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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산타는거북이입니다.
어제는 지리산 성중종주를 다녀왔습니다. 성삼재-중산리까지 약 33km를 무박으로 운행하는 코스인데요. 장거리 산행이다보니까 당일의 컨디션, 배낭의 무게, 페이스의 조절 등을 좀 세밀하게 신경을 쓰고 산행을 해야 합니다. 처음에 성삼재에서 시작을 하다보니 난이도가 천왕봉 방향으로 갈수록 높아져 초반의 페이스를 너무 올려 진행을 하다보면 나중에 세석쯤에서부터는 아주아주 힘든 산행을 할 수가 있습니다.
죽전정류장
죽전정류장에서 10:45분 버스를 기다리다가 갑자기 소스라치게 놀랍니다. 오 마이 갓~ 스틱을 빼먹고 왔네요.!!! 집으로 돌아가 가져올 수도 없고 갑자기 오늘 종주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이대로 불안감이 최고조인 상태로 버스에 탑승을 하게 되었네요. 요즘 짧은 거리는 스틱없이 다녔더니 깜빡해버렸네요.
버스끝에 타서 잠잘 준비를 하니 뒤에 계시던 아저씨3인방 분들이 아는 척을 해주시네요. 지리산 가냐고, 종주는 많이 해봤냐고, 본인들은 반야봉까지 들를껀데, 반야봉 갈꺼냐고. 저는 웃으면서 아직 결정 못 했다고 하고 속으로 반야봉도 한 번 가볼까? 100명산 인증도 해야 되는데..
성삼재
버스에서 꾸벅꾸벅 졸다깨다를 반복하는 사이에 휴게소 한 번 들르고 성삼재 휴게소에 도착을 합니다. 한 4대 정도의 버스가 도착을 해서 산행객들이 준비를 마치고 하나, 둘 떠나기 시작을 합니다. 대부분 다 성중종주를 하는 사람들이겠지요.
노고단 대피소
노고단 대피소는 사진한장 찍고 바로 언덕으로 향합니다. 화대종주 같았으면 여기에서 쉬면서 영양도 보충을 할텐데, 오늘은 굳이 그럴필요 없죠.
노고단 언덕으로 향하는 돌길도 참 가파르고 힘들지요.
실질적인 종주의 출발점 노고단 고개
여기에서부터 반야봉 갈림길은 노루목까지는 길이 참 쉽습니다. 빠른 사람들 틈에 섞여서 저도 빠르게 진행을 합니다. 이 사람들은 반야봉 갈림길에 들어서면서부터 좀 흩어지게 되는데, 그 전까지는 줄지어서 이동을 합니다.
노루목
반야봉의 갈림길이 있는 곳이 노루목 이었네요. ㅎㅎ 여기에서 잠시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반야봉에 가서 인증을 하고 다시 종주를 이어갈지 아니면 아니면 그대로 능선을 탈지... 반야봉은 가파르고 길고 높아서 잘못하면 후반부에 끔찍하게 퍼질수도 있다. 아니다 반야봉에 들러도 14시간 안에는 중산리에 편안히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고민,,, 잠시후에 버스에서 본 3인방 아저씨들이 도착을 해서 " 반야봉 갈꺼에요?"하고 물으니 저도 모르게 "네"하고 대답을 합니다. ㅋㅋ
반야봉
반야봉에 도착을 하니 먼저 간 3인방 아저씨들이 인증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 말고도 꽤 많은 분들이 반야봉으로 올라오고 계시더라구요. 저도 순서를 기다려서 은근슬쩍 인증을 합니다. 3인방 아저씨들은 벌써 뛰어서 내려가네요.
반야봉 정상에서
달이 떠 있네요.
블랙야크 인증
일출이 시작되려나 본데, 마음이 급해서 기다릴 수가 없네요. 후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뒤에 오시던 분께 들어보니, 일출이 환상적으로 좋았다고 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오늘 전체적인 날씨나 조망으로 봤을때는 완전 대박이었겠죠. 날씨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요.
삼도봉
삼도봉 내려가는 계단
토끼봉
토끼봉을 올라오면서 힘이 많이 빠지는데, 아마도 여기서부터 종주가 힘들어 지는 것 같아요. 이곳과 나중에 세석가기전 영신봉, 촛대봉 그리고 마지막 천왕봉 올라갈 때는 아주아주 힘들 상태로 올라가게 되죠. 여하간 그 시작은 토끼봉인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 3인방 아저씨들을 만났는데, 식사를 하고 가신다고 하시더라구요. 이 이후로는 이분들을 더 이상 볼 수 없었습니다.
걷기 좋은 능선길
갑자기 산이 환해지더니 햇살이 비춥니다. 근데 햇살은 내리쬐는데, 안개가 많이 껴있어서 그런지 온통 환하고 하얀색 뿐이네요. 생각해보면 지리산에서 무박종주를 할 때 날씨가 좋았던 적이 한버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대부분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렸죠.
마지막 긴 계단을 내려가면 연하천 대피소가 나옵니다.
대피소에서는 바로 화장실 들러서 물만 한 통 받아서 출발을 합니다.
다음 경유지인 벽소령 대피소로 향합니다. 천왕봉은 15km.. 벽소령 대피소를 지나면 힘이 많이 빠지겠죠? 스틱이 없어서 그런지 허벅지와 무릎에 부담이 심해지는 것 같네요.
공사중인 벽소령 대피소
연하천과 벽소령 세석까지는 하늘이 그나마 좀 열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안개가 많이 껴있네요. 이제 절반정도 진행을 한 것 같습니다. 벽소령에서부터 세석방향으로 약 1km정도는 거의 평지로 진행을 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낙석이 있는 곳은 이렇게 정비를 잘 해놨네요.
벽소령 방향
그나마 잠깐 맑아 졌을때 한 장 찍었습니다.
아때부터는 지치기 시작하네요. 갈길이 먼데... 아마도 반야봉에 급하게 올라갔던 것이 문제가 되는 것 같네요. 스틱도 없구요.
연하천부터 세석대피소까지는 하늘이 그나마 좀 맑아졌던 것 같네요.
칠불봉
세석1.9km, 천왕봉7km... 그래도 많이 왔습니다.
---------------칠불봉이 아니라--------------칠선봉이네요. ㅎㅎ-------------------------------------------------------------------------------------
앞에보이는 암봉 뒤로 있는 영신봉만 넘으면 세석입니다.
후덜덜한 계단
정말 지치죠. ㅎㅎ
영신봉 도착
이제부터 촛대봉과 천왕봉은 굴러서라도 갈 수 있을 것 같죠. ㅎㅎㅎㅎ
여기서보니 촛대봉이 엄청 높아보이네요.
촛대봉 올라갈 때부터는 배고픔과 피고함 근육통,, 이런 것들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좀 멍한 상태로 걷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커피 한모금이 절실해지는 순간이죠.
뒤돌아서 본 세석대피소와 영신봉
촛대봉을 넘어서면서부터 날씨는 급격하게 흐려졌습니다. 바람도 많이 불어서 춥고 비라도 내릴 것 같았죠. 사실 지리산에서 제일은 이 세석-장터목 구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아쉽게도 날씨는 좋지 않네요.
연하선경도 전혀 볼 수 없었어요.
장터목 도착
어쨌거나 장터목에 도착을 했습니다. 정말 힘들기는 해도 장터목에 앉자 쉬면서 먹을 것도 좀 먹고 쉬엄쉬엄가면 천왕봉까지는 잘 갈수 있죠.
천왕봉이 기대가 됩니다.
아! 그리고 본래 사자님, 러쉬님은 백무동에서, 조란희님은 중산리에서 출발하여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전화를 해 보니 두 팀다 이제막 출발을 했다고 합니다. 사자님께는 먼저 간다고 등산 잘 하시라고 하고 출발을 했고 중산리에서 출발하는 조란희님께는 톡으로 중산리로 내려가면서 만나자 "란희님 저 커피 한 캔만 사다죠요" 하고 보냈습니다.
요 계단에서부터 제석봉까지도 많이 힘들죠.
통천문 앞에서
이제 한 500m 남았나요? 날씨가 더욱더 흐려지고 바람이 심해지네요.
다 왔네요. 천왕봉이 뒤에 있습니다.
뜨악~ 인증의 줄!!
한 15분 기다리고 겨우 귀한 사진을 찍었네요. ㅎㅎ
찍어주신 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하산이다! 내려가면서 조란희님 만나서 커피 얻어마시고 집에 가면 된다.!!
지리산에는 다람쥐가 별로 없는 것 같네요.
탐방로 개념도
로타리 대피소도 화장실만 다녀오고 다시 하산을 시작합니다.
한 1킬로 쯤 내려왔을려나 아무래도 조란희님을 벌써 만났어야 됐는데,, 이상해서 전화를 해보니,, 뜨악~ 조란희님은 순두류에서 출발하여 지금 로타리 대피소에 계시다네요. ㅠㅠ 순두류에서 출발하시는 줄은 몰랐네요. 지인분이 태워다 주셨다고 하네요. 하는 수 없이 조심하시고 즐산하시라는 말과 함께 다시 하산을 시작합니다.
가파른 내리막을 지나 칼바위에 도착을 하면,, 이제 거의 다 온 겁니다. 이제 종주도 다 마무리 되어 가네요.
통천문
하산완료 합니다.
한 30분쯤 통제소 앞 주차장 벤치에서 앉자 있는데, 3인방 아저씨들이 내려오시네요. 은근히 걱정을 했는데 잘 하산하셔 다행입니다. ㅎㅎ
33km 12시간
이상으로 지리산 산행기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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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아쉬우셨겠지만 무사히 종주완료하신거 축하드립니다!
더불어 같이 종주하는듯한 후기 정말 잘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