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문용 보급형 전자동 사용중입니다. 입문기종의 한계라던가, 뒤틀린 입맛 따위의 주관적인 느낌입니다.

1. 원두 구입시 배전도 확인이 중요하더라.

미디엄~하이 로스팅은 에스프레소 용도라면 훌륭한 맛입니다. 그러나 아메리카노로 만드는 순간 원두의 특징이나 향미는 집에 가버리고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됩니다.

다만 만델링 같은 건 에스프레소+물 1:1로도 썩 훌륭했습니다.

같은 원두라도 시티 로스팅 과테말라 안티구아가 에스프레소 30+물90ml에서도 아주 스모키하고 바디감과 초콜릿향이 느껴졌다면, 하이 로스팅 과테말라 안티구아는 에스프레소 30+물30에서도 쓴맛과 신맛만 느껴질 정도......

배전도 궁합이 정말 매우 중요한 듯합니다.

2. 원두 판매처의 성향도 중요하더라.

원두 판매처가 핸드드립이나 모카포트 위주로 원두를 로스팅하고 판매하는 곳도 있습니다. 원두 종류만 보고 생각없이 이것것 사모았는데 위와 같은 결과로 못 마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두가 나쁜 게 아니고 적합한 추출방법에 맞지 않을 뿐.

3. 추천 숙성 기한 기다릴 게 아니다.

추천 숙성 기한 5일이래서 기다렸다가 첫날 마시고 나머지는 기계로 진공포장 후 지퍼락과 락앤락 3중 포장으로 동결, 하나씩 까서 마시고 있었으나......

대략 숙성+해동후 기간이 7일째 넘어가는 순간부터 향미고 풍미고 실종되어버립니다. 기다리다 똥됐습니다.

여름날씨와 직장 온도라는 환경이 있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1주일 내로 소비할 만큼만 사서 신선하게 마시라는 것이 괜한 이야기가 아니었음을 지갑이 떨리도록 실감했네요.

4. 진공포장하고 바로 냉동하지 말자.

진공포장팩을 좀 두꺼운 걸 사용하더라도, 비닐이 너무 녹아 진공이 슬그머니 풀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경우 진공포장 후 몇시간 기다리면 진공포장의 빡빡함이 약해져서 주물주물하면 원두가 쉽게 움직입니다. 열선으로 녹은 부분만 잘라내고 다시 포장을. 

5. 중간 보관 용기로 프리파라 evak은 피하자.

구조상 흡기/배기 벨브가 하나씩 있는데, 원두에서 발생하는 가스가 배기 벨브를 열고 빠져나옵니다. 문제는 한번 열리면 뚜껑을 다시 펌핑하지 않으면 안 닫히는 듯합니다. 그래서 항상 원두 향이 흘러나오고, 산패도 매우 빠릅니다. 샀다가 가장 후회하는 용기.

6. 기기의 추출용량은 가끔 체크해주자.

1샷 30ml정도로 세팅해놨는데, 쓰다 보면 은근슬쩍 기본 세팅으로 돌아가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원두 교체시 원두의 로스팅 차이인지 분쇄도 차이인지 잘 모르겠는데, 원두 교체시에 가끔 체크해주는 것이 좋은 듯합니다.

커알못 전자동으로 커피 마시려면 1,3 정말 중요한거 같습니다. 궁합이 안 맞는 원두 사서 얼마나 맛없게 마셨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