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K..제1화

드디어, 비행기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공항에 착륙했다.

창 밖으로는 브릿지가 비행기에 붙이는 모습..비행기 화물칸에서 부지런히 수하물을 내리는

모습이 보였다.

안전벨트를 풀고 특별석 출구쪽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언제나처럼 승무원들은 좀처럼 눈을 들지 못한다. 아직까지도 생소한가 보다.

나는 네 다리로 뚜벅뚜벅 걷기 시작했다.

출입국 사무소의 뚱뚱한 출입국 사무원은 밝은 미소로 ‘챠오’하며 여권을 건넸고 나도 미소로서 답했다.

1월의 로마는 추웠다. 하긴 아직은 겨울이니.

공항 밖은 이탈리아 특유의 시끌벅쩍함이 살아있었고, 대기중에는 짙은 올리브 향기가

맴돌았다.

버스가 왔다. 뒷 좌석 문이 열리고 낮은 발판에 발을 대었다.

뒷좌석은 나 같은 사람을 위하여 마구간처럼 널다랗게 공간이 구성 되어있었다.

짐은 등에 올렸다. 반은 말이니까.

이런 점은 편할수도.

버스는 포폴로광장을 지나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에 정차했고 나는 거기에 내려

몬테산토 성당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거리에는 추운 날씨에도 밖에서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연신 커피를 들이키고 담배를 빨고 연기를 뿜어댔다.

얼마 걷지 않아 몬테나 호텔이 눈에 들어왔다.

외관은 현대적으로 꾸몄으나 역시 실내는 로마 시절때의 시간이 묻어있었다.

프론트에서 키를받고 목이 말라 로비에 있는 바에 가 콜라 한 잔을 주문했다.

바텐더가 밝게 웃으며 콜라와 유리잔 하나를 건네고 나는 잔에 얼음을 채우고

그 위에 콜라를 부었다.

“아..선생님 오셨군요.”

여자는 까만 가죽옷을 입었는데, 큰 키에 매우 잘 어울렸다.

로사였다.

“아.네..방금 도착했습니다.”

“네..저도 방금 도착했답니다..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로사는 밝게 웃으며 내 옆에 가까이 앉아 와인을 주문했다.

와인 한모금을 삼키며 로사는 내게 물었다.

“내일 바로 가시나요..?”

“아..네 2,3일 여독을 푼다음 갈 생각입니다. 급할 것은 없으니까요.”

로사가 웃으며 답했다.

“호홋..그렇죠. 선생님. 내일 저와 같이 바티칸에 가셔요.”

“천지창조 같이 보셔요..”

나는 웃으며 로사의 잔에 가볍게 잔을 부딪쳤다.

“챠오..벨라..”

호텔의 엘리베이터는 너무나 작아서 셋이 타면 부저가 울리곤 했다.

호텔은 특별한 손님을 위하여 1층에 객실을 만들었다. 하지만 전기는 자주 끊겼고

물은 차가웠다.

나는 밤새 차가운 침대에서 시트를 둘둘말고 이리저리 뒤척여야만 했다.

퉁퉁부은 눈으로 로비에 가니 로사는 화사한 얼굴로 밝게 미소를 지었다.

역시 이탈리아인은 추위에 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