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진동이 강하게 두 번 울린다. ‘급구’ 앱 알림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지난해 말경 우연히 알게 된 단기 알바 구직 앱인 ‘급구’는 말 그대로 하루 또는 단시간 급하게 사람을 구하는 일부터 각종 심부름까지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 넓다.

최근 이와 같은 알바 플랫폼이 대거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요긱’, ‘단기알바, 쑨’ 등이 있다.

알바몬, 알바천국이 구직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면 위에 언급한 플랫폼은 근무를 지원해서 선정되면 바로 일을 하러 갈 수 있다. ‘쑨’ 앱은 심지어 급여를 앱에서 미리 받아둬 임금 체불은 없다고 광고까지 하고 있다. 플랫폼 노동이 급성장하면서 알바 구직도 플랫폼 바람이 불고 있다.

쉽게 구하고 쉽게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을 앞세운 플랫폼, 그런데 과연 장점만 있을까에 대해 문제 인식이 든다.

첫 번째 문제 인식은 근로기준법의 보호가 제대로 보장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다.

실제 작년 말 급구 앱을 이용해 4시간 서빙 알바를 했었다. 정해진 시간에 가서 정해진 만큼의 일을 하고 이틀 후엔가 통장으로 급여를 받았다. 초단기 알바 노동이 급증하고 있다고 하는데 급구를 통해 한 일도 초단기 알바 노동이다.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았고, 휴게시간도 따로 없었다. 급구 앱을 통해 약정된 금액과 노동시간을 교환하고 끝났다.

일하고 돌아오면서 이런 형태의 구직과 일자리가 많아지면 ‘노동’과 ‘노동자’라는 의미도 흐려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밀히 보면 노동력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았기 때문에 사전적 의미의 노동자가 맞지만 짧게 짧게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일하는 노동 형태는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제대로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문제 인식은 알바 플랫폼이 알바노동자와 사용자의 근로계약 관계를 연결해 주면서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한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43조(임금 지급) ①에는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쑨’ 앱의 광고처럼 급여를 미리 받아두는 것은 근로기준법에 위반되는 내용이다. 임금체불은 당연히 근절되어야 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을 하기 전에 근무시간과 장소, 임금, 휴게 시간 등이 담긴 근로계약서를 필수적으로 쓰는 것이다.

인력사무소에서 구직활동을 하는 경우 당일 일을 구하면 임금의 일정 정도 비용을 인력사무소가 받아 간다. 알바 플랫폼은 일을 한 노동자가 받아야 할 급여의 일부를 수수료 형식으로 받아 가는 방식을 취하지 않을 뿐이지 플랫폼 광고 수익 등으로 이윤을 남긴다. 자본주의사회에 공짜는 없는 법이니까 말이다. 늘어나고 있는 알바 플랫폼은 사실상 플랫폼을 통한 하청 구조이다. 플랫폼과 계약을 체결하고 플랫폼에서 소개해 준 업체에 가서 알바 노동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플랫폼은 ‘별젼, ‘매너 점수’ 등으로 알바노동자를 평가한다. 사용자에게 우수한 알바 노동자를 소개해 준다는 명목으로 말이다.

‘다큐 인사이트’라는 TV 프로그램에서 ‘별점 인생’이라는 주제로 방송한 적이 있다. 플랫폼 노동자들의 현실을 다룬 다큐 프로그램이었다. 플랫폼이 일상이 되면서 플랫폼 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지금, 플랫폼 노동이 노동 형태의 일부가 아니라 노동 전체로 확산하고 있다. 과연 노동자에게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지켜봐야겠지만 나타나는 모습들은 기대보다는 걱정과 우려가 앞선다. 알바 플랫폼 시장에서 알바 노동자들의 권리가 침해당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연구와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