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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포럼 여러분 안녕하세요 안나푸르나 서킷을 다녀온 지도 벌써 6개월 정도가 흘렀네요.
군 복무 중 산에 꽂혀서 3개월 정도 여러 가지 조사하면서 준비했던 기억이 납니다.
항상 마음은 트레킹 거리 위에 있지만 현재 여건상 트레킹을 가지 못하고 아쉬운 마음에 감상문 겸 몇 자 끄적여 보려 합니다.
자세한 트레킹 일정 및 준비물 같은 부분은 제가 아는 선에서 답변드릴게요
본격 트레킹 시작 3일차 정도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레고리 발토로 65L에 16KG 정도의 짐을 메고 하루에 15~20KM 정도 걸었습니다.
주변 지인들은 돈 주면서 무슨 사서 고생을 하냐 배낭이 무거우면 주변의 풍경도 못 즐기고 즐거운 산행이 아닌 고행길일 뿐이다 등등 여러 조언들을 해주셨지만 갓 전역한 군인의 체력과 정신력을 믿고 내 짐은 내가 다 짊어지고 꼭 5416M 쏘롱라 패스를 넘겠다는 각오로 먼 길을 떠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히말라야 산행 중 가장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그토록 원하던 설산의 풍경은 아니지만 영화에서나 볼법한 신기한 지형을 따라 걸으면서 0.1.초 나마 배낭의 무게를 잊고 뚜벅뚜벅 걸었던 것 같습니다
트레킹 4일 차 upper pisang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해발고도 3000M 대가 넘어가니 드디어 안나푸르나 산군의 모습이 조금씩 보였습니다.
트레킹 초반부에는 정말 땡볕에서 정글 협곡 트레킹 느낌으로 산 넘고 강 건너 진행하느라 배로 힘들고 멘탈 잡기가 여간 쉽지 않았지만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마낭에 가까워질수록 땅 열 번 풍경 한번 점점 자린고비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UPPER PISANG 도착 후 최대한 전망 좋은 롯지를 찾아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사장님께서 한국에서 3년여 정도 일하시다가 모은 자금으로 롯지를 짛으셨다고 하시더군요. 이런저런 한국과 네팔에 대한 얘기도 나누고 달 밧도 푸짐하게 대접받았습니다ㅠㅠ
하루 일정을 마친 트레커와 포터 그리고 가이드 모두가 다이닝룸에 모여 하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정말 따뜻해 보였습니다.
드디어 3500M에 위치한 마낭이라는 마을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나마 날이 좋아서 짐을 풀고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진행하면서 가장 무섭고 조심해야 할 사항이 "고산병"이 오는 것인데 포터와 가이드 없이 혼자서 진행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 의식 하면서 하루에 고도를 제한 후 천천히 왔지만 이날 자면서 두통에 시달렸습니다.
이때는 앞으로 제가 극심한 고산병이 올 거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고 어느 정도는 아닐 거라고 부정하면서 피로에 찌든 몸을 이끌고 다음날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TILICHO LAKE를 보러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틸리초 호수로 가는 길은 커뮤니티에서 보던 것처럼 정말 위험한 길이 있었습니다. 특히 길이 좁아서 혼자서 가야 하는 저구 간은 종종 위에서 돌이 굴러와서 뒤에 있던 포터들이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소리 지르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고산병으로 인한 두통이 틸리초 베이스캠프에 갈수록 심해졌지만 너무 많이 와버린 나머지 돌아가지도 못하고 이대로 비틀거리면서 베이스캠프까지 가야만 했습니다.
혼자 허덕이는 저를 보고 틸리 초호 수 보러 놀러 왔다는 네팔 22살 동갑 친구들이 제 컨디션을 계속 확인해 주면서 간 덕분에 무사히 베이스캠프까지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방이 없어 다이닝룸 구석에 침낭을 펴고 잠을 청하면서 살면서 타인에게 대가 없는 친절을 베푸는대에 호의적이지 않았던 지난 삶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을 만큼 힘들었다는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들게 올라가 틸리초 호수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러한 색이 존재할까 의심이 갈 정도로 영롱했던 틸리초 호수를 보며 강풍이 머리를 강타하는 지도 모른 채 몇 분 동안 하염없이 바라보았습니다.
트레킹 시작 처음으로 한국 분을 만나 틸리 초호 수도같이 오르고 일정이 같아 5416m쏘롱라패스까지 같이 동행을 했습니다.
고산병과 두통, 열에 정신을 못 차리는 저에게 선뜻 가져오신 약들을 내어주시고 제가 딸과 같은 또래라며 어머니처럼 정말 잘 챙겨주셨습니다.
선생님을 틸리초에서 만나지 못했다면 저는 두통으로 마낭으로 다시 내려갔을 것입니다
쏘롱라패스를 가기 전 하루 묵을 하이캠프에 가는길입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행동식들을 다먹기도 했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추운 날씨에 옷을 레이어드 해서 그런지 갈수록 배낭이 가벼웠습니다.
새벽5시30분 헤드랜턴을 쓰고 3시간여정도 10여분 걸으면 터질듯한 심장과 오르막길이보이면 저것만 넘으면 쏘롱라패스라는 생각을 4번정도 하니 드디어 안나푸르나 써킷의 최고높은 고도 쏘롱라패스에 무사히 도착을 할수있었습니다.
몸은 혼자였지만 sns를통해 응원해주는 지인들 같이 쏘롱라에 올라가는 각국의 트레커들이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안나푸르나에 혼자 온 이유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도 아니었고 제 스스로에 대한 도전도 트레킹에 대한 열정 또한 아니었습니다.
항상 자기계발을 쉴 새 없이 해오고 미래에 대한 계획과 생각만 가득 차 나는 내 삶을 또래에 비해 누구보다 더 잘 구성해가면서 살아가고 있어란 생각이 갈수록 제 자신을 옭아매고 불행하게 만들어 이런 것들을 떨치고자 오게 되었습니다.
20여 일간 트레킹을 하면서 제가 생각해야 할 것은 미래에 대한 계획과 걱정도 아닌 그저 하루하루 내가 어디까지 갈 것인지 오늘 내 컨디션은 어떤지 길에서 만나는 소중한 인연들에 집중하는 것이었습니다.
히말라야에 왔다해서 거창하게 무엇인가를 느끼진 않았지만 그저 지금 주어진 하루에 집중하며 사는 것에 대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정상의 자리에 올라가기까지의 과정은 힘들지만 내려오는건 한순간이라는말이 있습니다.
쏘롱라패스를 어렵게사리 올라갔지만 정말 한순간에 내려올려고 구르듯이 내려온 결과 한동안 두배로 커진 엄지발가락과 마주할수있었습니다.
기존에계획은 안나푸르나 그랜드서킷(안나푸르나 서킷+푼힐+abc)였지만 엄지발가락의 물집 염증의 악화로 걸을수가 없을정도의 고통이 동반되어 무리하지 않고 푼힐이후로 포카라로 하산하였습니다.
카트만두의 원숭이사원을 끝으로 네팔트레킹도 마무리 했습니다.
어서 상황이 끝나서 기회가 된다면 다시한번 히말라야로 떠나고싶네요.
재미없고 두서없이 쓴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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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엘리
좋은 하루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