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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깜한 어둠속에서..가끔씩 초승달이 구름속에서 나올때가 있었다..
땀방울이 연신 등허리를 흘러내리고..어디가 어딘지 분간이 가질 않는다.
서쪽을 향해 한참을 걸은것같은데..
어떻게보면 제자리인것 같다.
멀리서 거대한 모래폭풍이 오는것이 눈에 띄였다..
사방이 모래언덕이라 몸숨길곳이 없다..
굵은 땀방울이 얼굴에 흘러내리고..마음이 급해졌다.
쫓아오는 햇불과 사람들의 고함소리도 점차 가까이로 들린다.
드디어..세찬 모래폭풍이 들이닥쳤다.
몸이 땅에서 들려지고..가랑잎마냥 공중에서 여기저기로 흩날리게 되었다.
풀썩 모래언덕에 몸이 떨어지고..정신은 아득하게 어둠속에 빨려들어갔다.
눈을 떠보니..아직 어둠이 스물스물 몸을 감싸고있었다.
끙..
몸을 이리저리 틀어 겨우 일어났다..
응..?
이게뭐지..?
돌로만든 문이 눈앞에 있는것이다.
또다시 모래폭풍과 쫓는 사람들의 두런두런 소리에 문안으로 들어서고 말았다.
벽을 더듬으며 깜깜한 돌계단을 한발 한발 내려갔다.
계단은 나선형이었고..군데군데 깨진곳이 있어 조심하지 않으면 굴러 떨어지게 생겼다.
얼마를 내려갔을까..?
깜깜한 어둠속에 온전히 손바닥의 감각만으로 계단을 내려간지 3시간쯤 됐을때..
주머니속의 성냥이 생각났다.
조심조심 성냥을 그어 주변을 살펴보니..
꼭 우물같은 형태의 나선형 계단이 밑으로 아득하게 끝없이 이어진것이 보였다..
흠..어쩔수 없지..
포기해서일까..? 이상한 안도감속에 다시금 한발 한발 어둠속으로 걸음을 옮기곤 하였다.
이 이상한 끝이 없는 계단은 무엇일까..?
루이스캐롤의 '앨리스'가 된 기분이었다.
과연 지구의 중심은 텅 빈 공간인것일까..?
헉슬리만이 정답을 아는것인지..
'끝'이 있을까..?
있다면..과연 그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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