뽐뿌

등산포럼 입니다.

등산, 트래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입니다.
지리산 무박화대종주 후기입니다! (사진 및 전체등산영상 포함, 21년 5월 2일) 45
분류: 산행후기
이름: 엉뚱또치


등록일: 2021-05-06 11:48
조회수: 4014 / 추천수: 44


01.jpg (614.1 KB)
02.jpg (450.1 KB)

More files(28)...


뽐뿌 가입은 오래전에 했지만 등산포럼에서는 자랑할 것도 없어서 그저 눈팅만 하면서 지냈는데, 무박화대종주도 간신히 성공했고, 또 많은 분들이 관심있어 하시는 것 같아 처음으로 글을 써 보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자랑할 거리가 없으면, 이글이 또 마지막일 수도 있겠네요~


원래 탐방로 개방 첫 날인 5월 1일에 가려고 했으나, 비 예보가 있어서 일요일에 갔는데, 뜻밖에도 여름이 다가오는 5월에 눈꽃과 상고대로 덮힌 지리산의 절경을 보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먼저, 저는 작년 가을 북한산 백운대를 몇년 만에 오르면서 힘들어 죽을뻔한 일반 등산인임을 밝힙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도 지리산 무박화대종주가 충분히 가능하실 겁니다. 단지, 코스를 잘 몰라서 막연히 두렵거나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며, 또 준비가 잘 안되어서 어려울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1. 체력 준비

지리산 무박화대종주를 위해서 저는 지난 두 달 동안 일주일에 하루는 꼭 한 두 개의 산을 올랐습니다. 예를 들면, 오전에 덕유산을 오르고 오후에는 계룡산을 오르는 식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보통 등산 거리는 약 25~30km, 10~12시간 정도를 등산하는 셈이 되더군요.

그리고 화대종주 일주일 전부터 등산은 쉬고, 종주 바로 전날에는 집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래서, 종주시에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 등산 준비물

저는 원래 몸에 열이 많고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라, 산에서는 식사도 안하고 갈증을 유발하는 음식도 먹지를 않고 오로지 음료수만 마십니다. 초코렛이나 양갱, 약과, 건과류 등등을 먹으면 갈증이 더 나서 물을 더 많이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나 요번에는 종주이니만큼 잘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고, 햄버거 두 개와 에너지바 2개, 에너지젤류 6봉지와 육포 2봉지, 양갱 2개, 포카리 스웨트 500ml 2병(평소에는 북한산에도 5병을 가지고 감)을 가지고 갔는데, 역시 다른 건 다 먹었는데, 에너지바 2개와 육포 2개, 양갱 2개는 못먹고 가져 내려왔습니다.


이번 화대종주에서 처음으로 에너지젤류를 먹어 봤는데, 물론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겠지만, 이걸 무조건 과신하고 평소에 없었던 힘과 체력이 마구 솟아 난다고 생각하면 절대 안될 것 같습니다. 일단, 기본 체력과 근력이 먼저 뒷받침이 되어야 이런 에너지젤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지리산은 식수공급이 쉬워서 마실 물은 크게 걱정 안해도 된다고 알려진 점 때문에, 오히려 자칫하면 식수 준비를 소홀히 할 수 있는 위험이 있겠더군요. 천왕봉에 오를 때는 500ml 식수 한 병이 있었지만(가지고 온 두 병은 모두 마시고, 장터목대피소에서 한 병 구입), 천왕봉에 오르면서 생긴 갈증과 천왕봉에서 내려 오면서는 점점 지대가 낮아지고 또 해가 뜨면서 더워지기 시작한데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하산길이 아니라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는 길이어서 도중에 가지고 있던 물을 거의 다 마셔 버렸습니다.

급하면 산에 쌓인 눈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날씨가 더운 여름에는 매우 곤란할 것 같습니다. 천왕산에서 하산하면서 간간이 보이는 치밭목 대피소가 꽤 멀게 느껴지고 유평마을까지는 등산객들도 만나기 쉽지 않은 구간입니다. 

식수 공급받을 곳이 다른 산에 비해 여러 곳 있고, 베낭의 무게를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지리산의 특성상 물을 1000~1500ml 정도는 꼭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3. 날씨 

제가 종주한 날 새벽은 안개가 상당했습니다. 이날 성산재에서 등산을 시작하신 분은 아실 겁니다. 안개 때문에 바로 앞이 안보이더군요. 이날은 전날 비가 와서 그런지 바람도 많이 불고, 추운 날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긴팔 티셔츠에 얇은 바지, 장갑도 없는 맨손에 모자도 없이, 마치 여름처럼 등산하였고 추운지도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임걸령 샘터 물맛이 좋다고 해서 아무 생각없이 맨손으로 물을 받아 마신후, 한동안은 물 묻었던 오른 손이 동상에 걸릴 것 같이 감각이 없어지고 시려서 무척 힘들었습니다. 물론 잠깐 쉴 때는 잠바를 입었는데, 5월이라고 잠바도 안가져왔다면 대피소 화장실이 아니라면 체온유지를 위해서라도 오전중에는 절대 쉴 수가 없었을 겁니다. 화장실은 동파방지를 위해서 히터가 켜져 있어 따뜻했습니다. 체질과 날씨에 상관없이, 또 베낭의 무게를 가급적 줄여야 하더라도 우의와 얇은 보온의류라도 꼭 챙겨야겠다는 점을 요번 종주에서 느꼈습니다.

 

  

4. 종주시 위험요소들

 

옷과 먹을것, 그리고 물에 더해서 핸드폰 보조배터리가 꼭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폰 배터리가 조금 빨리 소모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길을 잃었을 때가 아니면 폰으로 지도를 보지 않으며 각종 인증도 하지 않으며, 풍경이나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지도 않습니다.(오로지 영상만 촬영) 저와는 달리 등산시 폰을 자주 사용하신다면, 보조배터리는 필수적으로 챙겨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치밭목 대피소와 유평마을까지 중간의 넓은 지역에서 전화가 전혀 되지를 않습니다. 치밭목 대피소에서 어느 정도 내려온 후에 지인에게 마중과 관련된 연락을 하려고 하니, 안되더군요. 만약 오후 늦게 하산하던 중에 혹시라도 길을 잃거나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매우 난처할 것 같으니, 특히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치밭목 대피소에서 하산하면서 매우 특이한 경험을 했습니다. 끝도 없이 가다 보니까 어서 유평마을에 도착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먼 곳을 보면서 걷다보니, 산길 저 아래에 마치 마을이 있는 것 같은 신기루가 보였습니다. 오오~ 이제 다 왔구나 싶은데, 내려가 보면 마을이 아니었습니다. 그정도로 생각보다 긴 하산 구간이니, 여분의 체력과 마음의 준비, 비상식량, 헤드랜턴 배터리까지 갖고 있어야 편하게 하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안내산학회를 통해 무박화대종주를 시도하시는 분은 버스 시간이 촉박하고 더구나 대원사 주차장까지 내려가야 하니, 고통스러운 하산길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허리와 무릎이 아파도 급히 가야 합니다. 저를 힘겹게 추월하면서 하산하는 한 남자분은 정말 욕을 하는건지, 하여튼 투덜거리면서 내려가시더군요. 그분의 베낭에는 녹색 물병이 있었는데, 한참 내려가 보니 그 물병이 땅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얼마나 급히 내려갔는지 짐작이 갑니다.

 


5. 종주시 특히 힘든 구간 

무박화대종주 구간 중에서 힘들다고 생각하는 구간들에 대해서는 다들 의견이 다양합니다. 코를 땅에 박고 오를만큼 힘들다고 하는 코재를 깜깜한 밤에 올라서 그런지, 그렇게 힘들다고는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초반 오버페이스는 조심해야 할 것 같구요. 

연하천에서 세석까지도 그렇고, 장터목대피소에서 천왕봉 오르는 구간도 힘들다고 하는데, 구간도 짧을 뿐만 아니라 높은 봉우리를 오른다고 생각하니 예상보다 그렇게 힘들지는 않더군요.


저는 역시 많은 사람들이 꼽은 것처럼 천왕봉에서 치밭목대피소를 지나 유평마을까지의 구간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하산길이라고 하면, 이제는 편히 내려가야 하는 것을 상상하는데, 이 구간은 천왕봉까지 오면서 바닥나 버린 체력과 이제 하산한다는 생각에 조금은 긴장을 풀고 느슨해지는 상황에서, 뜻밖에도 오르고 내림을 수없이 반복하는 매우 긴 구간이라 여기서 고통과 좌절감을 느끼게 되어, 더욱 힘들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길이 어떤 길인지를 미리 알고 있다면 좀 덜 힘들게, 그리고 두렵지 않게 갈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길이 어떤 코스인지, 또 언제 끝날지 모르니까, 힘들고 두려울 뿐이라고 저는 재차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럼, 이제 사진으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6. 사진

2021년 5월 2일 오전 1시가 되기 전에, 화엄사에 도착했습니다.


01.jpg





제가 등산하기 전날에는 화엄사 등산로를 오전 3시부터 개방시켰다고 하는데요.

그 다음날인 이날은 차단기만 내려져 있는 상태이고 별다른 제지는 없었습니다.

만약, 앞으로 화엄사에서 오전 3시에 입장시킨다고 해도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제가 간 이날은 개방 둘째날이었고 일요일이어서, 사람들이 많아 앞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장터목대피소에 오후 1시에 도착했고, 천왕봉 정상까지는 45분 걸렸습니다.

평일이라면 조금 빠른 속도로 진행 가능할 것 같습니다.

02.jpg





무넹기를 지나면 곧 성삼재에서 오는 산객들과 만나게 되는데, 여러 개의 헤드랜턴 불빛들이 매우 반가웠습니다. 

03.jpg





노고단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면 노란 노고단고개의 LED 불빛이 보이는데, 3시 40분 정도에 도착했습니다. 

04.jpg

 

05.jpg

 

06.jpg

 

07.jpg

 

08.jpg

 

09.jpg

 

10.jpg

 

11.jpg

 

12.jpg

 

13.jpg

 

14.jpg

 

15.jpg





천왕봉에 오르면서 뒤돌아보니, 지금까지 왔던 길들이 보이는군요.

정상부분에서 보니 점점 구름이 걷히면서 놀라운 풍경들을 보여주고 있네요.  

16.jpg

 

17.jpg

 

18.jpg

 

19.jpg

 

21.jpg

 

22.jpg





천왕봉에서 대원사쪽으로 나가는 방향의 전망입니다.

 

23.jpg





저멀리 아주 작게 치밭목 대피소가 보입니다.  

24.jpg

 

25.jpg





써리봉에서 뒤돌아본 천왕봉과 중봉의 모습입니다.  

26.jpg





이제 치밭목 대피소가 제대로 보이는데, 오른쪽에 보이는 봉우리쪽으로 돌아서 가기 때문에 생각보다도 꽤 오래 걸립니다.

20.jpg





 

새벽에 화엄사 구간부터 많은 일반 등산객들이 빠르게 걷거나 뛰어서 정신없던 오전의 상황들과는 달리, 천왕봉에서 대원사까지의 하산길에서 만난 등산객은 저를 앞질러간 2분 뿐이었고, 전화불통 문제로 대원사 앞에서 마중나올 지인을 기다리느라 7시가 넘어서까지 있었는데, 그때까지 하산하는 등산객이나 차량은 전혀 없었던 것 같습니다. 27.jpg

 





유평마을로 가는 길에 조금 헤맬 수 있는 곳들에는 이렇게 빨간색 화살표가 진행방향을 알려주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8.jpg





드디어 유평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저를 향해 짖는 강아지가 아주 반가웠습니다. 

29.jpg

 

30.jpg

 




7. 전체등산영상

이것으로 저의 지리산 무박화대종주 후기를 마칩니다.

그리고, 무박화대종주 전체등산영상을 올려 드리니, 준비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주 긴 영상이니, 궁금한 구간만 짧게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8. 구간별 저의 소요 시간

나의 지리산 지도2.jpg

 

 

 

 

본 게시글은 작성자에 의해 2021-05-06 11:53:28에 최종 수정되었습니다. (1회)


추천 44

다른 의견 0

다른의견 0 추천 0 팔라딘해머돌려기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엉뚱또치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별똥천사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엉뚱또치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이태리타월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엉뚱또치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운백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엉뚱또치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북새서포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엉뚱또치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소슬바라미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엉뚱또치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밥파고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엉뚱또치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동탄거북이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엉뚱또치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푼수띠기남편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엉뚱또치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물과병
2021-05-06

다른의견 0 추천 0 엉뚱또치
2021-05-06
1 2 3
  • 욕설, 모욕적인 표현 등 상처줄 수 있는 댓글은 삼가주세요.
이모티콘 사진  익명요구    다른의견   
△ 이전글▽ 다음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