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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건망증이 굉장히 심합니다.
방금 본 것도 까먹고, 중요한 물건을 어디에 놓아두었는지도 자주 잊어먹습니다.
공부를 할 때도 단순암기는 매우 뒤떨어졌습니다.
단순암기 과목은 100을 투입해도 결과물이 5도 안 나올 정도입니다.
대신 '어떻게 되었을 것이다'라고 추론하는 능력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구체적인 맥락을 통한 기억능력도 많이 높은 편이구요.
두 능력(단순 암기능력과 추론능력)이 얼마나 밸런스가 안 맞느냐면
수능 수리를 풀 때 C 공식이 생각이 안 나서
기억이 나는 A 공식을 이용해
B 공식을 유도 후
이를 이용해서 C 공식을 유도해 문제를 풀 정도입니다.
보통은 그냥 C 공식을 외우고 그걸 바로 적용하고 말텐데 말입니다.
제가 단순 암기능력은 심각히 떨어지는 반면
논리적 추론능력은 상당히 높은 이유를 한번 고민해본 적이 있었는데,
어떠한 것을 잊어먹은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추론을 하는 것이 습관화된 덕분에
그러한 능력이 함양된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습니다.
남들은 어찌 되었건 문제를 해결했으면 되는거 아니냐 하는데
전 사실 요즘 많이 힘듭니다.
메모는 이미 습관이 되었고
심지어는 손등에다 중요사항을 메모할 지경입니다.
그렇게 위태위태하게 살아오다 결국 오늘 문제가 터졌습니다.
중요한 서류를 분명 어디엔가 두었는데, 그걸 찾지 못한 것입니다.
제가 분명 어디에 놔두었는데, 그걸 제가 기억을 못하는 거죠.
얼마 지나지 않은 일이었는데도...
심장이 아플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이곳 저곳을 뒤져서
결국 찾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고통스럽네요.
왜 이렇게 무언가를 기억하지 못하는지 힘이 듭니다.
이문열 작가가 요즘 치매 초기라는데,
특정한 개념은 인지하고 있으나 그걸 지칭하는 용어가 생각이 안 나서
정말 힘들다고 말했다죠.
그 고통을 겪어 본 입장에서,
그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정말 절절히 동감합니다.
하....
정말 힘이 드네요.
왜 이렇게 무언가를 기억하는 것이 힘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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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루틴을 정해놓는 수 밖에...
문서는 항상 이 위치
핸드폰은 항상 이쪽 주머니 등등..
그렇게 해서 물건 분실 등을 어느정도는 줄였는데 그래도 많이 힘드네요.
한동안 잊고 살았는데 오늘 물건 찾으면서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