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눈팅만 하던 뽐뿌에 처음으로 후기를 남겨봅니다.

영광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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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람이 주말에 아이를 데리고 친정엘 다녀온다네요.

기쁘지만 최대한 아쉬운 표정으로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들어줍니다.

근데 차를 가지고 갔....... 졸지에 뚜벅이가 되버린 전.....

일단 집에서 가장 가까운 캠핑장을 몇개 찾아봅니다.......  그중 김포여울지가 빈자리가 있다네요.

   오케바리.

배낭에 꾸역 꾸역 침낭을 넣고, 첼트반텐트를 넣고, 도끼와 나이프도 챙깁니다.

폼나게 배낭 겉에다가 도끼와 나이프를 달고 싶었습니다만... 경찰에 끌려갈것 같아 참았습니다;;;;;;;

무거운 배낭을 꾸역꾸역 메고... 버스타고 택시타고 물어물어 겨우 도착했네요.

백패킹모드로 일반캠핑장이라니...좀 어색하지만 뭐 어뜩합니까 ㅠ,.ㅠ

집과 가까우면서 불놀이 맘껏 할곳이 사설캠핑장 밖엔 없네요...

일단 부지런히 텐트를 치고, 나무가지를 몇개 주워다가...

부쉬스럽게 파이어스틸로 팍팍 불똥 튀기고 싶었지만 조용히 고체연료를 꺼내들어 불을 피웁니다.

그리고 조금은 이른 저녁식사를 시작합니다.

미쿡산 소고기에는 역시 진한 위스키가 .......... 몇모금 먹다가 포기했습니다.

도끼들고 멋있게 나무 패서 장작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피곤합니다.

사설캠핑장이다보니 매점에 삼부자장작. ��. 이런 자본주의 세상에 찌든 아재 같으니라구.....

   (그래도 사진은 도끼 포개어 멋지게 찍어줍니다)

대충 고기 몇점 구워먹고 담배한대를...........

성인병 트리플크라운 달성을 앞둔 저는 전자담배도 황송하옵니다. feat. 스니커즈

미쿡산 소고기가 맛음써서 라면에 투하. 계란프라이에 쿰쩍...쿰쩍...

역시 저렴한 제 입맛엔 이게 최고네요.

아~ 정말 행복합니다.

혼자 있지만 누구도 부럽지 않은 지금 이 순간입니다.

요렇게도 찍어보고, 저렇게도 찍어보고.

폰카로 별짓 다 합니다.

장작이 좀 두꺼운것 같아서 좀더 가늘게 잘라줍니다.

역시 더 잘타고 연기도 적으네요.

(대신 자주자주 넣어줘야하니 귀찮습니다)

이때부터 알리에서 산 15달러짜리 나이프가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센스 스틱향을 정말 좋아합니다.

집 거실에서 피울 정도로요.

(친구가 집에 놀러오면 "너 불교로 귀의했니? 아님 신내렸나?" 하고 물어볼때가 있습니다)

아....알리를 통해 물건너온 15달러 나이프는 점점 더 저멀리 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혼자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불멍도 때리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스르르르르~ (건축학개론 납득이의 혀감는 소리랑 비슷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8시 30분. 아주 꿀잠 잤습니다.

어제 피우다 남은 장작으로 아침 찬바람을 녹이고...맑은 하늘 바라보며 또 졸았더니.. 배가 고픕니다.

오늘의 아점식사는 스팸, 미소된장국(분말스프형태), 햇반 그리고 3분을 기다리지 못한 '3분카레'입니다.

사진으로도 느껴지시죠. 저 3분카레는 매우 냉정하고 차가웠습니다.

그래도 맛있네요. ^__^

정오가 가까워오니 날이 정말 너무너무 따듯합니다.

침낭이랑 매트 말리려고 꺼내놨다가 제가 그냥 저기에 그대로 누워잤습니다. 두시간쯤.

그리고 짐을 싸고, 인상좋으신 여울지 사장님과 인사하고, 집까지 걷다가, 버스타고, 다시 걸었네요.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는... 김포 감정동 홈플러스 뒤. 해장국집.

막걸리 3병이나 퍼마시고, 헬렐레가 되어 혼자 궁시렁 궁시렁 거리면서 또 20분을 더 걸어서 집에 들어갔습니다.

제가 읽어봐도 참 뭐 별거 없는 후기네요.

그래도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심으로요.

모두들 행복한 저녁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