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초반의 남성이고, 지난주 평일에 20대 후반의 여성분과 만남을 가졌습니다. 

 대학 동기의 친구의 와이프의 친구... 한마디로 건너건너건너 소개받은 자리였습니다. 

 직장이 서로 가까워서 여자분 직장 근처 파스타집에 간단하게 저녁을 같이하며 시간을 보냈고,

 식사 후 카페에서 커피 한잔씩하고 제 차로 여자분 집에 데려다드린 후 첫 만남을 마무리했습니다. 

 원래 가까운 지하철역까지만 데려다드리려고 했는데, 얘기를 더 하고 싶은 마음에 집앞까지 데려다드려도 

 괜찮겠냐고 여쭤본 뒤 집앞까지 가게 됐네요. 그 날 만난 자리에서 애프터 날짜도 잡고, 좋은 인상을 받고 

 마무리를 했습니다. 

 다음날 주선자한테서 연락이 왔는데, 여성분이 저에 대해서 사진보다 실물이 괜찮았고 매너도 좋았던거 같다고 

 얘기했다고 듣게 됐습니다. 마침 저도 좋은 인상을 받았던 찰나에 주선자로부터 이런 소식까지 접하게 되니 

 마음이 많이 들뜨게 되더라구요. 그때부터 저는 원래 연락을 자주 하는 스타일이 아님에도 여성분께 수시로 

 카톡을 하게 되었고, 어찌어찌해서 다음날부터 이틀간 통화도 하루에 거의 30분~1시간씩 했습니다. 

 저는 제 연락도 너무 잘 받아주고, 한번 만난 분과 통화도 이렇게 길게 하게 되니 너무나 순조롭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프터 날짜 하루 전날엔 서로 각자의 술 약속이 있었는데 취기가 오른 제가 빨개져있는 얼굴 사진을 셀카로 찍어서 

 보내기도 했어요 -ㅅ-.... 이건 참 후회가 되는 짓인데, 그마저도 받아주시더라구요.. 

 애프터 날짜 당일날까지도 연락은 꾸준하게 했습니다. 이번엔 여성분 집 근처에서 만나기로 해서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을 했는데 카톡을 와서 확인해보니 두통이 심하다고 하시더군요. 원래 같이 영화를 보기로 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영화는 취소를 했고 저는 그냥 휴식을 취할까 생각도 했지만 여성분께서 괜찮다고 하셔서 첫 만남때와 마찬가지로 

 간단히 밥을 먹고 차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이 날은 대화를 쭉 하다가 제 감정을 어느 정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고백 정도는 아니고 되게 매력 있으시고 좋은 분인거 

 같다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얼굴을 두번째 밖에 못 본 상황이긴 했지만 잠깐 만남속에서 받은 느낌과 그동안의 수월했던 연락 등을

 통해 제 마음 속에서 좋은 감정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표출하게 되더라구요. 그 날도 며칠뒤로 애프터 날짜를 또 잡은 뒤 집에 데려다드리고

 마무리를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었습니다. 그 날부터 업무가 바빠질것 같다는 말을 미리 들었던터라 일부러 빈도를 줄여서 연락을 했습니다. 

 점심에 한번, 끝날때쯤 한번. 그런데 퇴근쯤에 연락을 했을때 여성분에게서 이런 답장이 오더라구요.

 '생각을 해봤는데, 제가 원하는 스타일과 좀 안 맞는거 같습니다. 좋은 인연 만나시길 바라고 감사했습니다.'

 소개팅에서 비일비재한 멘트이고 완곡한 거절의 표현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개가 너무 극적이라 당황스러웠습니다. 

 몇 번 보지도 않은 사이에 너무 성급했나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애프터로 만난 날에 내 감정 표현을 조금씩 했던게 여성분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나하는 생각도 들고... 

 지금 마지막 연락을 하고 이틀이 지난 상황인데, 너무 아쉬운 마음에 정리가 잘 안됩니다. 소개팅을 많이 한 편은 아니지만, 이번 분은

 머릿속에서 잘 떠나가질 않네요. 이대로 그냥 지나가면 제가 너무 후회스러울거 같아서, 제 마음을 솔직하게 담아 시원하게 털어놓고 

 싶은데 미련한 짓일까요. 답답한 마음에 글을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