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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3 일 맑음. 6피치 등반.
09:30 출발, 6144m
18:00 비박지 도착. 6244m
'어서와, 서벽은 처음이지? ‘ 어제 오후, 서벽에 몸을 내밀었을 때 반갑게 맞아준 바람은 밤새 더 세차게 환영의 인사를 했고, 잠자리가 좁아 허공에 발을 내밀어야 했던 전 밤새 발이 시려 자다 깨다를 반복해야 했습니다. -- 귀국 후 가벼운 동상으로 다리가 붓고, 너무 아파서 10일 정도 또 자다 깨다를 반복했네요. -- 세 번째로 경험하는 1년 같은 하룻밤 이였네요.
그래도 시간은 흐르고 아침은 옵니다. 이동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잘 먹지 않는 알파미와 행동식을 정리해서 홀백에 넣은 후 비박지에 남겨두고 나머지 행동식과 알파미, 제트보일 등을 각자의 배낭에 나눠서 넣기로 합니다. 2개의 제트보일을 가져갔는데 고도가 높아질수록 하나는 화력이 현저하게 줄었고, 하나는 화력은 이상이 없는데 바람이 조금이라도 불면 꺼져서
침낭 안에 넣고 불을 켜야 했네요.
매달린 곳 4m 위 바위밑에 잠자리를 마련했습니다.
10.24 월. 8피치 등반
09:30 출발
18:40 비박지 도착
홀백을 버리고 가니 시간이 많이 절약되어서 등반거리가 많아졌습니다. 만은, 트레버스(횡단)를 많이 해서 실제로 고도는 많이 올리질 못하네요. 게다가 두 번째로 가야 해서 톱 확보가 끝나면 바로 주마링을 해야 하기에 사진 찍을 여유도 없습니다. 정신없는 하루가 지나가고, 오늘도 적당한 바위 밑의 눈을 퍼내서 비박지를 만듭니다.
이렇게 있을 때가 제일 좋죠.
가기 싫어도 갈 채비를.....
서벽은 오르다 횡단하고, 오르다 횡단하고의 반복입니다.
오늘도 무사히 잠자리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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