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에 귀가 떨어질뻔 하고, 2도 동상을 입었습니다.

동상이 무서운게, 영하 26도 칼바람에 노출되면 조금만 있어도 느낌이 없어져요. 

저도 동상 걸렸다는 생각은 못하고

비로봉 지나 주목 감시초소에 라면 먹으러 들어왔다가

바라클라바를 벗으려고 하니 이미 귀에서는 물집이 터지고 진물이 흐르고 있더군요.

워낙 춥기도 하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니

배낭에 우모복이며 하드쉘이며 들어있었는데도

중간에 설 엄두 엄두도 못내고 주목 감시초소에 와서야 겨우 우모복을 꺼내 입었네요.

바람소리 들으시라고 영상을.....

아마 이때 동상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스키고글은 아니라도 눈 전체를 커버하는 스포츠 고글을 썼었는데 습기가 성에가 되어서 얼어붙으니 앞이 잘 안보여서

쓸 재간이 없더군요. 다음엔 걍 스키고글을 쓰는걸로.

비로봉이 1,500m가 안되는데, 가민 인스팅트 워치는 주인님 기분좋으라고 1,576m로 표시해 주네요.

혐짤입니다. 간호사님이 너님 귀 상태좀 보시라고 찍어주신 사진. 동상 치료도 화상외과에서 하더군요. 

그나마 죽은 조직은 떼어내고 물집은 터뜨리고 세척해서 이정도 입니다.

2도 동상이라는데, 화상 입은것처럼 껍질도 벗겨지고 물집 생기고 진물이 흐릅니다.

매일 병원에 가서 돈 깨지고 있네요.

감사합니다. 다음엔 이런거 말고 성공한 산행기를 올리겠습니다.

PS 1) 아시는 분도 많을 거 같은데, 자차로 소백산 가시는 분들은 심심하게 출발점으로 되돌아 오지 마시고

'소백 내차를 부탁해' 서비스를 이용하시면 편리할 것 같습니다.

카카오톡 검색창에 '소백 내차를 부탁해' 라고 치시고, 상담원과 채팅으로 예약하시면 되구요.

어의곡-천동 차량이동 비용은 23,000원이었습니다. 아침에 어의곡 탐방지원센터에 차키를 맡기면 오후에 천동 탐방지원센터에서 차키를 찾는 식입니다.

PS2) 2018년 겨울에도 지금같은 혹한기에 연화봉-비로봉 능선을 갔던 적이 있는데, 그때는 최소한 귀는 아무 탈이 없었거든요.

아마, 그때 입었던 캡자켓의 스톰가드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캡자켓 입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퍼를 끝까지 올리면 머리가 ET처럼 되는게 웃기긴 한데, 

공작새 같던 스톰가드가 앞으로 모여지면서 밖에서 아무리 폭풍이 몰아쳐도 안에선 고요하게 있을수 있잖습니까.

이번에 입은 마무트 얼티메이트 후디는 모자 후드가 좀 짧은 것이 아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