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와 법원에 대한 불신을 표현하는 분들이 많으시더군요

몰론 저도 옛날에도 우리나라 사법체계에 대해 1도 믿지 않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다만, 제가 아는 선의 지식을 공유해서

여러분들이 갖고 계신 의문점이 해소되길 바라는 차원에서 이 글을 작성합니다.

형량을 정하는데 어떤 요소들이 고려되는지 3개로 나눠서 설명드리겠습니다.

1. 중범죄를 저지르고도 왜 터무니 없게 낮은 형량이 나오는가?

한마디로 말하자면, 저런 경우 99% 피고인(=피의자=용의자)이 피해자와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판사들이 사건을 심의할때 증거가 있어 빼도박도 못할 유죄라고 판단될 경우 남은건 형량을 정하는 일입니다.

몰론 형량은 법에서 정해진 형량 한도내에서 결정해야합니다.

이때 형량을 책정하는 중심은 바로 "피고인이 피해를 얼마만큼 복구하려는 노력을 했는가?" 입니다.

몰론 대부분의 피해복구는 금전(합의금)으로 이루어집니다.

피해자 측은 피고측이 상당한 금전적인 보상으로 피해가 복구됐다고 판단될 경우

우리는 저 사람을 용서하겠다고 법원에 알리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합의"입니다.

우리가 언론을 통해 특정 범죄에 대해 형량에 대한 소식은 듣지만

대부분의 언론이 합의 여부까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중대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집행유예나 징역1~2년 나온다고 분노하시는데

실제로는 저런 사정이 들어가있습니다.

만약 어떤 판사가 자기 꼴리는대로 사건을 처리하면 그 판사 민원은 몰론이고

언론에서 대서특필나고 차후 인사이동때 한직 발령되고 그냥 그대로 법조 커리어 끝장납니다.

우리나라 사법체계가 그정도로 바보같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2. 범죄자에 대한 교화 여부도 형량 판결에 영향을 미칩니다.

여러분들은 외국에서 형량을 3자리수를 때리는걸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해야된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이건 국가에서 범죄에 대해 헌법에서 어떤 시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갱생, 반성, 교화가 가능하다면 형량을 낮게 책정해주자"는 입장입니다.

이건 어쩔수가 없는데 우리나라는 국토 자체가 좁은데다가

범죄자 수용을 위해 추가 교정시설을 확보하기도 어렵습니다

(혐오시설이라 지역주민들이 결사반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나온 사실은

중대범죄에 대해 미국 같이 엄벌주의로 피고를 처벌하는것 보다

적당한 형량을 주고 교정시설을 통해 교화시켜 사회복귀를 시켜주는 것이 "재범률"이 낮다 라는 결론입니다.

위와 같은 결론과 교정시설이 늘어날 경우 소모되는 예산 등을 고려하여

전세계적으로 범죄자들에 대해 엄벌주의에서 교화주의로 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사정이 반영되어 있어

"이놈은 진짜 답 없는 놈이다"라고 판단되지 않는 한 법에서 정해진 최대치의 형량을 받는 경우가 매우 적습니다.

3. 우리나라는 3권 분립 국가이며 법원은 법을 만드는 곳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 법에 대해 불만과 불신을 모두 사법부(법원)로 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근데 사실 사법부 입장에서는 억울할만도 한게

법은 사법부가 만드는게 아니라 입법부(국회)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판사들은 "국회의원이 만들어준 법안 가이드에 따라 그 안에서 자기 재량껏 판결을 한다는 뜻"입니다

만약 판결이 아닌 법 자체에 불만이 있다면 판사가 아니라 국회의원을 원망하셔야 맞다는 것이죠;;

여기까지 읽으셨으면 그간 이해못할 판결들이 왜 나왔는지에 대해 어느정도 의심이 해소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도 현재 우리나라의 사법체계를 완전히 믿지 않습니다.

아직도 전관예우는 남아있고 유능한 변호사와 파격적인 합의금액으로 형량을 줄이는 유전무죄 경향도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사법체계 자체가 완전히 오폐수급으로 썩은건 절대 아닙니다.

나름 합리적으로 "죄를 지은 사람에게 그 죄에 적합한 처벌"을 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