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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지리산 무박 화대종주 이후에
1년 여를 준비한 설악산 무박종주를 하기 위해서
어제 오후에 동서울을 거쳐서 강원도 인제로 이동을 했습니다.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펜션에 베이스캠프?를 마련하고 산행계획을 점검 합니다.
(뭔가 거창하군요.ㅋㅋ 그냥 새벽에 출발 직전까지 잠을 자기위한 용도인데...ㅋㅋ)
마치 올림픽에 출전하는 마라톤 선수가 사전에 코스를 답사하고 생체리듬을 경기 당일에 맞추는 것처럼
어디까지는 몇시에 도착을 해야하며, 평균속도는 최소한 2km/h 이상을 유지해야 하며
음식물 섭취시간, 섭취량, 수분보충 계획까지 꼼꼼하게 점검을 하며 밤이 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입산가능 시각은 새벽 3시인데 21시 넘어서까지 잠이 오질 않았습니다.
"아! 큰일이다. 한시간이라도 자야 하는데..."
그러던 중 9시 뉴스를 보면서 다음날 날씨를 한 번 더 점검 하는데
기상청(웬만하면 기상청 욕 안하는데... 이번에는 좀 해야겠네요... 이런 시러베!#$!@$%@!#@#)의 예보가
낮에 확인한 것과 다르더군요. "이런 젠장~~~ 망했다."
다음날 비가 온다고 합니다.
강수확률은 60%, 예상강수량은 시간당 1mm내외라고 하는데 전체코스의 1/3은 비와 함께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더군요.
"아!~ 망했다."
비예보가 없었기에 스패츠도, 우의도 안가져 왔는데... 바람막이도 시원찮은데...
"이걸 올라가야 되냐? 말아야 되냐?"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일주일 미룬 것이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다음주면 장마가 시작될텐데... 이를 어쩌나?
올라가? 포기해?
근심반, 걱정반인 상태에서 잠을 청했는데 자정이 다 되어서 선잠에 들었다가
2시30분 쯤 잠에서 깼네요.
출발을 하려면 30분 안으로 결정을 해서 출발해야 하는데... 이를 어쩌나?
짐을 대충 꾸려놓고 등산로 입구에 나와 하늘을 보며 고민을 했습니다.
용기와 무모함의 차이는 백지 한 장 차이인데...
올라가? 들어가서 자?
휴...
분명 도화지 뷰로 인해 산 그림자와 풍경은 감상도 못하고 사진은 한장도 못 건지고 안개속을 헤매다가 내려올텐데...
생각보다 비가 많이 내리면 완주는 커녕 중탈해야 할 것이고 지리산과는 코스의 난이도 자체가 다르고 위험한 구간도 제법 많은데...
온갖 핑계를 가져다가 붙이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 합니다.
반면 한편에서는
아! 어떻게 준비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시작도 해보지도 않고 포기를 하냐고?
오늘 못하면 여기를 언제 또 오냐고?
10분 사이에 생각이 열두번도 더 바뀝니다.
출발시간이 더 늦어지면 완주는 커녕 100% 중탈이야!
얼른 결정해!!!
휴...
3시 30분이 넘어서
그렇게... 결국은 포기하고
펜션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고
7시에 일어나 어제 왔던길을 되짚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용기를 냈어야 했나? 아! 너무 쉬운 포기였나?
아쉬운 마음에 하루종일 마음 한쪽이 허~합니다그려...
언제 다시갈지? 올해 다시 갈 수 있을지?
내년에 가야할지? 평생 다시 도전할 수 있을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오늘의 결론!!!
기상청놈들... 개깪끼들...ㅠㅠ
저는 용기가 부족했던 것일까요?
현명한 판단을 했던 것일까요?
흐규흐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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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말이 있죠 "산은 어디 가지 않는다"
고생하셨어요 ^^
그래도 아쉬움이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