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사 길로 가면 입장료가 있어 우측으로 빠지는 산행로를 택합니다. 비가 추적추적 오지만 많이 오지는 않습니다. 고도가 안 높아서인지 길이 힘들지는 않고 좀 지루하게 깁니다.

얘는 뭔가 이름이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위험한 건지...

남매탑 가기 전 나오는 갈림길에서 신선봉을 픽합니다. 사람이 없네요. 조망은 분명히 좋은 거 같은데 구름과 안개에 가려 좀 아쉽네요. 다음에 날씨가 받쳐주는 여건이 되면 장군봉에서 갓바위를 지나 여기 신선봉을 가로질러도 되겠습니다.

조촐해도 비석 대신 팻말이 경쟁 영업 중입니다.

암릉 봉우리에서 소나무는 필수지요. 오른쪽의 봉우리는 삼불봉일 겁니다. 그리고 왼쪽으로 자연성릉이 이어져 있습니다.

출입금지 지역인 천황봉에서 이어지는 황적봉, 치개봉의 조망이 관음봉 오르는 내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여기 아래는 동학사가 있을 텐데요.

시그니처 남매탑에 도착했습니다.

남매탑 옆 상원암의 주변은 단풍으로 물들고 있습니다.

남매탑 비석으로 보입니다.

남매탑에서 머지않아 계단 고개를 넘어가면 삼불봉이 나타납니다. 산행의 동기와 에너지를 불어넣는 뷰가 장관입니다. 무엇보다 천황봉의 탑이 눈에 들어옵니다. 천단이 있는 곳인데 언제쯤 갈 수 있을까요. 천단을 검색해 보면 쌀개봉을 넘어 최정상에 가는 사람들이 있긴 한가 봅니다.

설화라고 해서 이야긴 줄 알았는데 눈의 꽃이네요. 뭔들 안 예쁘겠습니까? 구름만 지나가도 묘한 분위기 연출인데요.

삼불봉에서 바로 자연성릉으로 가지 않고 삼불봉 우회로를 통해 내려가 금잔디고개로 향합니다.

수정봉을 오르기 위함인데 출입금지네요. 다시 자연성릉으로 향합니다.

오르는 도중에 보이는 경치도 장관이네요. 

자연성릉은 바람이 엄청 부네요. 구름이든 안개든 머물 수가 없는 구간입니다.

위험한 듯 위험하지 않은 돌을 지나다 보면 임시대장인 관음봉과 거길 오르는 계단이 보입니다.

오르는데 바람이 엄청 붑니다. 성릉에서부터 정상까지 고도가 낮아서 계단은 생각보다 금방 올랐습니다. 관음봉 앞의 이 쉼터가 상징적이네요. 앉아 쉬면서 정상석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정상석 포즈를 눈팅하면서 가볍게 식사를 합니다.

건너편 문필봉이 빼꼼 보이는데 대부분이 가려서 맑을 때 또 이곳을 와야 하나 싶습니다.

뒤편은 연천봉이겠지요? 계속 은폐를 해서 처음 온 제겐 구별이 어렵네요. 정상에는 텐트부터 여러 시설 장비가 잔뜩 있었습니다. 비만 안 오면 작업하시려고 했나 봅니다. 시설 공사가 11월까지 잡혀 있네요. 

연천봉 가는 길에도 장비가 잔뜩 있었습니다. 가는 길이 정비되면 더 좋아지겠습니다. 여긴 낙조가 유명하다 하는데... 오늘 같은 곰탕은 힘들겠지요?

연천봉은 다람쥐 한 마리밖에 없었습니다.

관음봉조차 안 보입니다.

연천봉 오르던 중에 타는 냄새와 사람 소리가 들려 계획에 없던 절을 들릅니다. 봉우리 바로 밑에 절이 있었네요.

화장실도 있고, 식수도 제공합니다.

신발에 빗물이 이미 한계치로 들어왔습니다. 범람하기 전에 하산해야 합니다. 빗줄기도 굵어졌습니다. 동학사 방향으로 원점회귀합니다.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나 데크계단과 그나마 정돈된 돌들로 되어 있어 비가 오는 중에도 내려가는 데 어려움이 덜했습니다. 은선폭포로 가는 길을 모르고 동학사 가는 길이란 팻말에 이끌려 새로 만들어진 길로 가게 됐습니다. 계단이 느낌상 500개는 넘은 거 같습니다. 수직 하강입니다. 뭐, 덕분에 하산은 더 빨라졌습니다. 잠시 오르는 듯하더니 데크 계단이 길게 나왔거든요.

단풍 구경은 동학사에서 은선폭포가 아니라 윗길로 향해야 제대로 볼 듯합니다. 맑은 날에 보면 장관이겠습니다.

계단을 무자비하게 내려오니 어느새 잘 닦인 동학사 길입니다. 여긴 부속 절인가요. 암자가 많네요. 문수암, 관음암...

동학사의 학은 두루미의 학이네요.

닭벼슬 같다는 계룡산의 모습은 잘 와닿지는 않고... 주차장에서 우러러 보고 오히려 가 보지 못한 장군봉과 갓바위가 머릿속을 지배합니다.

생각보다 굵고 짧게 끝났습니다. 맑은 날이었다면 더 빨리 끝났을지도?

계룡산에 가시면 삼불봉, 자연성릉, 관음봉 라인을 꼭 가 보시기 바랍니다. 핵심 구간만 보시면 빠르면 2시간대에도 컷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