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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마음이 너무 답답해서 집 앞에 나와 공터에서 글 올려봐요.
저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운동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고2 때 부당함을 견디지 못해 숙소를 이탈하였고 그렇게 그 학교를 떠나 다른 학교로 전학가게 되었습니다.
항상 좋은 학교에 갔고 그곳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했어요.
선배들 경기도 꾸준히 투입됐었구요.
전학간 곳에서도 에이스였죠.
근데 고3 동계쯤 부상을 당하게 됐고 그 부상으로 고3을 거의 재활만 하다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거의 평생을 해오던 운동을 제일 중요한 시기인 고3 때요.
8-9쯤 그만뒀으니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었어요.
짧은 기간이지만, 처음 제대로 해 본 공부였지만
또 운동을 그만두니 숙소생활을 못해서 왕복 4시간의 거리를 통학했죠. 그래도 잠 줄여가며, 대중교통에서도 열심히 공부를 이어갔어요.
제 등급은 8 7 7 4 5 나왔었네요.
국어, 탐구 과목 총 3개 공부했는데 국어는 짧은 시간에 끌어올리기 힘들더라구요. 그래도 탐구 2과목은 짧은 시간치고 잘나온 거 같아요.
그 등급으로 모든 대학 다 떨어졌습니다.
어떡하지?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던 중 버스에서 평생교육원 모집한다는 포스터를 보게 되었고 평생교육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평생교육원이 전략적으로 잘 준비하면 참 좋은 제도더라구요.
4년제 학위를 2년 반만에 취득하게 되었어요.
이때 자격증도 많이 땃고 독학사시험, 한학기마다 최대학점 이수해서 빨리 졸업할 수 있었어요.
또 부상이 저에게 신의 한수였던 게 군복무를 공익으로 갈 수 있었어요.
4년제 학사로 학사편입을 준비했고
용인대 체육학과도 붙고 지방이긴 했지만 간호학과도 붙고 국내 최초 개설이자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응급구조학과에도 붙었습니다.
내가 진짜 하고싶은 게 뭘까? 생각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학교로 보니 과로 보나 용인대가 가장 좋긴 했지만 저 응긎구조학과를 선택했습니다.
응급구조학과 들어가서 진짜 대학생활을 하다보니 너무너무 재밌더라구요. 이때 공부를 가장 열심히 했었어야 하는데 그동안 살아온 게 너무 힘들었는지 이때 정말 많이 놀았던 거 같아요.
3학년 2학기부터 조금씩 정신차리고 공부한 거 같아요.
편입한 첫 학기에는 학사경고도 받아봤네요.
진짜 겨우겨우 졸업할 수 있었고 국시 때는 진짜 열심히 했더니 결과 나오기 전까지는 불안했지만 안정적인 점수로 붙었더라구요.
진짜 들어가서 초반에는 아는 게 너무 없다보니 애들하고 얘기도 잘 안통하고 그랬는데 졸업할 쯤 되서 열심히 하니까 애들과 비슷한 정도까지는 끌어올릴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응급구조학과를 졸업하면 특채 자격이 주어져서 바로 구급대원 시험을 볼 수 있었는데 올해부터 경력 2년이 필수가 돼버려서 취직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어요.
병원은 제 성향과 너무 맞지 않아서 산업체를 가고 싶었으나 쉽지 않더라구요. 그러던 중 보건소에서 채용건이 올라온 걸 봤고 면접에서 저를 좋게 봐주셔서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일하면서 좋은 분들은 만난 거 같아서 기뻣어요. 일도 편한 편이였구요.
1월 2일부터 일하기 시작했으니 거의 졸업하자마자 취업이 된 거죠.
근데 코로나가 갑자기 터졌고 제 주 업무인 심폐소생술 교육은 중단됐고 출근해서 할 일이 없어졌어요. 그렇게 며칠 지내다가 코로나 업무에 투입되게 됩니다.
응급구조사가 의료인은 아니지만 응급의료종사자고 의료계통인데 전화상담 업무에 투입됐어요.
열심히하고 관련 법, 지침 등 시키지 않아도 제가 먼저 찾아보고... 열정적으로 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발전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 응급구조사로서요...
그런 생각들이 계속 들면서 다른 자리를 찾아보게 되었고 운좋게 급하게 사람 뽑는 산업체 공고가 떳어요.
바로 이력서를 넣었고 합격소식을 이번주 월요일에 듣게 되었습니다. 근데 입사를 8월 1일까지 해야해서 화요일에 직원분들께 말씀드렸습니다.
전 퇴사를 곧 해야하는데 너무 늦게 말씀드리는 것에 대해 너무 죄송한 마음이 커서 마음이 무거웠는데 너무너무 축하해주시더라구요...
오늘까지가 마지막 근무였고 이제 내일 방 잡으러 내려가고 모래부터 출근인데 인수인계 파일 만들면서, 퇴근하면서 너무너무 눈물이 나고 마음이 힘들더라구요.
저를 잘 챙겨주시던 가장 높은 분.
저에게 아들만큼 좋다고 하셨던 그분이랑 헤어지는 게 제 무의식 중에 너무너무 슬픈가 봅니다.
아예 이별도 아니고 시간될 때 찾아가서 뵈면 되는데
그분이랑 쌓인 정이 정말 큰가봐요.
글을 쓰다보니 조금 진정이 됐네요.
아마 며칠간은 마음 힘들 거 같아요.
여자친구랑 헤어질 때도 이런 감정이 단 한번도 없었는데...
저도 너무 당황스럽네요.
이직하는 곳 조건은 정말 좋아요.
시골로 가긴 하지만
원룸비, 식사(휴일에도 지정 식당에서 3끼 무료)
급여도 세후로 260이니 참 좋죠.
일 강도도 중하 정도라고 하구요.
전 거기 가서도 사람들과 잘 어울릴 거고
이 일들이 나중에는 추억이 되겠지만
그리고 아직까지 계약직일 뿐이지만
지금까지 치열하게 열심히 살아온 제 자신에게
그래 잘 살아왔다고 해주고 싶어요.
보건소 출퇴근 거리가 왕복 3시간이었으니
참 이것도 대단했던 거 같구요 ㅎ
시간되면 꼭 찾아뵈러 와야겠어요.
누가 읽어볼지도 사실 잘 모르겠지만
마음이 후련해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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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가인님 감사합니다.
잘 적응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