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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뭇가지에 불을 붙였다.
스물스물 뜨거운 열기가 발끝에 느껴진다.
‘억울해..’
‘배가 고파 토끼 한마리를 먹었을 뿐인데 화형이라니..!’
주위에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대주교가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다.
대주교가 외쳤다.
“저 여자는 마녀다..! 신의 뜻으로 화형에 처하라..!”
이런 망할..
“웃기지 마. 나는 마녀가 아니라고.
그저 배가 고파서 토끼 한마리 잡아먹은것 뿐이라구”
사람들이 웅성거렸다.
“나이도 어린데 마녀라니..?”
“그러게, 에구 얼굴도 이쁘장한데”
흥..몸매도 좋거든.
이와중에도 예쁘다는 소리에 귀가 쫑긋.
음하하하.
이쁜 소녀 억울하게 화형당하다. 억울해..
대주교가 나의 죄를 읆기 시작했고, 불길은 더욱 더 사납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저 마녀는 폴영주님의 숲에서 허락없이 사냥을 하였다. 그 누구도 영주님의 허락 없이는 출입조차 할수 없는곳이다.”
나는 악을 썼다.
“배가 고파 그랬다고.”
대주교는 꿋꿋하게 다음말을 이어갔다.
“저 마녀는 토끼를 사냥하고, 그것도 모자라 꿀을 훔쳐 시장에 팔았다.”
헐..벌이 고소했나?
꿀도 영주거야?
무슨소리야. 보는사람이 임자지.
영주새키..고자새키..찌질한 새키.
벌써 불길은 치맛자락에 그슬리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허겁지겁 시종 하나가 대주교의 귀에 뭐라뭐라 나불대는게 보였다.
대주교의 낯빛이 바뀌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
“아..화형을 중지해라..! 중..중지해..!”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가운데, 병사들이 부랴부랴 불을 끄기 시작했다.
에고. 죽을 목숨은 아닌가 보구나..
나는 한 숨을 내려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때, 저 멀리 하늘에서 시커먼 구름 하나가 빠른 속도로 날아오르는게 보였다.
그 시커먼 구름은 어느덧 화형장에 내려앉았다.
용이었다.
그 시커먼 용이 꺼진 장작더미에 다시금 불을 뿜었다.
‘아놔..이 용새키’
불은 다시 세차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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