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탐방 센터에서 출발해 천동리 방향으로 갑니다.

날씨가 확 추워졌습니다. 원래 추운 곳인지 모르겠지만요. 비가 안 마른 곳도 제법 있습니다. 구르마 끌고 가시는 할머니께 댁에 가시느냐 여쭈니 밭에 가신다네요.

이 코스는 등산로 가운데에 달밭골이란 마을이 있습니다. 그 덕에 길이 좋은 것 같습니다.

왼쪽에 계곡을 끼고 오르는 길이 시원시원합니다. 찻길은 차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오르기 좋은 길입니다.

적당히 흐리면서 맑은 하늘도 교차로 나타납니다.

본격적인 등산로 이전에 비로사에 들러봅니다. 절은 그냥 이제 안 들르면 섭하네요. 장작을 때우느라 연기가 자욱합니다. 많이 추운 날씨 맞아요.

아직 비로사까지는 단풍이 점령하지는 못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함락되겠군요.

적당한 경사로 계속 데크길이 이어집니다.

마을이 나타났습니다. 이젠 등산의 시작이겠네요.

여기도 불 때우느라 한창이군요.

말없이 하염없이 높은 산을 계속 올랐습니다. 

평지도 적당히 섞여 있고 날씨도 한기가 있어 긴 팔인데도 상의가 흥건히 적던 여름의 컨디션이 아니네요. 정상 300미터 앞두고 있는 쉼터에서 처음으로 물을 마셨을 정도입니다.

조용히 오른 반면 정상엔 사람들이 40명은 얼추 넘는 거 같습니다. 소백산 등산로가 많은 탓에 대기줄도 많네요. 일전과 같이 인증샷 로테이션 사이에 비석을 도둑 촬영합니다.

구름이 눈앞에 있는 듯합니다. 덩어리째 오다가 코앞에서 비산됩니다. 구름 사이 햇빛이 부분부분 하이라이트로 펼쳐집니다.

너무 바람이 부는 곳이라 단풍이 익지도 않았는데 정상은 다 떨어져 있습니다. 앙상한 가지뿐입니다.

연화봉... 가고는 싶지만 오늘은 국망봉-상월봉만 맛보고 갈 예정이라 참습니다. 천문대가 어른어른합니다.

어의곡 방향입니다. 천동과 어의곡 방향이 사람들이 많이 찾는 코스 같습니다. 끊임없이 옵니다.

가야 할 국망봉으로 향하는 능선입니다... 왜 한숨이... 😅

국망봉 가는 길엔 산성터가 있고 성벽도 일부 있습니다. 밟고 올라가는 등산로 위의 정리된 돌이 성벽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르막내리막을 오가지만 대체로 평이한 평지 능선입니다. 50여 분을 소모하니 지나온 길이 아득합니다... 어찌 돌아간담;;

뭔가 얘는 이름이 있을 법한데... 괜히 국망봉인 줄 착각하게 하는 바위

사람들이 거의 없어 한적합니다. 바위 뒤에선 몇 분들 식사 중이시고, 지나가는 등산객도 오래 머물지 않고 발길을 떠납니다.

국망봉 바위 위에서 본 조망... 구름과 봉우리 사이에 샌드위치 된 포지션. 비로봉이 가로막는 연화봉 시야는 아쉽네요.

상월봉으로 가는 길에서 컷. 능선의 단풍은 낙엽으로... 이미 겨울입니다. 다음 주엔 반장갑이 아니라 제대로 방풍이 되는 긴 장갑과 바람막이가 필요해 보입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스틱을 쥐는 손가락에 힘이 들어갑니다.

10분쯤 걸었을까... 거북이 머리 같은 애가 눈에 보입니다.

조촐한 팻말만이 있지만, 그래도 조망은 좋습니다. 봉우리 옆을 돌아가는 길이 있어 상월봉은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제법 있을 것 같습니다.

상월봉에서 북쪽을 보니 단풍색이 지난주 설악의 모습 같습니다. 곧 헐벗겠네요.

속도를 내어 한 시간 만에 다시 비로봉 앞까지 왔습니다. 여전히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정상의 주목 군락지 일부입니다.

주목 군락지 반대편은 단풍으로 숱이 많습니다.

천동삼거리에서 고개를 넘으면 연화봉 가는 길, 내려가는 길은 천동리로 빠지는 길입니다. 백두대간을 보는 조망터인가 봅니다.

고목이 쓰러질 법도 한데 안에 철골을 대서 부축해 뒀습니다.

천동리로 향하는 길은 좋은 길이지만 좋지 않습니다. 길 폭은 넓어 내려가는 게 어렵지 않지만 바위가 균일하지 않고 흙도 있고, 계단처럼 낙차도 있습니다. 발목 꺾이기 좋은 길이라... 속도감을 내기에 좀 위험합니다. 하여튼 1시간 30분 가까이 쭉 내려오면 다리가 나옵니다.

다라안 폭포인 줄 알았는데 다리안 폭포네요. 갈래길에서 내려가면 폭포를 볼 수 있습니다만, 지나가 버렸어요... 돌에 너무 시달려서...

고산자 김정호 선생 추모비가 있네요. 대동여지도가 여기와 관련 있나 봅니다. 그나저나 배가 많이 고팠는지 맞은편 매점의 김밥 너무 맛있었습니다...

다음엔 죽령에서 연화봉과 천문대, 깔딱재를 맛보고 싶네요. 부산 사람에겐 너무 이른 추위의 날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