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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대종주 역주행 대화종주, 하얗게 불태우다 못해 장렬히 산화하고 왔습니다 35
분류: 산행후기
이름: 불친절한독거노인


등록일: 2022-09-25 10:31
조회수: 6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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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 안내산악회를 이용해서 화대종주 역주행 버전인 대화종주를 다녀 왔습니다.

보통은 화대종주를 하면 15~16시간이 주어진다고 하는데, 이번 대장님을 잘 만난건지 16시간 반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 같이 멋모르고 무식하게 도전했던 등린이들이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습니다.

2주전에 육구종주를 다녀와서 잘 하면 나도 화대종주 할 수 있을거 같은데라는 마음으로 도전했는데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살과 뼈를 갈아 넣어서 간신히 숨만 쉬면서 돌아 왔습니다.

버스에서 같이 출발했던 24명(대장님 한분 빼고) 중 9명이 돌아오지 못하셨더군요. 대장님 이야기로는 보통은 3~4명정도가 돌아오지 못하는데 이번에는 기록적으로 많았다고 하더군요.

 

산행 기록을 잠깐 복귀해 보면 2시에 대원사에서 출발해서 5시 50분쯤에 중봉에 도착했습니다. 바람이 엄청 불어서 치밭 대피소에서는 화장실만 잠깐 이용하고 계속 산행을 했습니다. 이미 대원사 하산길 산행을 한번 해 봐서 그런데로 길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새벽에 대원사 너덜지대 통과는 쉽지 않더군요. 그래도 중봉까지 가는 길에 뒤돌아 본 풍경에서 오늘 일출 정말 장관일 것 같은 예감을 보여주더군요. 어떻게든 중봉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서 없는 기력 짜 내서 달렸습니다.

그리고 막상 중봉에 도착하니 아직 일출이 시작 안되서 욕심을 더 부려서 천왕봉으로 향했는데 천왕봉에 6시 10분 도착했고 해가 지평선 위로 올라온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하늘은 엄청 이뻐서 감동이었습니다. 중봉에는 그 이른 시간부터 비닐로 덮고 버너 이용해서 뭔가를 끓이고 계시는 아주머니들이 점령하고 계셔서 천왕봉으로 빠르게 이동했는데, 덕분에 천왕봉에서 약간 늦은 일출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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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에서 7시쯤에나 도착할걸로 예상했었는데 생각보다 일찍 도착해서 기분이 좋아서 장터목 대피소에서 여유부리면서 아침 먹고 대충 정비하고 출발 했습니다. 이때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체온 조절 때문에 오래 버틸 수는 없었습니다. 

장터목, 세석 대피소 구간까지가 이번 산행에서 제일 만족스러운 구간이었습니다. 이 구간은 아무래도 몇번 다녀 봐서 길도 익고 아침이라 햇빛이 너무 이뻤습니다. 

장터목, 세석(8시 20분 도착), 벽소령(10시 50분)까지는 제가 생각했던 속도로 이동해서 이번 종주도 여유 있겠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걸었습니다. 벽소령부터는 성중종주 하시는 분들과 많이 마주쳐서 길 비켜주는 여유까지 부리면서 이동을 합니다. 그리고 종주 날씨가 너무 좋아서 풍경 구경도 하면서 오늘 같은 날 날씨까지 바쳐주니 더 이상 완벽한 종주는 없겠구나 생각하면서 행복감에 젖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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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연하천 대피소에서 12시 10분에 도착을 했는데, 제 앞에 가시는 분의 핸드폰에서 지금까지 주행 구간이 20킬로이고 평속 2킬로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내가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제가 시간 계산을 잘못한게 연하천 대피소에서 화개재 구간 거리를 1시간만에 주파할 수 있다고 생각한거였습니다.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예전 성중종주할 때 이 구간이 미치도록 길고 힘들게 느껴졌었다는걸 까맣게 잊어 버리고 있었습니다. 아니 너무 힘들어서 기억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때 정신이 번쩍 들면서 내가 그동안 여유 부렸던거 후회하면서 속도를 내기 시작했는데, 이때는 이미 체력이 고갈되기 시작한 때라 속도가 나질 않더군요. 조금만 오르막이 나오면 숨이 차서 한번 다 치고 오르지를 못하더군요. 게다가 시간에 쫓기니까 배는 고픈데 뭘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먹을려고 앉으면 다시 못 일어설것 같고 게다가 먹는 시간 10분, 15분 소비하는 것도 아껴야 될 판이서 그냥 간식 가지고 간거만 조금씩 먹으면서 최대한 체력을 쥐어짜서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만나는 마의 구간 화개재 데크. 여긴 정말 말이 필요 없더군요. 화개재 데크 구간이 이렇게 길고 가파른지 처음 알았습니다. 이 계단길은 항상 내려가는데만 이용해 봤지 꺼꾸로 올라가 본적은 없었는데, 이번에 정말 입에서 욕이 저절로 나오더군요. 체력도 고갈되고 배도 고픈데 계단이 끝이나질 않습니다. 계단 오르면서 몇번을 쉬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계단 이후로는 노고단까지 가는데 조금만 오르막이 나오면 한번에 다 치고 오르질 못하더군요. 아마 이때부터 중탈을 할 것 같은 예감이 계속 들었습니다. 노고단까지 가면 성삼재로 탈출 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버텼습니다. 

 

노고단에 3시 30분에 도착을 했을 때는 남은 체력은 거의 없고 악만 남아서 다른분들이 이야기 하던 것처럼 다시는 지리산 화대종주 쳐다도 안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노고단에서 그나마 김밥 반줄 먹고 정신을 좀 차렸습니다. 그런데 정신 차린게 아니고 화엄사 내려가는 길 못찾아서 다시 20분동안 알바하고 눈물 흘리면서 뛰기 시작했습니다. 화엄사 계단길은 무릎 작살 나더라도 일단 버스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 거의 달려가다시피 했습니다. 아마 남은 인생동안 쓸 연골 여기서 다 써버린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무릎 너무 아픈데 시간상 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화엄사에 5시 20분에 도착했습니다. 막상 화엄사에 도착하고 기쁜것보다는 힘들고 목말라서 어디 눕고 싶더군요. 그래도 버스정류장까지 다시 걸어가야되서 유체이탈 상태로 한 30분 걸었네요. 그리고 간신히 16시간만에 대망의 대화종주를 끝냈습니다. ㅠㅠ 아마 한동안 종주는 안할거 같습니다. 이 글 작성하고 있는 지금도 어디 앉을 때 입에서 신음소리 나옵니다.

 

막상 끝내고 나니 인생에 딱 한번만 해볼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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