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관련해서 아주 오래된 논란이 하나 있죠

이제는 좀 식상해진 아우디는 전륜기반이냐, 사륜기반이냐 이야기 입니다.

전기차 시대가 되면서 콰트로는 이제 소프트웨어 모터 제어 영역으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아우디 차량의 많은 숫자들이 기계식 혹은 전자식 콰트로가 달린 차량이기에 

아우디 오너분들께는 여전히 흥미로운 내용이며 아직도 여러 커뮤니티에서는 입에 오르내리는 주제입니다.

사실 아우디 차량에 적용되는 상시사륜, 즉 콰트로 시스템은 단순히 "전륜에 옵션 넣으면 사륜이 된다" 그정도 개념이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MLB(Modularer Längsbaukasten ) 플랫폼을 사용한 차량들은 모두 사륜구동을 기본으로 상정하고 개발되었습니다.

그 이유를 처음에는 몰랐지만 MLB플랫폼 관련 해외 아우디 기술 자료와 커뮤니티 자료를 찾아보면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MLB플랫폼 차량들의 몇가지 특징들을 한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전륜구동스런 특징 >

1. 전륜 샤프트가 변속기와 직결되어있다.

전륜으로 강한 구동력 전달을 위해 변속기에 전륜 샤프트가 직결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엔진의 위치가 프런트 액슬보다 앞으로 나와있어 코너링시 회두성에 손해를 봅니다.

하지만 그만큼 직진성이 좋아지고 고속주행 안정성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아우디 무게배분이 대략 55:45정도 되는데 고속 안정감 좋게 세팅하는 벤츠도 무게배분은 아우디와 비슷합니다)

< 후륜구동스런 특징 >

1. 후륜 샤프트가 변속기와 직결되어있다.

변속기에서 나온 구동축이 후륜으로 직결되어있어 강한 구동력을 후륜으로 전달 가능합니다.

일반적인 전륜기반 사륜(할덱스)들은 후륜으로 전달되는 구동력이 완전히 끊어지지만

기계식 토센 콰트로는 후륜으로 가는 구동력이 끊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전자식 콰트로 울트라는 후륜으로 가는 구동력이 완전히 끊어질수 있습니다.)

2. 엔진과 변속기를 세로배치로 두었다.

엔진과 변속기를 세로배치로 두어 좌우 밸런스가 좋고 스포츠 주행에 유리합니다.

그리고 세로배치 엔진과 변속기는 고출력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에 500~600마력대 고성능 엔진도 탑재 가능합니다.

폭스바겐 그룹의 가로배치 MQB플랫폼이 있음에도 세로배치 MLB플랫폼을 아우디가 따로 개발한 이유는

가로배치 MQB플랫폼만으로는 후륜에 강한 출력을 보내는 것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더블위시본은 굳이 언급 안하겠습니다. 전륜구동차량에도 더블위시본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니.. )

3. 후륜에 거의 대부분 구동력을 전달 한다.

기계식 토센 콰트로는 전륜40: 후륜60 배분에 후륜 최대 85%까지 배분이 가능한 후륜편향적인 사륜입니다.

때문에 실제로 급가속이나 타이트한 코너를 공략할때 후륜구동과 비슷한 성능과 체감이 가능합니다.

전자식 콰트로 울트라는 전륜50: 후륜50 배분에 전륜 최대 100% 배분이어서 토센보다는 스포츠성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항상 50:50 배분을 하기 때문에 할덱스 같은 순수 전륜기반 사륜보다는 훨씬 더 후륜편향적입니다.

4. 후륜 서스펜션에 5링크 서스펜션을 채택하고 있다.

아우디 콰트로는 후륜에 강한 구동력이 전달되기 때문에 BMW나 벤츠처럼 5링크 서스펜션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세미 트레일링암 구조의 5링크 서스펜션(trapezoidal-link라고 부릅니다)은 하중이동에 따라

후륜의 캠버, 토 값을 동적으로 변화시키면서 후륜으로 나오는 강한 구동력을 안정감있게 노면에 전달합니다.

이런 5링크 구조의 서스펜션은 대부분 후륜구동차량들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5. 후륜에 스포츠 디퍼렌셜(전자식 LSD)를 채택하고 있다.

아우디 S, RS급 모델에는 후륜에 다판클러치 기반의 전자식 LSD(능동형 토크벡터링)가 적용되어있습니다.

후륜 전자식 LSD는 후륜에 대부분 구동력이 가는 후륜구동 차량들에 주로 장착됩니다.

후륜 전자식 LSD가 들어간 S, RS 모델들은 BMW M못지않게 코너 안으로 파고드는 스포티한 모션이 가능합니다.

최근에 출시되는 신형 모델에는 RS급에만 적용되고있습니다만 예전에는 S급 모델에도 많이 적용되었습니다.

위 내용들을 표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개의 전륜구동 특징과 5개의 후륜구동 특징을 가진 아우디...

대부분 자동차 리뷰어들과 사람들은 엔진룸에 스트럿 타워 위치만 보고 아우디를 전륜기반으로 얘기합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간과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다른 브랜드들은 사륜옵션을 넣으면 오히려 그 브랜드의 색깔이 옅어지지만, 혹은 아주 큰 역할을 하지 않지만...

아우디는 사륜옵션이 적용되면 실제 아우디의 본래 색깔이 완성됩니다.

가령 BMW는 xDrive가 적용되면 BMW만의 색깔이 옅어져 버리며

폭스바겐은 4모션이 적용되더라도 평상시엔 구동력이 항상 전륜에만 가기 때문에 크게 체감이 힘듭니다.

하지만 아우디는 사륜을 넣어야지만 본래 100% 성능과 성격이 나오며 오히려 전륜모델만으로는 본래 모습을 보기 힘듭니다.

즉, 차량 구조와 시스템이 모두 사륜구동에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우디 전륜기반, 사륜기반 관련해서 꽤 많은 사람들이 하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도 한번 정리해봤습니다.

1. 전륜모델이 있으니까 전륜기반 아닌가요?

그럼 A5, A7, A8은 후륜기반이고 A4, A6는 전륜기반이라는 뜻이 되버리는데 그건 말이 안되죠.

차량 구조는 다 똑같은데요.

2. 엔진이 앞으로 튀어 나왔으니까 전륜기반 아닌가요?

그러면 같은 MLB플랫폼 사용한 포르쉐 마칸, 카이엔, 람보르기니 우루스, 벤틀리 벤테이가도 엔진이 앞으로 튀어나왔는데

마칸, 카이엔, 우루스, 벤테이가도 전륜기반이라 불러야 한다는 얘기가 되버리죠. 하지만 실제로 근데 그렇게 보진 않죠.

3. 앞이 무거운 무게배분인데 그럼 전륜기반 아닌가요?

벤츠도 아우디랑 비슷하게 무게배분이 55:45인데 그럼 벤츠도 전륜기반이라는 말이 됩니다.

아우디와 같은 플랫폼인 포르쉐 마칸, 카이엔, 람보르기니 우루스도 앞이 무거운데 전륜기반이라는 말이 되버리구요.

4. 세상에 사륜기반이란게 어딨나요?

스바루라는 일본 자동차 브랜드는 모든 차량을 사륜구동으로만 제작합니다.

말 그대로 사륜구동을 기본틀로 두고 차량을 제작하기 때문에 사륜기반이라 부를수 있죠. 아우디도 마찬가지구요.

5. 사륜기반이라는 표현은 언론에서 잘 안쓰던데 없는말 아닌가요?

무슨무슨 기반이라는 표현은 우리나라만 쓰는 표현입니다.

해외에서는 사륜구동을 표현할때 front wheel biased AWD, rear wheel biased AWD라고 표현합니다.

전륜편향사륜, 후륜편향사륜이라는 뜻이고 아우디는 후륜편향사륜에 속하게 됩니다.

아우디는 전륜구동도 아니고 후륜구동도 아닌 사륜 베이스 모델로 보는게 맞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는 종치방식 엔진, 후륜편향 사륜(longitudinal engine, rear biased awd)이라는 표현이 맞습니다.

실제로 해외 아우디 공식 홈페이지나 해외 매체들도 그렇게 표현하고 있구요.

이런 독특한 구조 덕분에 아우디는 전륜구동차량이 될수도, 후륜구동차량이 될수도 있습니다.

가령 일반적인 모델은 후륜으로 가는 구동축을 빼서 전륜구동모델을 판매하고 있으며

DTM이라는 모터스포츠에서는 RS5차량에 전륜으로 가는 구동축을 빼서 후륜구동모델로 경주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아우디는 전륜기반도 후륜기반도 아닌 사륜기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