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일전에 전기차 구매 고려하시는 분들께 장문의 글로 인사를 드렸었습니다.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car&no=799432

하지만 저 스스로가 전기차에 대한 애착이 커서 그런지 글을 쓰다 보니 글의 방향이 전기차 뽐뿌가 오게 하여 버린듯했습니다.

실제로 쪽지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글을 쓸 때에는 구매 직전 단계에서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경험을 공유하고자 함이었는데 쓰고 보니 제가 읽어봐도 뽐뿌가 오더군요. 혹시나 불편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오늘은 전기차 구매를 떠나 좀 더 근본적인 문제, 환경부 핵심 사업인 전기차 민간 보급 사업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전기차 민간 보급 사업은 모든 국민이 혜택을 볼 수 없는 국책사업인 융복합, 신재생에너지(태양광 등) 사업 등과 마찬가지로 아직은 사실상 모든 국민이 대상이 되는 건 아닙니다. 거주지역이나 형태에 따라서 경제적으로 이득을 많이 볼 수 있는 국민이 사실 주 혜택 계층입니다.

만약 경험의 주체가 서울+빌라, 아파트 거주 vs 지방+단독주택 거주가 되는 경우 서로의 경험이 완전 다르기에 의견 충돌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보조금 등 각종 혜택은 미래를 보고 환경적(대기오염, 기후변화), 산업적(V2G) 이득이 있다 판단하에 세계적 흐름에 맞춰 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환경부나 세금을 내는 주체인 국민 입장에서는 개인 주택에서 비공용충전기 설치해서 평생 급속충전기 쓸 일도 별로 없고 주행거리까지 많은 사람이 구매를 하는 게 좋죠. 인프라를 늘릴 필요도 없고 주행거리가 많으므로 더 많은 환경이 보호됩니다.

2023년 비공용 충전요금 할인이 모두 원복 되었을때 요금입니다. 여태 이 가격에서 50%할인 이었고 7월부터는 30%정도 할인중입니다. 여름철의 경우 발전양이 많기때문에 심야에도 그만큼 많은 전기가 버려져서 더욱 저렴한걸 알 수 있습니다.

전력발전은 효율을 위해서 심야까지 돌아갑니다. 비공용충전기 사용자는 거의 90% 이상 심야충전으로 발전소에서 저장하지 못하고 버려지는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급속충전보다 약 5배 저렴, 저는 경부하일 때만 충전하게 설정해두고 100% 경부하에 충전합니다) 말 그대로 환경오염이 0입니다. 만약 V2G 기술을 활용해 낮에 역전송한다면 오히려 환경오염은 마이너스가 되고 전기차 타는 사람은 애국자가 되는 상황이죠.

국내 자동차 2400만대중 아직 10만대도 안되니 걱정 안하셔도됩니다.

전기차는 엄청난 단점을 또 다른 엄청난 장점으로 메꾸는 차입니다. `충전`이라는 이 엄청난 단점이 없어지면 정말 장점이 많은 차가 되죠. 오히려 주기적으로 주유소를 방문 해야 하는 내연차가 더 귀찮을 때가 많습니다.

주택 거주 비율이 높아 이러한 환경이 이미 구축이 되어있는 곳이 유럽, 미국이고 보조금 액수가 적고 기름값 대비 전기세가 그리 저렴하지 않아도 판매량이 엄청난 이유입니다.

국책사업이지만 분명히 거주형태에 따라서 경제적 기회비용이 차등 적용되고 있습니다. 공평하게 하려면 수도권에 공용 완속 충전기를 100만 대 이상 더 보급하여 어디에 주차하던지 충전할 수 있게 해줘야 하겠지만 말 그대로 세금 낭비죠. 민간사업자에게 설치요금을 떠넘기면 충전비용이 인상되는 조삼모사이므로 이것도 방법이 아닙니다.

그래서 보급 초창기부터 환경부에서는 이 조건에 적합한 사람들 위주로 구매할 수 있게 유도 하고 있었으며(2019년까지 비공용충전기 설치비용이 무료, 2018~2019년은 한전불입금만 납부), 2020년부터는 비공용충전기 설치 보조금이 없어졌지만, 보조금 등 혜택이 점차 사라지고 있어 거주환경이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은 경제성을 생각해서 구매할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2018년도 이전 구매자들은 거주환경과 상관없이 이미 혜택을 많이 봐서 사실 억울할 일이 없습니다. 억울하면 지금 중고로 팔아도 그때 신차 주고 산 가격과 큰 차이 없이 팔 수 있습니다. 2018년에 니로ev 3300주고 샀는데(취등록세 포함) 지금 2018년식 중고가가 3200입니다. 서비스, 캐시백 받은 거 제하면 거의 같습니다.

2019년에 출고를 시작한 모델3 몇몇 매물은 오히려 웃돈 받고 거래되기도 했는데 이건 니로, 코나 때도 마찬가지 였어서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를 찾을 겁니다. 모델S처럼요.

환경부의 의도에 맞게 2020년 이후 구매자는 거주환경이 적합하신 분만 구매해야 할것 같습니다. 서울의 경우 지방보조금이 전국에서 제일 낮습니다. 보급확대의 의지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반면에 경기도는 디젤 차량 폐차 후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을 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을 해줘서 서울보단 상황이 좋습니다.

지방도 거주인구가 줄어들수록 대체로 보조금이 많습니다. 환경부의 의도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전기요금이 원복되서 인상돼도 앞서 말한 환경부가 의도한 환경에 거주하는 이용자들은 충분히 메리트가 있습니다.

이런 전후 사정을 알고 대화를 한다면 전기차가 좋네 안좋네 싸울 필요가 없습니다.

마치 시디즈 T50 의자와 같습니다. 5만 원짜리 의자보다 못하다는 욕을 바가지로 먹는 의자이기도 합니다만 유일무이하게 200만대나 팔린 그 가격대에 적수가 없는 의자기도 합니다. 어떤 이에게는 가성비 좋은 의자이지요.

전기차도 마찬가지로 환경에 따라서 누구에게는 대체불가인 최고의 차지만 누구에게는 줘도 안 타는 차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가 오너들이 귀에 딱지가 앉게 `집밥! 집밥!` 외치는 이유입니다. 이 정도면 집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셨으리라 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세제혜택과 보조금이 계획대로 줄어든다면 내년에 보조금이 200만 원만 줄어도 차값이 최소 400만 원 이상 상승합니다.

정책이 바뀌지 않는다면 니로ev 실구매가 4400만 원, 모델3 롱레인지 5800만 원, 내년에 신차로 출시되는 최대 450km 주행가능한 투싼~싼타페급 전기차인 아이오닉5는 독일에 유출된 가격표를 봤을 때 장거리형 기준 실구매가 5500만 원 시작으로 예상됩니다. 풀옵션 구매 시 실구매가는 최대 6천만 원까지 오를 수도 있습니다.

가격이 비쌈에도 불구하고 어떤 오너들에게는 대체불가인 차가 될 수도 있는 것이고, 가성비없고 불편한 차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전 글에서 ``그래서 실구매가가 얼마야?`` 라고 물어보시는 분이 많아서 차종별로 풀옵 + 주로 넣는 옵션 기준 가격비교표 한번 만들어봤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2020년 지방보조금 500만 원 기준입니다.

- 아이오닉ev의 경우 주행거리, 충전속도 이슈 때문에 선호도가 떨어지는편 입니다.

- 코나ev의 경우 2018년 출시 가격이 니로ev와 비슷하게 나왔었는데 당연히 차츰 니로에 밀려 가격 경쟁력을 잃어 버렸습니다. 동행세일이 아니라 평소에도 항시 재고할인 250만원정도 있는편이었습니다. 할인한 가격이 정상가로 보면 될듯합니다. 현재 동행 세일로 거의 2018년 구매가격에 근접해 있어 재고만 잡는다면 가성비로는 최고인듯 합니다. 2018년 모델과 비교해 내장도 바뀌고 자율주행 기술도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 니로ev의 경우 비싸지만 국산전기차중엔 그나마 제일 큰차입니다. 수출물량 감당못해서 그런지 국내에는 주문들어와야 제작하고 있어 재고차가 없는것 같습니다.

- 쏘울부스터ev는 레이같은 박스카 형태라서 생각보다 실내공간이 넓습니다.

- 모델3의 경우 게시판에서 gif로 눈요기하던 신기방기한 FSD 옵션이 빠진 모델입니다. 넣으면 900만원정도 가격상승이 있습니다. 롱레인지만 넣고 나머지 모두 뺀 가성비 모델입니다. 슈퍼차저가 유료화되고 우리나라 표준 급속충전 규격인 DC콤보를 사용할 수 없어서 충분히 정보를 얻고 구매하셔야 합니다.

'전기차 구매를 확정 하신분' 중에서 어떤 모델을 살지 고려할때 제일 중요한것을 꼽으라면 겨울철 주행거리와 충전을 꼽을 수 있습니다.

- 충전

충전규격, 통신장애 때문에 AC 3상 지옥인 삼성 SM3 ZE 는 완전히 버려졌고, bmw i3도 통신장애가 잦아 문제가 있는편입니다. 더불어 주행거리 등의 문제로 이 둘은 시장에서 철저하게 버려 졌습니다.

2019년 출시된 페리오닉의 경우 주행거리가 늘어났지만 배터리평생보증을 의식해서인지 충전속도가 보수적으로 바뀌어 느려졌습니다. 최근 일반적인 100kWh급 급속충전시 나머지 전기차에 비해 30%정도 속도가 느립니다.

모델3의 경우 슈퍼차저가 유료화 됩니다. 단가가 1kWh당 350~400원 으로 예상됩니다.(현재 급속충전기 가격의 1.5~2배) 급속충전을 차데모에서 하게되면 충전소 찾기도 힘들고, 차데모 어댑터로 속도가 코나, 니로, 쏘울에 비해 절반도 안나옵니다.

이점들을 꼭 알고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 환경부 공인 겨울철 주행거리

최근 자료로 새로 만들었습니다. 장거리형 전기차로 시내위주 주행시 겨울이 아니면 보통 450km이상은 나오고 불편함이 없습니다. 겨울철 주행거리를 꼭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1억대 전기차 제외 현재 출시된 전기차 모델들은 거의 다 타봤는데 그냥 전기차는 다 좋습니다. 충전이 문제죠.

전기차나 내연차나 똑같습니다. 국산은 가성비가 좋고, 외제차는 하차감이 좋습니다. 다만 현기 내연차랑 다른점은 국산 전기차는 심장은 정상인 점입니다.

전기차 카페의 경우 다른 자동차 동호회와 다르게 모든 회사의 전기차 오너들이 한군데 모여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허구헌날 싸움이 납니다. 거기도 마찬가지로 현기빠, 쉐슬람, 테슬라 팬보이 처럼 종교급으로 맹신하는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있구요.

볼트ev의 경우 출시된지 오래됐고 장단점이 다 밝혀져서 극단적으로 추종하는 사람들은 많이 없어졌고, 스파크랑 구분 안된다고 많이 까였었습니다.

현기는 내연차랑 마찬가지로 성능에 비해 많이 까입니다. 주행거리 연비 등 효율에 몰빵을 해서 니로ev 같은경우 롤링이 있고 서스펜션이 물렁물렁 합니다. 코나ev는 원래 내연차도 가성비가 없지 성능으로 까이진 않았고 전기차도 괜찮습니다. 다만 많이 작습니다.

쏘울ev는 작고 비싸다고 생각 할 수 있지만 박스카 타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보기보다 실내공간이 넓습니다. 디자인상 호불호가 있습니다.

아이오닉ev는 주행거리 빼고 깔게 없을정도로 카페에서도 대부분 인정하는차인데, 주행거리 짧은 단점이 너무 큽니다.

모델3는 우주최고차로 경외하는 사람이 많은데 모델3 롱레인지 오너로써 그냥 장단점 명확한 돈에 맞는차입니다.

모델3 오너들 FSD 옵션 비싸서 달지도 않아놓고 다른차랑 비교할때 FSD 기능 자랑하는거 보면 역겹습니다.

그리고 다른 전기차들을 대충 만든 전기차로 취급하는데, 사실 제일 대충만든건 모델3 같습니다. bmw i3나 볼트ev가 전기차로써 완성도가 높고 확실히 고민한 흔적이 많이 느껴집니다.

내연차도 마찬가지지만 그냥 비싼대로 좋습니다.

내연기관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은 이미 한계까지 다다랐습니다. 어쩔수 없이 새로운 에너지원을 이용하는 다음 레벨로 넘어 가야하는 상황이죠. 현재는 전기차도, 정책도 과도기 입니다. 너무 고깝게 볼 필요는 없을듯 합니다.

다만 아쉬운것은, 환경부의 정책이 세계의 흐름을 따라가긴 하지만 아파트 거주비율이 매우높고 인구밀도가 높은 서울이라는 특수한 도시에서의 정책은 새롭게 설계했어야 하지 않았나 라는 안타까운 마음은 있습니다.

급속충전기 한대 설치할 돈으로 공용 완속충전기를 30~50대 설치 할 수 있는데 이마트에서 놀고 있는 20대의 급속충전기를 보고 있으면 참 답답합니다. 아무도 쓰지않아서 전원을 꺼두거나 비닐을 덮어두죠.

같은 돈으로 급속충전기 2대만 남겨두고 600대의 완속충전기를 설치하여 내연차, 전기차 상관없이 주차 가능하게 했으면 더 좋았을것 같습니다. 주차장이 만차가 아니라면 임산부석 양보느낌으로 몇군데는 충전자리가 남아있을것이며, 만차라면 비어있을 급속충전기를 이용해야죠. 어떤 주차장을 가던 완속충전기가 많아 진다면 조급증도 없어질거라 봅니다.

하나의 완속충전기로 2면에서 4면까지 효율적으로 주차공간을 구성하는 방법도 있구요. 이렇게 되면 마트나 쇼핑몰 이용시 빨리 돌아가서 차를 빼줘야 한다던지 하는 부담감이 없어지겠죠. 충전비도 급속충전에 비해 저렴하니 부담이 없어지고, 어딜가든 이러한 주차장이 구성되게 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사람이 간사한게 급속은 느리면 짜증나는데 완속은 느려도 기분이 좋습니다. 싸거든요.

앞으로도 미국/유럽의 시스템과 같은방식으로 충전난을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이런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도심에 에너지-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을 설치 중에 있습니다(올 하반기 완공).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소와 휴게소, 세차장 시스템을 같이 접목시켜 기다림의 지루함을 줄여 보겠다는 것이죠.

환경부의 2020년까지 전기차 민간 보급 목표치가 25만대 였는데 현재 10만대도 안됩니다. 인프라 구축 속도와 발맞춰 가려고 보급에 소극적 인 모습으로 보입니다.

전기차 실 구매자들중에 진짜 불만이 많은 사람은 팔면됩니다. 손해도 별로 안보는데 팔고 내연차 사면됩니다.

충전요금 오른다고 난리가 난것처럼 보이는데 중고가는 1원도 안내려 갔습니다.

충전요금 인상안은 몇년전부터 공지한겁니다. 모르고 구매했다면 본인 잘못입니다. 요금 올라서 전기차 왜 사냐고 하는사람들은 대부분 비구매자거나 여론 흔들어서 요금 낮춰보려는걸로 밖에 안보입니다.

국민 세금으로 충분히 경제적 이득을 많이 본만큼 좀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쓰다보니 장문이 됐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