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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밤중에 뻘글 쓰고 있는 물만두입니다.
최근 간만에 캠핑을 다녀와보니.. 장비 관리를 너무 안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최근 며칠간 장비 불용품 일부를 처분하고, 나눔하고, 버리고, 고장난 것은 손수 고쳤습니다.
그러다가 몇년 전에, 연로하신 아버지께서 주신 구식 싸구려 버너를 발견했네요. (당시에 받은 후에 열어보지도 않고 짱박아둠)
아마도 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 제품으로 생각됩니다. 20년? 거의 30년까지도 되었을 버너입니다.
음 이것도 버리던지 해야겠군... 하면서 한번 열어보았네요.
* 극 혐 주 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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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묵은 찌든 때와 검푸른 녹... 손으로 만질수도 없어요. (찐득찐득)
이대로 바로 버리자~~~ 했다가..
"잘 고쳐서 20년 뒤에 우리 아들 물려주면 이 월드컵 버너는 삼대버너(三代 Burner)가 될수 있지 않겠는가?"
"콜맨 비박스토브는 휴양림에서 쓰기엔 갖고 다니기 좀 큰 감이 있으니 이걸로 대신 쓰면?"
뭐 이런 생각이 나서.. 결국 세척하여 사용하기로 합니다. (실은 심심했던 거죠...)
겉만 닦아서는 택도 없고, 완전 분해해서 안과 겉을 모두 세정하기로 합니다.
동그란 화구(화살표 부분)를 뱅뱅뱅~ 돌려서 빼면 상판이 쉽게 함께 분리됩니다.
안에 스며든 묵은 때도 엄청나더군요.....
부탄가스 체결부는 따로 분리해두기로 합니다. 가장 조심스럽게 다뤄야할 부분이라서.
- 나사 2개 풀면 쉽게 떨어집니다.
점화기(이른바 딸깍이)는 나름 민감한 부분이니, 따로 떼어내서 닦아주기로 합니다.
드라이버 한두개로 벌려가면서 다 떼어냈습니다. 사실 워낙 간단한 구조라... 누구나 손을 더럽힐 용기(!!!)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분해 다 한 다음에 찐득찐득해진 손부터 씻었네요...)
이대로 도저히 손으로 바로 잡고 닦아낼 자신은 없고 (찐득찐득)
그냥 솥에 물붓고 "엄마의 선택" 100% 베이킹 소다를 넣고 부품들을 펄펄 끓이기로 합니다.
20년 묵은 때가 아주 뭉게뭉게 떠오르는 것이... 아주 먹음직ㅅ (읍읍읍..)
베이킹소다로 10여분 끓인 다음에 식히고 꺼내어서 부속 하나만 시험삼아 쇠행주로 밀어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일단 베이킹소다를 활용한 것이 나름 성공인 듯 하네요.
그래도 모든 부품들의 찌든 때와 녹을 쇠행주로 벗겨내느라 서서 30분 정도 씨름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100% 다 벗겨지지는 않네요)
그냥 마트가서 비슷한거 사면 2만원도 안하는데,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이 순간에 듭니다 ㅎㅎㅎ
어차피 이미 저지른 일, 버너 가방도 20년 묵은 때 벗기고... 솔로 박박 문대서 세척, 아니 세탁해서 말려줍니다.
물에서 건져낸 부속들은 신문지 위에 놓고 30분 정도 건조시켜주었더니 습도가 낮아서인지 금새 바싹 마르더군요.
그냥 여기까지만 하고 바로 조립해주어도 되겠지만, 물에 담근지라 잔 녹이 슬슬 피어오를 수도 있고... 어차피 다 뜯은 김에 확실하게 방청 처리해주는게 좋겠다 싶더군요.
그래서,,,, 부속들을 다 바리바리 싸들고 인적없는 아파트 외곽 구속으로 나갔습니다.,,
모든 작업자들의 영원한 친구 WD-40 등장
마침 자정이 넘은 시각에 외진 구석이라 아무도 없어서 좋더군요...
마음껏 분사해줍니다.. 흠뻑
* WD-40 은 방청, 윤활, 소음제거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지만 금속 제품의 부식 방지에도 큰 역할을 합니다. (광고 아님 ㅠㅜ)
이게 가장 중요한데... 화기류(버너) 부속이므로 표면에 묻은 WD-40의 가연성 성분(톨루엔 등등)이 날아갈때까지 최소 10분 정도는 탈탈 털고 말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 그러면 다음에 버너 사용할 때 유독한 연기가 날수 있어요.
10분 정도 말린 다음에 다시 갖고 들어와서.... 아파트 베란다에 다음날 저녁까지 1일 방치해두었습니다.
다음날 저녁, 표면에 남은 WD-40 성분은 마른 걸레로 슥슥 다 닦아주고
이제 조립에 들어갑니다.
구조가 워낙 간단해서 얼마 안걸려 손쉽게 완성하였습니다. 나름 윤기가 도는 표면을 보니 기분이 좋네요. ^^
버너 입장에선.... " 대략 20년쯤 아무일없이 조용히 짱박혀 있다가 느닷없이 해부당하고 베이킹소다 사우나에 쇠행주 때밀이까지 당했는데, 거기에 WD-40 린스까지 흠뻑 당했으니 " 참으로 놀랐겠다 싶네요 ㅎㅎㅎㅎ
이제 점화 테스트도 할겸 다시 밖으로 갖고 나가봅니다. 재조립한거라
점화 테스트는 당연히 안전한 곳에서 해야하고,
특히 WD-40을 뿌렸기 때문에... 버너를 달궈서 유독한 성분을 미리 날려버리는게 다음에 쓸때 좋겠죠. (이런 사전 열화 작업을 디그리닝, De-greening 이라고도 합니다.)
그래서 다시 어둡고 인적없고 화재위험없는 아파트 구석 시멘트 땅으로.... ㅎㅎㅎ
부탄가스 끼워서 점화해보니 (다행히도) 아주 잘 되네요. 불꽃도 균일하고.. 이대로 20년은 더 쓸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대로 약 5분 정도 켜서 버너를 달궈 주었습니다. WD-40 성분도 가연성 / 휘발성 성분은 다 날아갔겠지요.
비포 / 애프터 사진입니다. 이렇게 비교해보니 뿌듯하네요. ^^
예전에 대학생 때 자전거 하이킹할때엔 이런 식의 버너가 유행이었던것 같은데... 사실 실제 사용해보면 단점도 많고 직결식이라 위험한 점도 있는 버너이긴 하지만, 나름 부피도 작고 가볍고 실사용에 문제없는한 휴양림 등에서 서브로 꺼내서 써줘야겠네요.
이상입니다. 늦은 밤 간만에 뻘글 하나 써봤습니다. 실은 더 자세하게 적었다가 망할 뽐뿌 에디터 버그로 글 한번 날려먹어서... ㅎㅎㅎㅎ 다시 요점만(?) 적고 마칩니다.
이제 대망의(?) 월요일 출근이네요. 긴 연휴 마무리 잘하시고 출근 잘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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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의 캠핑 장비와 팁 모음]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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