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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엿 뉘엿..해가 기울때였다.
계절은 가을에서 겨울즈음..
길은 온통 빨간빛이었다..
붉디 붉은 황톳길에..바알간 노을마저 색을 더했다.
그 붉은 황토길을 '기억'할때면..불현듯 드는 느낌은 '애상'이었다.
버스마저 어려운 시절..뽀얗게 흙먼지 묻은 이름모를 풀잎파리를 시금치라 우기며..입에 물고
아이들은 우르르 몰려다니며 연신 깔깔거렸다.
늪에서는 달콤한 내음새가 났다.
여기저기 쓰레기가 썩어가는 수풀을 놀이터 삼아..아이들은 잠자리를 쫓아 하루를 보내곤 했다.
봄에는 장미가 흐드러지게 핀 담벼락밑에서 꾸벅꾸벅 졸음에 취했고..더운 여름에도 힘차게 뜀박질을 하곤했다.
해바라기가 지고..코스모스가 고개를 들었다.
코묻은 소매는 늘 반들반들하였고..아이들은 늘 배가 고팠다.
밭에 버려진 무에 이를 대보면..어떨때는 단맛이 나곤했다.
저녁이 되면 아이들은 하나 둘 자기집으로 돌아가곤했다.
집없는 아이들은 밤늦도록..땅강아지를 찾아 불밝힌곳을 찾아 배회하곤하였다.
그렇게..
어딘지 돌아가는 길이였던것 같다..
해가 지는 석양무렵..
그 길..그 붉디 붉은 황토길을 본것은..
길 옆에는 여기저기 깨진 토기 조각이 보이기도 했다.
듬성듬성 보이는 하얀 비닐하우스에는 붉은 토기가 보였던것 같다.
아닌것같기도 하다..
기억은 희미하고..다만 붉은 황톳길만 남는구나.
아름다운건..언제나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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