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책
위험한 관계, 행복의 추구, 템테이션 - 더글라스 케네디
나머지 남은 것들(파리 5구의 여인, 더 잡, 리빙 더 월드, 파이브 데이즈)은 일단 보류했어요.
[파리 5구의 여인]을 시작으로 남은 것을 해치우려고 했는데
[파리 5구의 여인]이 아직 대출 중이라 반납되면 몰아봐야지 하며 핑계 대는 중이에요.
일단 [행복의 추구]는 1권만 보고(총 2권) 말았습니다. 정서상 안 맞아서 못 보겠더라고요.
희대의 막장 아침 드라마 [내 손을 잡아]도 어찌어찌 끝까지 봤는데 와, 이건 못 보겠어요.
'내가 하면 로맨스'에 초점을 두고 기를 써서 포장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짜증이 났거든요.
이거에 내상을 좀 입었습니다.
[위험한 관계]는 볼만했어요. 산후우울증에 시달리는 여성의 심리를
어쩜 그리 잘 풀어냈는지 감탄했어요.
영국과 미국 국민의 시각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도 재밌었네요.
심하다 싶을 정도로 표현했지만 뭐, 남의 나라 얘기니깐요.
보통 더글라스 케네디 작품은 조동섭 씨가 번역했는데
영국인의 비중이 높은 것들(위험한 관계, 행복의 추구)은 공경희 씨가 했더라고요.
찾아보니 영국 미국 두 군데 모두 생활해 본 경험 때문이지 않나
하는 잡설 끄적거려 봅니다.
[템테이션]은 [모멘트]를 재밌게 보신 분이면 이것도 재밌을 거로 생각합니다만
이게 좀 지루하기도 하더라고요.
주인공을 나락으로 보내버리기 전에 시한부로 즐겁게 해주는 케네디 방식이
다른 작품보다 좀 늘어집니다. 막 와 닿지도 않고요.
뻔한 결말이긴 하지만 후반부가 매우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추천합니다.
타우누스 시리즈 - 넬레 노이하우스
사랑받지 못한 여자, 너무 친한 친구들, 깊은 상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바람을 뿌리는 자, 사악한 늑대
소설 속 시간순이고요. 저 중에 [깊은 상처], [사악한 늑대] 빼고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순위를 매기자면 백설공주에게 죽음을>>>>>>너무 친한 친구들>사랑받지 못한 여
자>바람을 뿌리는 자 입니다.
특히 [바람을 뿌리는 자]는 실망을 좀 했어요. 전작이 워낙 대박 나서(백설공주) 작가가 너
무 부담을 느낀 건지, 북산고의 빙의인지.
마무리도 허술하고 중반 이후부턴 이야기를 억지로 만들어가는 생각이 들었어요. 독자를 깜
짝 놀래주려는 일에 사로잡혀서 자꾸 무리수를 두는 것처럼 느꼈거든요. 아무튼 그랬어요.
그래서 최근작 [사악한 늑대]는 제쳐놓고요. [깊은 상처]만 보려고 마음먹었습니다.ㅋㅋ
수많은 기삿거리 중 하나를 끄집어내서 살을 붙인 뒤 소설 속에 녹여내는 것이 특징이에요.
일본 추리 쪽에선 사회파 미스터리라 하던데
그냥 범죄스릴러물 정도로 가볍게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시간순이 저렇다는 거지, 그냥 손에 잡히는 데로 보면 되겠습니다.
저도 본 순서가 1-4-2-5 였어요.
읽어놓고 보니 순서대로 본다면 그것대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될 소설은 주인공을 대차게 쪼아야 하는 구나를 작가가 서서히 깨달아 가는 걸 보는 느낌?
아쉬운 점은 6권이나 시리즈를 번역하면서 타우누스 지역의 지도가 없다는 거였어요.
검색해보니 이쪽 출판사 블로그에 지도가 올라와 있긴 한데
번역도 안 된 독일어 지도의 주석만 덜렁 번역해 놨더라고요.
지도를 좀 보기 편하게 만들어서 책머리나 말미에 붙여놓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보는 내내 들었어요.
아무튼 추천한다면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너무 친한 친구들] 정도로 하겠습니다.
토지 1부 - 박경리
나남출판으로 보고 있습니다. 총 5부작? 중에 이제 1부(네 권)를 읽었어요.
청소년 토지는 대충 훑어봤는데
원작 내용이 많이 걸러지고 순화된 거 같아서 추천해 드리고 싶진 않습니다.
아마 드라마 [토지]가 청소년 [토지]쯤으로 순화된 게 아닌가 싶은데...
그게 아니라면 드라마도 한번 보고 싶네요.
여건 되시는 분들은 가장 최근인 2012년에 나온 마로니에북스의 [토지]로 보시면 좋겠습니다.
1권이 고비였어요. 나름 아버지, 외할머니가 경상도 사투리가 심해서
웬만한 사투리는 다 알아먹는다 생각했는데
와, 진짜 수십 단어, 문장이 막히더라고요. 그거 찾아본다고 좀 더뎠어요.
[토지사전]을 끼고 봤으면 했지만,
http://terms.naver.com/list.nhn?cid=41708&categoryId=41715
여기서 검색하면서 봤습니다. 거의 다 나와 있습니다.
1권을 이렇게 뜻을 깨우치면서 읽으니 2권부턴 수월했어요.
당시 처절한 시대상 때문에 사실 그만 볼까 싶기도 했었지만
'권선'은 몰라도 '징악'은 확실한지라
꾸역꾸역 재미나게 보고 있습니다.
뭐, 4권에 두리 관련으로 화가 나서 덮을 뻔했지만요.ㅋㅋ
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일단 작가의 네임밸류에 낚여서 봤고요.
다 읽고 난 뒤에 든 생각은
'이걸 돈 주고 샀으면 얼마나 아까웠을까' 였어요.
'시집이라면 이해나 하고 보지, 이건 소설인데' 하면서요.
단편과 중편 사이 정도 분량을 억지로 한 권에 맞춰 뽑아냈구나 하고 들었고요.
추천 글들에서 느낀 '우와 이거 잘 만든 추리소설이구나?'
에 대한 배신도 실망에 한몫했어요.
혹시 '살인자 김병수의 입을 빌려 문학 작품들을 추천할 작정인가'라고도 초중반 들었어요.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소설의 창조주인 작가가 작품에 끼치는 자율성이 제한되는 것'
부분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 것 말고는 느껴지는 바가 없었어요.
[지상의 노래] - 이승우
그냥 '말장난 킹'인 교수님의 소설. 이라고 쓰고 싶긴 해요.
재미난 소설을 기대하며 봤는데 관념적 서술이 대부분이라서요.
일단 목적이 다르니 뭐라 평을 적기도 어렵네요.
저는 철학적 관념을 이해나 숙고할 능력이 없어서요.
아무튼 그래서 그냥 느낌만 적고 넘기려고요.
첫 페이지 보는 순간 '어 재밌게 쓰네?'라고 생각했는데
그 순환어법을 끝까지 쓸 줄은 몰랐어요.
대충 어떤 식이냐면
"나는 이 책을 다 읽었다 말할 수도,
읽지 않았다 말할 수도 있다.
마지막까지 보았으므로 읽었다 말할 수 있고,
조급하게 건너뛰며 보았으므로 다 읽지 않았다 말할 수 있다.
다 읽지 않았다고 해서 감상을 쓰지 못할 이유가 없고,
쓴다 하더라도 다 읽지 않았음을 밝힐 이유도 없다.
쓰지 못할 이유로 죄책감을 빌려 쓴다 치자.
다 읽지 않음의 죄책감이 책과 지은이에 대함이 아니라 나에 대함이라면
죄책감의 차용은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맞는다면 감상을 남김에 다 읽지 않았다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으나 가질 수 있고,
틀린다면 감상을 남기지 않음으로 죄책감을 가지지 않겠지만
남기지 않음에 대한 자신과의 규칙을 어긴 불성실이 다시금 도마에 오를 것이다."
이 책 본 뒤에 흉내 내서 감상을 쓴 것 중의 일분데요.
이런 방식의 글이 도처에 있습니다.
'아, 이 양반 또 이러네'란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더라고요.ㅋㅋ
쓰다 보니 기네요.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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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2부-5부
깊은 상처 - 넬레 노이하우스
사라진 소년 - 아즈마 나오미
문장 - 고종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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