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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어쩌면 이 생의 마지막 무박화대일 듯 103
분류: 산행후기
이름: 나영화


등록일: 2021-05-09 09:10
조회수: 11355 / 추천수: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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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보니 무모하게 '' 갔다왔어요. 

다친 곳 없이 이른 아침에 거뜬하게 일어났으니 '잘' 갔다온거죠 ^^

(비타민 C 1000mg 한알 먹고 왔어요 ---)


무박화대, 올해 또 이렇게 숙제 하나를 마칩니다.

최근 몇해 동안 가지 못했던 길이라 몸이 견딜지 계속 걱정이었어요. 

수영도 못하고 자전거도 못타고. 겨우 뒷동산이나 왔다갔다.

그래서 버스가 출발하면서도 '여차하면 중산리로 중탈하자'는 마음가짐이었어요.

 

버스는 화엄사 주차장에 2:10분에 저희를 내려주었지만 먼저 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서성입니다.

심지어 화장실에 들어가 기다리는 분들도 있고.

화엄사입구:국립공원공단 직원들이 지킵니다. 

'노고단 고개 3시 통과는 노고단대피소에 숙박한 사람들 기준이다'고 명확하게 정의를 내려주셨어요.

 

저희는 2:55분에 출발할 수 있었어요. 

평소 2:30분 정도에 출발했는데, 이 30분 차이가 이후 계속 꼬리를 물고 마음을 다급하게 만들었어요.

화대종주를 하면서 어느 곳에서 얼마나 쉬고, 어디에서 식사나 간식을 먹을지 시간 계획이 있는데 맞지 않는거죠.

천왕봉-중봉 13시 cut-off를 통과하려면 무조건 10시간 이내에 천왕봉을 가야합니다. 

트레일러닝을 하시는 분들이나 종주팀의 1그룹 외에는 쉽지 않은 시간이죠.

저도 앞으로 이런 이동시간으로 화대종주를 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어쩌면 이번 생 마지막 무박화대일 수도 있어요 ㅜㅜ

 

그나마 시간 내에 종주를 마칠 수 있었던 주변 요소라면

  1.   선선한 날씨 (해뜨기 전까지만)
  2.   능선 위 적은 산객들 
  3.   배낭 무게(5Kg 정도). 
    1. 2 x 500ml 생수
    2. 1 x 게토레이 (520ml)
    3. 4 x 주먹밥
    4. 2 x 패티 뺀 와퍼
    5. 3 x 단백질
    6. 구급킷과 비타민, 포도당, 아스피린, 근육이완제 -_-;;
    7. 고어텍스 자켓
    8. 보조배터리(이게 무게를 많이 잡아 먹어요)
    9. 폰과 지갑
  4.   온갖 약품들 ^^
  5.   치밭목-유평 구간 중 무제치기 폭포 주변까지 깔끔해진 길 

 

그리고 네거티브한 점은,

  1.   바람이 약해 더웠다
  2.   낮에 서쪽부터 몰려드는 황사
  3.   최근 운동부족으로 인한 저질 체력 

결국 겨우 13시 10분 전에 천왕봉을 통과합니다. 

체력이 바닥났기에 마음은 중산리로 일찌감치 향했는데 몸은 중봉으로 들어섭니다.

신기하게 천왕봉만 내려서면 여차저차 몸이 다시 살아났던 걸 기억합니다. 

하지만 중봉, 써리봉 오르막들이 사람 다시 피곤하게 만들죠.

여기만 지나면 한동안 내리막입니다(아 작은 애들 몇 더 있어요).

 

치밭목에서 충분히 쉴 수가 있습니다. 

오후 2시 무렵에 도착했으나 

이후 구간은 시간 계산이 가능해서 버스 출발 전에 도착해서 식사도 가능하거든요.

등산화 벗어 발 숨 좀 트여주고 몸 스트레칭도 하면서 여유를 부를 수 있었어요.

치밭목부터 3H정도 여유있게 잡고 움직여도 됩니다. 

그런데 대피소부터 무제치기 근처까지 길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더군요.

꿀~이죠.

 

뭐 그 다음부터는 다들 아시는 곳입니다. 

올때마다 욕하는 구간, 

'여자친구와 산에 가고 싶어요'라는 질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그곳.

 

다행히 이 구간을 앞서거니 뒷서거나 하는 분들이 있어서 무사히 잘 지나갔어요.

그렇게  유평에 도착하니 16시가 조금 넘었더군요. 

화엄사-천왕봉 구간에서 30분을 만회하기 위해 살짝 무리를 했고, 

치밭목 탈출하면서 시간을 벌 수 있었어요. 

그리고 준비해간 여러가지 약물들이 도움이 되었는지 무릎과 다리 근육이 별탈이 없었어요 ^^

 

이날 함께 이동한 28인승 버스에서 9명이 화대에 들어섰고 나머지는 청중종주를 나섰어요.

결국 화대는 3명 실패했고, 청중에서도 몇명 중탈이나 시간초과를 했더군요.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30분 차이로 인해 시간 배분이 힘들었을거에요.


황사가 심해지기 전 찍은 사진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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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엄사 입구, 공단 직원들이 입구를 통제합니다. 

30분 넘게 대기하다가 02:55에 입구를 통과합니다. 

이날 40~50명 가량 출발했지만 몇명이나 시간 내에 들어왔을지 궁금합니다.  

18시 저희 버스가 출발할 때 소막골 주차장에는 몇명 보이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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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고단 대피소, 새벽식사, 패티 뺀 버거와 이번 길 새롭게 준비해본 약물.  

근육 피로가 없는걸 보면 제 몫을 충분히 한 듯 해요. 멘트는 주문하면 넣어줍니다 ^^ 

노고단에서 1개, 선비샘에서 1개, 중봉에서 1개 마셨어요.

간단히 식사하고 4시 40분쯤에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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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라면 삼도봉이나 토끼봉에서 일출을 보는데  노고단 고개에서 이미 여명이 밝아옵니다. ㅜㅜ

해 뜨기전 선선할 때 최대한 많이 가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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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임걸령 가기 전 철쭉 많은 곳에서 주변이 훤해진걸 봤어요. 

아직까지는 황사가 없어 하늘이 맑습니다.  

임걸령, 아직 생수 2개가 그대로 있기 때문에 식수 보충없이 지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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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봉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해가 떠있고 바람마저 약해서 슬슬 더워지기 시작합니다.

산에서 이동중에 KF80과 버프를 계속 쓰고 있기 때문에 더 더웠어요. 

뒤는 아직 한번도 못 올라본 반야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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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하천, 아침식사하던 곳인데 어제는 시간이 맞지 않아 1Km 전 길가에서 주먹밥을 먹었어요.

연하천에서는 식수만 보충하고 바로 이동합니다. 07:40분쯤 출발

전 견디기 힘든 일들이 많았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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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소령, 이곳에 와서야 등산화를 벗고 제대로 쉽니다. 와이프님이 만들어 주신 주먹밥과 단백질, 비타민, 포도당.

이것저것 먹을만한 건 다 먹어줍니다. 이제부터 세석까지는 쉬지 않고 이동해야 하거든요. 

3.5시간 이내에 장터목에 가야 cut-off를 통과할 수 있어요. 

08:40분쯤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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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비샘, 물 잘 나옵니다. 식수 보충하면서 단백질, 비타민, 포도당, 이온음료 한모금 등등 

09:20분쯤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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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 뻗고 휴식을 취하던 세석대피소, 그냥 패스합니다.

10:40분쯤. 

살짝 여유가 생깁니다. 앞으로 1시간이면 장터목, 2시간이면 천왕봉 가겠구나.

하지만 몸이 천근만근입니다. 

세석은 여유롭네요 저는 욕이 나오는데.

 

사진속의 저 여자분은 노고단부터 유평을 지날 때까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셨는데 정말 잘 걷습니다.

조리뽕 형님의 형수님을 보는 듯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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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한 장터목, 11:45분쯤 도착

결국 시간 내에 들어왔네요. 야호대신 욕이 나옵니다.

대피소에서는 물과 햇반만 판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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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석봉을 오르는 길, 머리 위는 파란색 하늘이지만 서쪽 반야봉은 황사에 희미해져 갑니다.

이날 천왕봉에서 덕유산이 안 보였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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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을 12:50분쯤 지나서 여유가 생긴 덕분에 여유롭게 내려갔어요. 아 올라내려갔어요. 망할

그늘에서 신발도 벗고 단백질도 마셔가면서. 

탈출길이 12Km쯤 되지만 절반 이상은 쉽게 걸을 수 있는 구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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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식시간 포함하여 13시간 9분 걸렸다네요.

앞으로는 이렇게 못 움직일거에요.

더 추운 날씨가 아니라면.

 

오늘은 황사가 없는 좋은 날씨가 될거래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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