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 근처에 있는 오서산을 다녀왔습니다.

전날까지 눈이 제법 내리긴 했었는데, 바람에 다 날아가 버려서 상고대가 피었을까 했습니다.

집앞에 있는 용봉산도 설경이 그다지여서, 기대를 덜 했습니다만.

막상 올라가보니 오길 잘한 것 같더군요.

성연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시루봉 도착..

시루봉까지 오르는 700m의 가파른 된비알은 언제 올라도 참 힘드네요.

이른 시간이라 그런가, 사람 하나 없어 고요합니다.

어제 산행의 하이라이트는 시루봉에서 정상(보령)아래 전위봉까지 구간이었네요.

경사는 조금 있는편인데, 눈이 무릎정도 까지 쌓여 있어 길을 만들며 헤치고 나가느라 허벅지가 쫄깃해 지더군요.

전위봉에서 만난 뒤에 오신 두분이 덕분에 편한게 왔다고 하시는데, 그때 나름 보람?을 느꼈습니다.;;

힘든 오름중에 만난 딱다구리..

나무 쪼아대는 소리가 얼마나 쩌렁쩌렁한지, 한참 구경했네요.

높이를 올릴수록 제법 구색을 갖춘 설경다운 모습에 눈은 즐거워집니다.

지쳐서 그런가, 전위봉 오르는 길이 더 힘들게 느껴지네요.

지나온 길도 한번씩 뒤돌아 봅니다.

가느다란 상고대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또 길을 만들며 갑니다.

힘들긴 하지만, 언제 또 이런 재미?를 느껴볼까 생각도 해봅니다.

그렇게 가다 쉬다를 수차례 반복하다, 겨우 전위봉 아래에 도착합니다.;;

너무나도 맑은 파란 하늘에 힘든것도 다 날아가버리네요.

뒤에 오신 두분..

능선에서 인사도 건네고, 모델도 되어 주시고 감사합니다~

능선에는 정말 허벅지까지 잠길 정도로 많이 쌓였더군요.,

다행이 반대쪽에서 올라 시루봉쪽으로 하산하시는분이 길을 터놓으셔서 조금 수월 했습니다.

눈속에 푹푹 빠져가며, 걷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스패츠를 가지고 오지 않아서 양말까지 다 젖었었는데, 여분의 양말을 가져온 덕분에 고생을 덜했네요.

언제봐도 참 시원한 오서산 능선입니다.

능선을 기준으로 동쪽에 상고대가 많이 피었더군요.

오서산의 아름다운 설경을 즐기면서, 천천히 천천히 걸어갑니다.

구름 한점 없는 맑고 푸른 하늘입니다.

이런날을 만나기 쉽지 않은데, 오늘 운이 참 좋네요.

연무 위로 둥둥 떠있는 계룡산..

남쪽 방면으로 덕유산도 살짝 보이긴 했는데, 폰카라 담기 어려웠네요.

오서정까지 이어지는 편안한 능선길입니다.

뒤돌아 본 보령 정상입니다.

하산 후 올려다 본 오서산입니다.

산 아래까지 하얗게 물든 날 다시 오길 기약하며 인사를 건넵니다.

올겨울 눈도 자주 오고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산행 준비 잘 하셔서, 항상 안전한 산행 되시길 바랍니다.

부족한 글과 사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