목소리로 말을 받았다.

“이대로면 온 땅과 생명 모두 멸망뿐이야..인간들 때문에”

남자의 말에 할 말을 잃었다.

“인간은 자기뿐만 아니라 세상이 멸망한다는걸 알아! 하지만 멈출수가 없지.

스스로는..”

화란이 울먹이며 중얼거렸다.

“하지만..나빠! 인간을 죽인다는건”

남자가 웃었다.

“하하하..웃기는군. 스스로 잘 죽이면서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남자가 나를 보며 말을 이었다.

“황금 팔찌를 차고 있군. 진정한 주인이 나타났으니 돌려 주어야겠지?”

눈빛이 차가왔다.

“에전에 찬 놈의 손목을 잘랐다며? 그럼 너도 죗값을 받아야지”

남자가 내 왼쪽 어깨에 손을 짚었다.

나는 움직이려 했으나 꼼짝할 수가 없었고, 짚은 손의 힘이 점점 세졌다.

“안돼! 안돼! 제발 이러지마..!”

우드득 소리와 함께 왼 팔이 어깨에서부터 뜯어져 나갔다.

모두들 놀라 칼을 빼들어 남자에게 달려들었으나 소용없었다.

모두의 몸이 가볍게 들리더니 멀리 나가 떨어졌다.

불타는듯한 통증이 어깨 전체에 느껴지고 상처부위엔 피가 콸콸 쏟아졌다.

눈앞이 어지럽고 서있기가 힘들었다.

남자는 불새의 등에 훌쩍 올라타더니 외쳤다.

“조만간 내가 직접 찾아가마”

불새가 날아올랐고 눈앞이 어두워졌다.

하늘이 깜깜해졌다.

눈을 뜨자 오두막 안이었고 붕대로 왼쪽 어깨 전체를 감쌌다.

화란이 기쁜 얼굴로 들여다 보고 있었고, 얼굴엔 눈물 자국으로 얼룩져 있었다.

“정신이 들어? 일주일째 혼수상태 였어”

화란이 입술을 달싹였고 나는 고개를 끄떡였다.

일어나려 했지만 화란이 말렸고 아직 어지러웠다.

시선을 내려다보니 황금 팔찌도 왼 팔도 보이지 않았다.

상실감에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조용히 흘러 나왔다.

화란이 말없이 밖을 나갔고 마음속 깊은 슬픔이 꾸역꾸역 흘러 나왔다.

밀이 익을때쯤 팔이 아물었다.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피를 흘렸고 약속대로 불새가 왔다.

남자를 태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