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뵈러 지방에 내려갔다가 간 김에 네비 업그레이드를 해드리려고 아파트 주차장으로 내려갔는데

이중주차된 차가 부모님 차량(A) 번호판 쪽에 부딪힌 상태로 있는 걸 확인했습니다.

그냥 톡 하고 부딪힌 게 아니라 번호판은 물론 앞 범퍼가 들어간 게 눈으로 보일 정도였습니다.

보자마자 제가 든 판단은 어떤 차(C)가 자기 차를 빼거나 주차하기 위해 거의 100%로 확률로 

이중주차된 차량(B)을 밀어버리고 확인도 안 한 채 가버린 걸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부딪힌 정도를 보면 이렇게까지 세게 밀어버릴 수 있나? 이걸 모르고 갈 수도 있나? 싶긴 했습니다. 

여기서 이중주차된 차량이 대각선으로 주차되어 있었던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어쨌든 일단 차분하게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한 후 오시라고 했고

오셔서 얘기를 나눈 결과 이중주차하고 갔고 그 이후로는 차를 움직인 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관리사무소와 B씨의 보험사에 연락을 했고 CCTV가 있기에 그 다음 날 아침에 확인해보자고 하셨습니다.

당일 날 확인하려고 했는데 일요일이었고 그 때 계신 관리사무소 직원분이 이 아파트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CCTV 장치를 다루는 데 서투르셔서 다음 날 확인하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월요일 아침 8시부터 저, B씨, 관리사무소 직원분, B씨 보험사분 이렇게 모여서 CCTV를 확인한 결과

주차를 하기 위해 들어온 쌍용 SUV가 B씨 차를 그냥 냅다 밀어버리고 자기 차를 주차한 후 가 버린 게 확인이 되었습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됩니다.

엄청 큰 일은 아니니 저희는 좋게좋게 해결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가해자(C)씨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하는 말이 부딪힌 걸 알고 있었다고... 더 충격적인 말은 주차하다보면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거지 그런 걸로 뭘 전화했냐며...

여기서 모두가 말문이 막혀버렸습니다. 

그 와중에 C씨가 더더더 충격적인 말을 또 한 마디 합니다. 이런 일 한 두번도 아니고 전에도 그냥 넘어갔다고...

하루이틀 해본 솜씨가 아닌 상습범이었습니다.

뭐 어떻게 생각하든 일단 내려오라고 했더니 안 내려온답니다. 몇 번이나 말했지만 알아서 처리하고 자기는 상관없다는 식으로 나왔습니다.

B씨의 지인 중 교통업무하시는 경찰관이 있어서 그 자리에서 전화해서 자문을 구했는데 

운행 중 일어난 일이 아니니 너무 안타깝지만 경찰에서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가서 따지고 싶었는데 관리사무소에서는 개인정보를 줄 수는 없다고 하셔서 그렇게 하지도 못하고 참 난감했습니다.

(그 차주의 번호를 알게 된 경위는 혹시 CCTV에 안 잡힐 경우를 생각해서 그 주변 상시 블랙박스를 가지고 있는 차량들이 있어

바로 부탁드릴 수 있게 차량과 전화번호를 찍어놨는데 알고보니 그 차들 중 하나가 가해자여서 바로 전화할 수 있었습니다.)

여튼 해결할 방법이 없어서 B씨 보험사에서 최대한 도움을 주고자 일단 구상권 청구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연락주겠다고 했습니다.

그 다음 날 보험사 법무팀에서 저에게 연락이 왔는데 C씨에게 전화를 했더니 법대로 해결하라고 하길래 그럼 보험사에서 법대로 해결할테니 

주민등록번호랑 이름이랑 알려달라고 했답니다. 그랬더니 전화 끊어버리고 법무팀 직원 번호도 차단했습니다. 

그 와중에 너무 몰상식한 사람이어서 그 직원도 너무 어이없는 상황에 좀 세게 말하셨더니 어디서 어린 놈이 그러냐며 욕을 한 바가지 드셨다고 들었습니다.

결국 B씨 차주께서 너무 착하신 나머지 일단 자기 차가 이중주차되어있었고 비스듬하게 주차해서 부딪혔으니 도의적으로 저희에게 10만원 정도 드리면 괜찮으시겠냐고 하셨습니다. 너무 스트레스 받으셔서 그냥 이 사건을 빨리 끝내고 싶어하셨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10만원은 받았는데 저희도 범퍼 살짝 들어간 건 저희가 처리하고 번호판 정도만 바꿔서 남은 돈은 다시 드릴 계획입니다.

너무 속상했고 지방 내려간 김에 바람쐬러 아내와 함께 1박 2일 여행을 계획했으나 여행 내내 사고 처리하느라 이리저리 전화하는 통에 오히려 스트레스만 쌓였습니다. 이런 경우는 정말 해결 방법이 없는 걸까요?

정 없으면 투넘버로 전화해서 욕이라도 한 바가지 퍼부어줄까 합니다.

다 설명하다보니 길고 조잡한 글이 되었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상을 올리고 싶었으나 관리사무소에서 영상을 주는 것도 안된다고 하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