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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8/4(일)~8/5(월) 1박2일 초행 [한계령-대청봉-소청대피소-천불동-소공원] 56
분류: 산행후기
이름:  퍼펙트스윙


등록일: 2019-08-09 21:27
조회수: 3030 / 추천수: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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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초보자로서 설악산 1박2일 코스에 대한 문의 글을 올렸었습니다. 뜻밖에 많은 분들이 친절하고 자세한 댓글을 달아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도움에 보답하고자 제 인생 첫 산행후기를 올립니다. 설악산에 다녀온 다음 날 아침 바로 가족여행을 떠나 이제서야 후기를 남기게 된 점 양해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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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 일요일 오전 7시 30분, 동서울터미널에서 속초행 금강고속에 탑승했습니다. 버스비보다 더 비싼 택시비 2만원을 지출하고 겨우 출발 시간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시내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한 후 택시를 탔다는 것은 함정입니다 ^^;;) 군 복무 시절 지겹도록 탔던 금강고속을 제대 후 20여 년 만에 타게 되었네요. 속초행 금강고속이 제 군 복무지였던 인제군 주요 군부대 스팟을 지날 때마다 그 당시 아련한 추억들이 떠올라 산행 이전부터 가슴 한 구석이 촉촉해졌습니다. 설악산 완주에 도전하고자 하는 각오가 초장부터 20대 추억 소환으로 희석되어버렸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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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이라 서울-양양고속도로의 정체가 다소 심했지만, 그래도 9시 55분 경에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했습니다. 장거리 산행에 대한 대략적인 정비 후 10시 15분부터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설악산 정상에 도전하고자 마음 먹었을 때, 들머리는 항상 한계령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절대 변하지 않았습니다. 글쎄요... 한계령은 늘 설악산의 관문이라는 각인이 뿌리 깊게 박힌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뭐였을까요? 한계령 휴게소에 내려 짐을 정비하다보니... 제 인생에서 설악산 등산이 처음이 아니라는 팩트 체크를 하게 되었습니다. 7살 때 한계령 휴게소에 처음 들렸었고, 한계령에서 양양까지 내려가는 커브 길에 오바이트를 심하게 했었습니다. 그 기억과 더불어 제가 소공원에서 울산바위 정상까지 올라갔던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울산바위 정상까지 다리를 후덜덜 떨면서 울고불며 어렵게 올랐고 그때 처음으로 고소공포증이 생긴 것 같습니다. (제 고소공포증은 군 복무 시절 유격훈련에서 PT체조, 화생방훈련 등보다 고공장애물이나 레펠을 가장 힘들어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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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에서 한계령 삼거리까지 오르는 길도 만만치 않다는 것은 익히 들었습니다. 그런데 코스의 난이도보다 저를 가장 괴롭힌 것은 더위와 그로 인한 탈수였습니다. 이미 경험하셨다시피 전국적으로 8월 2일부터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었습니다. 한계령 휴게소 초입의 계단을 오르자마자 벌써 땀이 한 바가지 나오더군요. 그리고 그 이후로 한계령 삼거리까지 20분에 땀을 500미리씩 흘린 것 같습니다. (물론 팩트는 아니고 체감이었겠죠 ㅎㅎ) 가뜩이나 땀을 많이 흘리는 제게 무더위와의 사투는 끔찍했습니다. 아무리 땀을 많이 흘려도 물을 무분별하게 마시지 말자고 다짐했고, 걷다보니 1시간 30분 만에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했습니다. 한계령 삼거리부터 나타난 풍광은 저를 위로하는 척했지만... 그래도 덥고 힘든 사실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한계령 삼거리에서 첫 휴식을 취하며 사과 한 개와 빠다코코낫 비스킷 5개를 행동식으로 섭취했습니다. 지리산과 달리 대놓고 덤벼드는 다람쥐는 상당히 부담스럽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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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계령 삼거리까지 나무 숲을 걷는 것보다 서북능선에서 풍광을 바라보며 걷는 것은 시각적인 만족감을 지속적으로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말 그대로 시각적인 만족감 뿐이었습니다. 서북능선의 등산로는 전반적으로 무난했지만, 가끔씩 나타나는 길 같지 않은 길(?)은 마주칠 때마다 5초간 저를 정지 버튼으로 만들더군요. 중간중간에 평탄한 흙길은 엄청 반가웠지만, 그 길 같지 않은 길이 심심찮게 나타나기 때문에 서북능선의 난이도를 보라색으로 만든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서북능선만 3시간 이상 걸어야 한다는 사실은 머리 속에 입력되었지만, 무더위와 탈수에 시달리던 제게는 그 3시간이 2시간으로 단축될 수 있다고 믿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제 바람과 현실은 결국 다르더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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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에서 출발한 지 4시간 50분만에 결국 중청 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지난 주 문의 글에서 제가 한계령에서 대청봉까지 식수를 얼마나 준비해야 하냐고 여쭤봤는데요... 어떤 분의 댓글보다 여유있게 3.8리터를 준비했었습니다. 그리고 중청 대피소까지 무려 1리터를 남기며 식수 관리를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중청 대피소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매점에서 생수 2리터 짜리를 구입하여 벌컥벌컥 마신 것입니다. 남은 생수를 빈 물통에 채우고 나서 저는 제 어깨를 괴롭히던 배낭을 훌훌 벗어버리고 대청봉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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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봉에 오르는 그 20분도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요? 배낭을 버리고 스틱만 쥔 채로 올랐을 뿐인데... 한 큐에 바로 오르지 못하겠더라구요. ㅠ.ㅠ 짧은 20분 동안 서너 번은 숨 고르려고 쉬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결국 대청봉에 올랐구요, 비교적 맑은 날씨였지만 시계가 별로 좋지 않아 대청봉에서는 감동적인 조망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을 때는 시계도 좋았고 무엇보다 제 컨디션이 좋아서 그랬는지, 감동적인 조망과 성취감이 쩔었는데요... 대청봉에서는 빨리 인증샷만 찍고 내려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습니다. 대청봉에 오르면 바람이 세서 다들 춥다고 하는데... 대청봉도 무더위에 찌는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대청봉에 대비하려 방풍 재킷을 챙겨간 제 자신이 한심해지더군요 -.-;;;) 대청봉에서 내려와 저는 중청대피소에서 첫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매점에서 햇반 2개를 구입하여 미리 준비해 간 롯데 장조림 캔, 오뚜기 고추참치 캔에 게 눈 감추듯 해치워버렸죠. 제가 장담하는데요... 제 인생에서 햇반을 가장 맛있게 먹은 건 그 이전도 아니고 이후도 아니고 바로 중청대피소에서 먹은 그 햇반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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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소청대피소에 내려가 물티슈 샤워를 해야겠다는 집념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소청대피소까지 내려가는 시간도 일단 한 시간 정도 필요하더군요. ㅠ.ㅠ 그나마 소청봉에서 계단을 타고 내려가는 길목에 풍광이 저를 6시간 산행의 고통에서 해방시켜주는 듯 했습니다. 유명한 등산 블로그에서 제가 설악산 후기를 가장 감명 깊게 본 장면이 바로 소청봉에서 내려갈 때 데크 계단에서 바라보는 풍광이었습니다. 삼면이 모두 화가가 그려 놓은 듯한 그 풍광... 한 시간 정도 주저 앉아서 한 없이 바라보고 싶더군요. 백패킹에 전혀 관심 없지만... 제가 만약 관심 있었다면 딱 그 데크 계단에 무대뽀로 텐트를 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대피소 자리 배정 시간이 지나가고 저는 후다닥 소청 대피소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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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 삼거리에서 소청대피소는 400미터 밖에 안되는데 왜 이리 멀게 느껴질까요? 그나마 보이지 않는 소청대피소가 전기 모터 소리로 청각적인 거리 판단이 가능해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더욱이 반가웠던 건 청각적으로 아직 50미터는 남았다고 판단했는데, 소청대피소가 갑자기 짜잔하고 나타난 것입니다. 유명 등산 블로거님들이 '소청호텔'이라고 평판이 자자했던 곳에 제가 직접 와보다니... 대청봉에 오른 것보다 솔직히 감동이 백배였습니다. ^^;; 저는 바로 자리를 배정 받고 탈의실에 들어가 물티슈로 온 몸을 처절하게 닦았습니다. 그리고 옷을 갈아 입으니 거짓말처럼 피로가 싸아~악 가시더군요. 제 문의 글에 어떤 분이 봉정암 사리탑에 가서 끝내주는 풍경을 바라보라고 조언해주셨는데요... 저는 이미 그렇게 할 체력과 정신력이 없었습니다. 초보자들께 감히 충고 드립니다. 주제파악하시고 본인과 어울리게 산행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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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그랬던가요? 소청대피소에서 일몰이 끝내준다구요? 저는 피로감이 가신 상태에서 그대로 바로 뻗어 자고 싶었지만... 그 놈의 소청대피소 일몰 때문에 잠을 이루지 않고 취사장 주변에서 얼쩡거렸습니다. 아직 일몰은 오랜 시간 남았지만, 내 자리에서 뻗으면 일몰을 못 보고 그대로 가버린다는 생각에 저녁식사도 마친 상태에서 계속 취사장 주변을 얼쩡거렸네요. 그날 소청대피소에 계셨던 산님한테 밥을 구걸이라도 하는 것처럼 오해 받을까봐 상당히 신경쓰였습니다. (당일 소청대피소에 묵었던 분들 계셨다면 저의 결백을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결국 일몰 시간까지 버티었고, 그 유명한 소청대피소 일몰을 지켜봤습니다. 솔직하게 고백하겠습니다. 제 설악산 1박2일 초행은... 소청대피소 일몰 하나로 모두 보상 받았습니다. 눈물나게 아름답더군요... 제가 딸 밖에 없는데요, 아들이 있다면 결혼하고 싶은 처녀에게 소청대피소에 가서 일몰을 바라보며 프로포즈하라고 충고하고 싶습니다. 제 20대 시절 유행하던 발라드를 들으며 일몰을 바라봤는데요... 마음 속으로 눈물을 백 번도 넘게 흘렸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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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근데 그 저주 받은 불면증! 제가 고소공포증 외에 컴플렉스가 하나 있는데요... 바로 불면증입니다. 잠자리가 바뀌면 절대 쉽게 잠들지 않구요, 자동차, 기차, 비행기 어떤 교통수단이건 절대 잠들지 않는 버릇이 있습니다. 일몰 감상을 끝내고 8시 30분에 소청대피소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 잠이 오지 않습니다. ㅠ.ㅠ 조용한 클래식, 발라드 곡을 이어폰으로 들으며 잠을 청했는데, 진짜 잠을 못자겠어요. 결국 저는 뜬 눈으로 밤을 새웠고, 오전 6시에 바로 하산을 개시했습니다. 문제는 불면으로 인한 하산이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극한 고통이 그날 시작되었습니다. 잠을 못 잤기에 피로가 하나도 풀리지 못해서 희운각 대피소까지 내려가는 하산 길은 제 인생에서 그냥 가장 힘든 고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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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저차해서 결국 희운각대피소까지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매점에서 햇반 2개를 구입하여 스팸과 볶음김치로 아침을 해결했습니다. 참, 지난 주 문의 글에 어떤 분이 공룡능선을 완주하지 못하더라도 신선대까지만 다녀오라고 말씀해주셨는데요... 마찬가지로 저 같은 초보자에게 감히 조언 드립니다. 공룡능선이 장난입니까? 그냥 본인 주제파악하시고 적당히 하세요. 체력이 남아돈다고 생각하시면 그때 도전하세요. ^^;; 아침식사도 해결했으니 이제 양폭대피소까지는 기운나겠지라고 착각했는데... 이번 산행에서 가장 힘들었던 구간이 바로 '희운각대피소-양폭대피소'였습니다. 솔직히 난이도가 심한 구간도 아니었는데요, 제가 잠을 못 이룬 탓일까요? 발걸음 하나하나가 무겁게 느껴지며 유달리 목도 마르고... 아, 이런 식으로 수십만원 기회비용을 날리며 헬기를 부르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헬기를 부를 수 없겠더군요. 희운각대피소-양폭대피소 구간은 나무로 덮여 있어 헬기가 뭘 할 수 없는 구간이었습니다. 저는 꾸역꾸역 참으며 식수를 최대한 조절하고 어렵게 내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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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양폭대피소는 나오지 않았지만 천당폭포가 드디어 나타나더군요. 이제 양폭대피소도 얼마 남지 않았고 양폭대피소에서 식수를 보충할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에 기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천당폭포를 지나고 천불동 계곡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싶더군요. 마침 뜸한 인적에 외국인 청년 커플이 지나가 인증샷을 부탁했습니다. 인증샷을 바로 마눌님께 보내니 마눌님 반응이 이렇습니다. "**이 아빠, 많이 지쳐보여요"~~~ -.-;; 우리 마눌님은 정확히 바라보더군요. 맞습니다. 저는 정말 지쳐 있었습니다. 지쳐 있었기에 천당폭포에서 양폭대피소도 겁나 멀어 보였습니다. 그리고 양폭대피소에서 비선대는 더욱 멀게 느껴지던구요. 어쨌든 저는 결국 비선대까지 도착했고... 비선대부터 소공원까지 평지 길이 얼마나 고마운 건지 하늘에 감사했습니다. ㅠ.ㅠ (평지에서는 정말 날아다닐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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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원 버스정류장에서 7-1번 버스를 타고 속초터미널까지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그 옆 모텔에서 샤워 대실하여 찌든 몸을 씻고 근처에 있는 우리순대국에서 순대국과 맥주 한 병으로 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초보자이고 폭염 속이라는 전제 조건이 있지만... 이번 산행은 군 복무 시절 유격훈련 이후 저한테 가장 육체적으로 큰 고통임이 분명했습니다. 제가 사회인 체육 활동으로 비교적 건강하고 단련된 몸인데요... 허세 없이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한여름 설악산 완주 정말 너무 힘듭니다. 괜한 허세로 섣불리 도전하지 마시구요, 준비된 상태로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저 같은 초보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되는 조언 감히 드리고자 합니다.

 

1. 잠자리 가리시는 불면증 환자 분... 지리산, 설악산 도전할 때 웬만하면 대피소 예약하지 마시고 무박 2일 산행하세요. 오히려 1박2일 산행은 배낭만 무겁게 하고 불면으로 인한 체력 비축은 전혀 없으며, 쓸데 없는 시간만 허비합니다. 저는 10월에 지리산 산행을 계획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장터목대피소 예약을 계획했다가 그냥 처음 처럼 무박2일로 도전하렵니다.

 

2. 배낭은 무조건 가볍게 하세요. 지난 번 지리산 무박2일 산행과 달리 이번에 도이터 Futura Vario 50+10 배낭을 메고 등반했는데요... 와, 배낭이 억누르는 무게가 제 피로도의 80%를 차지했습니다. 여기서 오해하지 마셔야 할 점이 도이터 Futura Vario 배낭은 정말 훌륭한 제품입니다. 단, 1박2일로 인해 불가피하게 사용하면서 내구성 극대화로 인한 무게감이 저한테 심한 피로를 유발했습니다. 앞으로 무박2일 산행은 기능성이 떨어져도 가벼운 노스페이스 재스퍼 35리터 배낭을 사용할 거예요.

 

3. 불필요한 행동식과 식재료 무리해서 챙기지 마세요. 저 같은 경우는 지난 번 지리산 무박산행과 이번 설악산 1박2일 산행에 충분히 행동식과 식재료를 챙겼는데요... 아무래도 여름철 산행이라 그런지 행동식은 거의 단 한 개도 먹지 않았으며, 식재료도 닥치는 대로 먹히지 않더라구요. 특히 비스킷이나 초콜릿처럼 달아 빠진 행동식은 목 마를 때 전혀 먹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스팸과 같은 느끼한 식재료도 식사할 때 제대로 먹히지 않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볶음김치, 고추참치, 장조림 캔 등 짠 통조림 음식을 추천하구요, 행동식은 진주햄 천하장사 소시지 같이 쉽게 넘어가는 간식을 추천합니다.

 

4. 저는 아직 초보자이기도 하고 금전적, 무게적 부담 때문에 코펠과 버너를 구입하지 않았는데요... 혹시 나홀로 산행족이시라면 코펠과 버너 없이 산행하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나홀로 산행이라면 위에 말씀 드린 통조림 캔으로 충분히 1박2일 식사 가능합니다. 코펠과 버너는 그 자체로 부담스런 무게가 되며, 세팅과 설거지 등 귀찮거리를 부여합니다. 실제로 희운각대피소에서 코펠과 버너를 짊어지고 오신 산님께서 아침식사 세팅 때 짜증내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그깟 라면과 삼겹살 별거 아닙니다. 저는 그 욕망을 탈출하기 위해서 등산 전날에 라면과 삼겹살을 먹고 왔습니다. 

 

폭염 속에 이번 설악산 산행은 단순한 등산이 아니라 앞으로 남은 제 인생에서 큰 의미를 부여한 것 같습니다. 너무너무 힘들었지만... 솔직히 이번 산행으로 산이 더 좋아졌구요, 초보자로서 올해 지리산과 설악산 산행이 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10년, 20년 건강한 등산을 위해 살을 더 빼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해지네요. 모든 등포 분들 건산, 안산, 즐산 하시구요, 어설프지만 앞으로도 산행후기로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 ^^

본 게시글은 작성자에 의해 2019-08-10 00:01:11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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