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전날 밤 시카고에서 탄 기차에서 다음 날 아침 내린 버펄로(Buffalo, NY) 

나이아가라(Niagara, NY)로 가는 기차를 기다리는 대여섯 시간을 버스 타고 시내를 구경하기로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버펄로 시내

크지 않은 도시지만, 버스와 전철이 잘 갖춰진 듯 

덩치가 산만 한 분의 앙증맞은 미키마우스 가방

시내는 깔끔하고 정돈이 잘 된 느낌

극장가(Theater District)가 따로 있다니 공연문화도 상당히 발달했을 거라는 짐작

잠시 비를 피할 겸 들어간 극장가 상가

한산한 상가는 어디선가 만들어내는 커피 향만 가득.

거리를 걷다 들어간 문방구

딱히 특별한 걸 찾진 못했지만 늘 즐거운 문방구 구경

점심을 해결하려 찾은 '버펄로 와일드 윙' 식당

본고장의 맛을 확실하게 보장한다는 '원조집' 광고에 신뢰감이 확!

식당에 들어서니 연혁을 짐작게 하는 수많은 액자

'제일 매운 거!' 웨이터가 재차 확인하더니 소화기 기념품과 함께 놓고 간 윙. 다 먹으니 웨이터가 엄지 척 

시내 꽤 크고 근사한 건물로 기억되는 도서관

도서관에 마크 트웨인(Mark Twain)이 쓴 '허클베리 핀의 모험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원고가

787쪽으로 끝난 연필 원고를 보니 뭔가 뭉클한 감동이.

마크 트웨인이 썼다는 체스 테이블. 트웨인은 버펄로에서 살면서 지역 신문 운영하기도 했다고.

트리플에이(Triple-A) 버펄로 바이슨스(Bisons)의 홈구장  

2005년엔 인디언스(Indians, 현 가디언스)였다가 메츠(Mets), 지금은 블루제이스(Blue Jays) 산하가 되었다고

공공 화장실 벽을 장식한 작은 유리 조각, 이렇게까지 싶었던 정성에 놀라기도. 

깔끔하고 정리가 잘된 시내를 조금만 돌아보면 달라지는 풍경

낡은 건물도 많았고

깨진 유리창과 낙서 그대로 방치된 폐쇄된 건물도 여럿 보였고

꽉 막힌 문과 새 철문. 흡사 버펄로 같았던 마지막 이미지

한나절 짧은 버펄로 여행을 마치고 역사로

기차가 조금 늦는다는 소식에 두리번거리며 역사 주변을 걷다가

가방에서 꺼내 먹는 중국 과자

옛 사진을 들춰 보다 본 풋풋한 처의 모습도 드문드문. 

*

버펄로에서 참담한 총기 살인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가봤던 도시라 기억을 더듬어 보게 되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침체했지만, 차분하고

꽤 문화적인 곳이란 인상으로 남는 곳이었습니다.

이런 큰 총기 범죄가 일어날 것 같지는 않았는데,

인종차별 범죄의 표적이 되어 외지인의 범행 장소가 되었다는 걸 듣고

슬프고도 화가 났습니다. 

돌아가신 열 분의 명복을 빕니다.

다치신 분들은 후유증 없이 잘 회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