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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캠포여러분...
4월에 올해 첫 캠핑을 다녀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재미있고 흥미로웠던지라 후기 겸 남겨봅니다.
보시는 입장에서는 무척 길고 지루하실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
바야흐로 춥고 배고팠(?)던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왔습니다.
집구석에만 쳐박혀 있던 저는 마치 동면에서 깨어난 곰이 어슬렁거리 듯 캠핑 계획을 살포시 세워봅니다.
언제나처럼 항상 캠핑을 같이 즐겨하곤 했던 제 오랜 악우녀석에게 전화합니다.
강철 : 친구야.. 봄이 오나 봄?
친구 : 어쩌라고?
강철 : 캠핑 ㄱㄱ
친구 : 언제?
강철 : 4월 12~14일 2박 3일이다... 즉, 이번 주말!! 단디 준비해라
친구 : 야!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 .쏘주 ㄱㄱ
소주 한잔 먹고싶었나봅니다. 별 핑계를 다 대네요..
저희 가족과 친구놈 내외가 모여 삼겹살에 소주를 일잔 걸칩니다.
우리 착한 아들딸은 어른들 말씀들 나누시라고 놀이방 오락기 앞에 짱박혀 있군요.. -_-;
친구 : 야... 2박3일이면 그냥 밥해먹고 술마시고 잠만 자고 오긴 좀 그렇지... 우리, 낚시캠 가자 낚시캠...
강철 : 오오오~~ 니가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건설적인 의견을 내는구나..
제수씨 : 쥐랠 오빠!! 밀양에 호반캠핑장이라구 있는데 거기서 낚시해두 된데요...
마눌님 : 어디든 좋아! 날 싣고 떠나버려 ㄱㄱ 완샷!!
바로 예약을 하고 입금을 합니다.
호수 바로 앞의 싸이트가 남아있군요 ㅎㅎ;
이곳은 2팀이서 1사이트를 사용하는 곳이라 생각외로 남아있었나봅니다.
음식으로 치면 쟁반짜장과 철판볶음은 2인분 이상 주문 가능한 것과 같습니다.
마눌님 : 근데, 이번 주말에 좀 춥다는데?
강철 : 친구야, 엄한 고집 피우지 말구 집에 있는 전기장판 꼭 챙겨와라...
친구 : 내 신조 미니멀 몰라? 대충 침낭에 들어가서 자면 된다.. 계속 그렇게 해왔어..
제수씨 : 자는 건 괜찮을 것 같은데... 오빠 나 의자 좀;; 제발;;; 나 허리 아프단말야...ㅠㅠ;
마눌님 : 데헷... 우리는 롱릴렉스체어두 있지롱... 남편이 무슨 캠핑 포럼 같은데서 무료로 얻어왔지롱..
네... 제 친구놈은 캠핑에 대해 이상한 고집이 있어 아직도 위 사진의 빌어먹을 의자"만" 갖고 다닙니다.
저희 내외를 첫 캠핑에 초대해 놓고 저 의자에 앉혀서 고기와 술을 먹였죠...
여기에 한이 맺힌 저는, 준중형 승용캠퍼이지만 릴렉스체어를 꼭 갖고 싶었습니다.
허나, 5월은 가정의 달... 만만찮은 지출이 예상됩니다.
5월 9일은 결혼 10주년 기념일이군요.. 어익후....
저는 중고장터에서 저렴하게 올라온 릴렉스체어를 부산 직거래로 겟하며 마눌님의 눈총을 피할 구실을 찾습니다.
아하, 제게는 이미 돈돈쓰돈쓰님의 커다란 캠핑가방과 뷁인님의 해먹거치대, 가스랜턴을 나눔 받은 "전과"가 있습지요..
몇 만원 하지도 않는 중고 릴렉스체어에 저는 ... 거짓을 말하고야 맙니다.
강철 : 여봉! 나 이거 득템했다~~~ 캠포에서 나눔 받았어
마눌님 : 오오오!! 너란 남자는 전생에 뭔가를 구했어도 구했나보구나..
강철 : ㅇㅇ 근데, 그랬다면 너랑 결혼 안했겠지..
꼭 한마디가 길어 매를 법니다.. 반성해야겠어요..
이렇게 우리는 릴렉스체어 2개를 지닌 고급캠퍼가 되었어요..
이왕 버린 양심... 내친 김에 몇 건 더 저질러봅니다.
루프백도...
싸나이의 꿈! 대륙강염도!!
모조리 다 신품, 혹은 중고로 질렀지만 정식보고는 "나눔" 받은 걸로....
여러분 축하합니다. !!
저희 마눌님은 캠포어 여러분이 현세에 내려온 미륵인 줄 알고 있습니다.
#아낌없이 주는나무 #키다리아저씨 #나눔밖에 모르는 바보
서두가 너무 길었군요...
어쨋든 저희는 4월 12일 약속의 땅인 밀양호반캠핑장으로 출발합니다.
으음;; 사진이 얼마 없군요..
저렇게 2개 사이트를 뭉쳐서 사용합니다. 물론 가격도 2배!
위치는 참 맘에 들었으나, 단독캠시 갈 수 없다는 게 아쉬웠어요..
친구놈은 제수씨가 허리 아프다니까 사달라는 의자는 안 사주고 뜬금없이 경량야침? 2개를 사왔더군요..
할 수 없이 릴렉스 체어 2개... (비록 낡은 중고품이지만)는 고스란히 마눌님들 몫으로 진상하였습니다.
젠장....
어쨌든 기나긴 겨울 못했던 캠핑의 한을 풀듯.. 우린 먹고 죽자!!! 모드입니다.
진정한 난민모드!!.. 네.. 그날은 엄청 춥고 배고팠어요..
날씨 추워봤자 고기 한 점이면 꿋꿋히 이겨내는 아들
언제나 그렇듯, BBQ 담당인 제 친구 커플...
먹느라 바빠 사진은 건진 게 하나 없지만 친구내외가 그날 구워낸 음식은 어마어마했습니다.
닭, 돼지, 소, 전복, 새우, 감자, 고구마, 연어, 가지, 대파....
네... 다른 캠퍼분들의 화려한 요리와 다르게 저희는 무조건 굽습니다..
냅다 구워요!!
캠핑 와서 복잡한 요리 따윈 하는 게 아니다..!! 라는군요....
어쨋든 이번 캠핑엔 "낚시"라는 테마가 추가되었으므로 후다닥 첫날의 저녁자리를 마무리하고 저와 친구는 잠시 낚시대를 담궈봅니다.
네.. .역시 안 나오는군요... 그냥 잠이나 잘 걸..
이렇게 첫날을 보내고 이튿날이 밝습니다.
캠핑장만 오면 바지런해지는 우리 애들은 역시 세수도 안하고 방방장으로 뛰어갑니다.
유난히 아침잠이 많은 친구커플을 깨울세라 조심조심 마눌님과 저는 아침밥을 준비합니다.
밥 먹으라고 아들딸을 불러오니 딸이 뛰어와서 말합니다.
"아빠! 삼촌 차가 없어!!"
"잉? 그럴리가...."
... 진짜로 차가 없네요...
"초원아~ 삼촌 텐트가서 삼촌이랑 이모랑 깨워봐봐.."
삼촌과 이모가 결혼을 하다니... 한방에 콩가루 집안을 만들어 봅니다.
진짜로 텐트가 텅텅 비어있네요..
그런데 그 텐트를 본 저는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이건 세팅 중 찍은 사진이 아닙니다... 텐트 세팅 완료 후 그들이 자던 자리입니다.
날도 무쟈게 쌀쌀한데 이너텐트도 안걸고, 스커트 단속도 안하고 저렇게 세팅하는 패기를 보여줍니다..
보나마나 자다 말고 추워서 어딘가로 갔지 싶습니다...
보통 차에서 자고 말텐데 신기하긴 하네요.. ㅋㅋ
웃으면서 친구놈에게 전화를 해봅니다.
친구 : 여보세요?
강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 : 왜?
강철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친구 : 뒈질래? 끊는다..
강철 : ㅋㅋㅋㅋㅋ 집에 갔냐? 그런거냐? ㅋㅋㅋㅋ
친구 : 응.... 우리 얼어죽을 뻔 했어..
강철 : 야이 도롸이야.. 얼어 죽고 싶어 작정을 했지 니가....
친구 : 아... 몰라... 핫팩도 몇개 준비했었는데, 핫팩 붙인 자리만 땀나고 열라 춥더라...
강철 : 아 이런 븅.... @ ㅋㅋㅋ 저번 처럼 차에서 자지 왜?
(지난 여름, 친구녀석은 우중캠핑 중 바닥공사를 하지 않아 수해를 입고 차에서 잤드랬습니다.)
친구 : 아.. 하루 더 잘 거잖아... 전기장판 들고 갈라구 왔지...
야, 근데 릴선이 없다...그냥 멀티탭 긴 거 사가두 되지?
강철 : ㅋㅋㅋㅋㅋ 암거나 사와라.. 아침은 우리끼리 먹으마
그래서 아침은 우리식구끼리 단촐하게 먹어줍니다.. ㅎㅎ
릴렉스하네요... 체어가 좋쿤요...
(아들 : 아빠? 난? / 응... 넌 나중에 더 크면 사줄게..)
친구가 생겼는지 밥을 먹자마자 아이들은 방방장으로 쏜살같이 뛰어갑니다.
마눌님은 커피 한잔 끓여먹고 나서 카페인빨인지 갑자기 오수를 즐기겠다며 해먹에 가서 누우십니다.
기회는 이때다!!!!!
다시 낚시에 도전해봅니다.
아빠 고기 언제 나와?
응; 아빠는 세월을 낚는 중이야...
아무래두 딸래미가 아빠의 능력에 강한 의구심을 갖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할 수 없이 엄청난 마릿수를 잡기 위핸 저만의 비법을 사용하게 됩니다..
바로 올챙이 잡기!!!
약 2~30마리의 "조과"를 올린 후 아이들에게 약을 칩니다.
봤찌? 아빠가 이렇게 능력자란다... 잘 잡지? 응? 응?
진작에 올챙이를 잡을 걸 그랬어요... 딸 눈에서 존경심이 철철 흘러 넘치는 것 같아요..
아들.. 그거 먹는 거 아냐.. 어서 놔줘 임마.. 그거 개구리 새끼야
올챙이 잡기가 금방 시들해진 아이들은 다시 방방장으로 휑하니 가버리고, 저는 다시 한적하니 낚시질을 시작해봅니다.
오오옷!!! 물고기가 있네요... 뭔가가 잡혀 올라옵니다...
붕어 같아요..
사이즈가 영 거시기 합니다...
"얏마! 세상이 얼마나 험한데.. 암거나 줏어먹지 말구 니네 형 불러와라잉.."
ㅎㅎ 처음 작은 놈과 똑 닮은 좀 큰 놈이 걸려줍니다..
"야야!! 작은 형 말구 큰형 말야.. .덩치 대빵 큰 형.. 형 없으면 엄마아빠라두 불러와"
짜잔..... 큰형인지 엄마인지 아빠인지는 모르겠지만 드디어 좀 큰 놈이 올라와 줍니다..
"니가 내 동생들을 괴롭혔냐?" 라고 뻐끔대는 걸 보니 형이 맞네요..
30.3cm (1척)이 넘으면 "월척"이랍니다... 월척 잡았네요.. ㅋㅋ
자던 마눌님 부은 얼굴에 지루해 죽겠는 아들내미 불러모아 기념사진도 찍어봅니다.
표정들이 썩어있는 게 저만 기쁜가 봅니다..
하지만 할 수 없습니다...
가족사진 정도 찍어주지 않으면 친구놈은 절대 믿거나 인정해주지 않을테니까요...
그게 친구 아니겠습니까?
이윽고 친구내외가 4m 멀티탭과 전기장판을 들고 캠핑장으로 복귀합니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들두 쑥쓰러운지 웃으며 배고프답니다.
이렇게 저희는 점심도 먹고, 제가 월척 잡았다는 말에 친구녀석도 후다닥 채비하여 던져봅니다만...
제가 놓아준 붕어 3형제가 이상한 놈들 있으니 암거나 줏어먹지 말라고 동네에 소문냈나봅니다..
전기장판과 함께 바리바리 싸온 음식들로 둘째날도 구워구워~ 게걸스레 먹었지만, 사진이 없군요 =ㅇ=;;;
일요일이 되어 친구 내외에게 잘 잤냐고 물어봤더니,
"야... 텐트는 없어도 전기장판은 있어야겠더라.... 노숙하다가 호텔에서 잔 느낌이야.."
라네요...
친구놈이 드디어 "도구"의 사용법을 깨우치네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 하빌리스로 급 진화한 느낌입니다...
후다닥 서둘러 아점을 챙겨먹고 철수하는 길에 혼자 빙그레 웃음이 지어집니다..
속으로 되뇌여봅니다...
'친구야... 니 덕에 캠포에 글 하나 올려야겠다.. 고맙데이.. ㅋㅋㅋ'
이런 저런 일도 있었지만요...
여러 이유로 한창 캠핑이 재밌던 시기에 동계캠핑을 할 여건이 되지 못하여 5개월이나 쉬다 다녀온 캠핑이다보니....
그저 좋더라구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좋은 계절이 왔습니다...
캠포어 여러분 모두 안전하고 즐거운 캠핑 즐기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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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가시
옹달이요
고수의 위치가 바뀌는 건가요 ㅋㅋ
ㅎㅎ; 말씀하신 고수의 위치가 뭔지 잘 못 알아듣겠어요... =0=
처음 시작은 친구분이 고수라 하셨던걸로 기억 하는데 이젠 강철님이 친구분 보단 고수가 되어간다라는 뜻 입니다 ㅋ
아... 초기 후기를 기억해주셨군요..ㅎㅎ
고수인 줄 알았더니 영 허당이더란 말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