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동안 이것저것 사모으고, 와이프와 따님이 캠핑에 흥미를 잃은 타이밍을 잡아, 가족에게 몇번 바람잡습니다. " 나 이러면 곤란하다. 당신과

따님께서 캠핑하자고 해서 장비다 뭐다 다 질렀는데 갈때마다 사정해서 가야하니 너무한다. 이러면 나혼자 백패킹 갈거다." 라고 엄포아닌 사정을

하고 2020년 2월 14일 태기산으로 첫 백패킹을 갑니다.

이날 날이 너무 덥고 길도 좋아서 약간 시시했어요.

 "아 이래서 눈올 때 가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내년을 기약했는데,

2월 16일 부터 눈이 조금씩 오고 날도 추워지더군요.

그래서 눈보러 선자령 가야한다고 와이프님께 굽신굽신하며 겨우 2월17일 날 집안일 다하고 오후1시에 본격적으로 출발합니다.

선자령에 도착하니 오후 3시 30반 서둘러 올라 갔어요.

변변한 등산복이 없어, 스키복 입고 갑니다.

설레는 맘으로 패킹을 합니다~  이글을 쓰고 있는데도 선자령의 똥바람이 어디선가 부는것 같네요 ㅎㅎ

도입부에는 다른 산과 별다른 것이 없어서 그냥 올라왔는데 점점 눈이 보이고 바람이 슬슬 붑니다. ㅠ.ㅠ

선자령 전망대 입니다. 눈은 오는데 날씨는 맑지 않아서 멀리까지 안보이네요

등산로도 확인하며 걷습니다.

백두대간 선자령에 오니 똥바람이 장난 아닙니다. 아 제주도 동쪽에서 물질 할 때도 이정돈 아니었는데요 ㅎㅎ

포항과 안동에서 같이 오신 두일행분이 사진을 찍어주십니다.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이제 부터 박지를 찾아야 하는데~

겨우 박지를 찾아 늦게 텐트를 피칭하는데 바람과 추위가 엄청나서 텐트가 잘 안쳐집니다. 코쿤2도 15분이면 치는데!! 폴대 3개짜리 것도 젓가락 굵기의 텐트를 치는데 30분 정도 거리네요 ㅠ.ㅠ 그사이 손은 얼고 ㅎㅎ 겨우치고 들어 갑니다.

텐트안 온도계로 -13도 밖의 체감온도는 -20 이상일겁니다 ㅠ.ㅠ 정말 춥더군요. 추위와 바람에 잠은 자는둥 마는둥 몸은 피곤한데 침낭 밖으로 몸이 나오면 무쟈게 춥더군요. 날진 물통은 얼고, 스텐리 1리터 보온병은 무거워서 안들고 갈려다 들고 갔는데 그 것 없었음 물한방을 못 먹을 뻔했습니다. 최고의 아이템 이었어요.

겨우 바람과 추위에 잠을 설치다 아침을 맞이하여 텐트 사진을 한번 찍어 봅니다. 아 텐트야 고생 많았다.

전망 좋은 사진 몇장 투척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니 어제밤의 고생이

싹 날라 가던군요.

여긴 대관령 목장입니다. 저기 초소는 영화에서 나온 초소죠? 웰컴투 동막골인가 ??

산행을 끝내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에 빵을 먹습니다( 산을 잘 구경했니 조금이나마 지역경제에 도움이 ㅎ)

암튼 추위와 바람에 고생했지만 그만큼 보람은 있었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