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사이트 보면 꼭 하나씩 보이는게 조선소 직종 관련 질문이더라

근데 몇번 읽다보니 그 질문글들에 나와있는 직종들이 고정적이고 획일적이야

내 기준으로 4가지 직종으로 분류가 되는데

용접취부, 도장전처리, 사상파워   그리고 족장이 대부분의 지분을 차지하더라고

하나같이 좀.. 많이 빡신 직종들이다

결선이나 보온 등은 띄엄띄엄 올라오는 수준이긴 한데 

솔직히 말하면 이 직종들도 위에 언급한 4대 직종에 비해 보편적으로 알려지지만 않았을 뿐

그 업무강도는 누구 남부럽지 않을 헬난이도를 자랑한단 말이지

접때 만난 행님은 시운전쪽에 근무하신다는데

그쪽이야 원체 구인을 안하니 제쳐주자

내가 그쪽에 대해 아는것도 별로 없고

거제의 불황이 장기화가 되다보니

가계살림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고 조선소를  기웃거리는 누나들이나 

목구멍이 포도청인 형아들이 그런 구인글이나 질문글에 솔깃하는 모습을 몇번 보는데

확실히 여긴 좀 폐쇄적이란 느낌이 들더라

맨날 올라오는 글들만 올라오지 .조선소에 문외한인 사람들이 보면 조선소엔 구인 올라오는 직종만 있을거라고 생각할거 아냐

내가 이 똥글을 싸지르는 이유는 

첫째로  조선소에 대해 일자무식인 그분들에게 하등 도움따위는 되지도 않을 정보를 주기 위함이고

두번째는, 모바일 겜 자사 돌리다가 막피한테 죽어서 야마가 양학선 공중제비돌듯이 팽팽 돌아가는 중이라

끊어오르는 부아를 진정시키자니 뭐라도 해야할것 같아서 쓰는

그야말로 이율배반적인  글임을 먼저 밝힌다

미리 얘기해두는데

이 글은 객관성과는 안드로메다급의 거리에 떨어져 있으며

나의 사견과 선입견과 편견이 아주아주 많이 들어있을거야

해당직종에 근무중인 행님,누나들은 그점 유의해서

읽어주길 바라고 , 혹여나 잘못된 정보를 당당히 싸지르더라도

너무 기분나빠하지말아주길 바래

그리고 사실과 다른게 있다면 바로 댓글로 피드백 해줘

즉시 적용할게

헤헤

아, 그리고 해당 업체의 이름은 밝히지 않을게

그냥 내 임의로 대충 별명을 지어붙일테니 참고만 해줘.

업체 이름 밝히려니 좀 많이 후달려서 안되겠다

자. 시작하자

1.화기감시자

조선소를 다니지 않는 사람이라도 거사모를 한다면

한번쯤 봤을법한 직종이야

불감시자라고들 많이 부르지?

한 5년전까지는 은근히 자주 모집하던 직종이다

방금전에 직종이니 업체니 운운했는데

사실 이건 직종이라기보단 직책에 가까운거야

전문성이 없기 때문에

이게 뭐하는거냐면 말 그대로 불을 감시하는건데

조선소 하면 떠오르는게 뭐냐?

용접이잖아

용접을 하게되면 그밑에 어마어마하게 불똥이 튀는데

그 불똥을 감시하는 직책이다

일반적인 건설 현장과는 달리 조선소는 워낙 유기화학물질이 많기도 하거니와 엄청나게 많은 공정이 뒤섞여 있어서

최대한 혼재작업을 지양하고는 있지만

그거야 매뉴얼에 적힌 의무사항일 뿐이지 사람 사는데가 어찌 그리 계획대로 되던가

후공정 자재들은 자기 차례 기다리며 밑에서 보릿자루마냥 쳐박힌 채 기다리고 있는데

조선소 co2용접이 막 스파크 이런게 아니라 진짜 시뻘건 쇳물이 뚝뚝 떨어지거든?

그러면 이 쇳물이 재수없게 그 자재들 위로 떨어져버리면 순식간에 큰 화재가 날 수도 있어

그걸 방지하기 위한 직책이라 보면 되

불똥 떨어지는 자리에다가 불받이 포를 미리 깔아두고 소화기 준비해놓고

틈틈히 그주위 청소도 좀 하면서 가연성 물질 같은건 치워두고

뭐 그런 어찌보면 시다라고 볼수도 있겠지

그래서 상당히 높은 비율로 여성분들이 많이 하던 직책이기도 해 .

일단 몸이 고되진 않았거든

성과 상여 다 나오던 시절엔 이만큼 꿀 보직도 없었지

근데

이 직책이 아까도 말했지만 전문성이 좀 떨어지는 직책이야

그래서 00년도 후반 경기 좋을때는 꽤나 자주 모집하던 직책이긴 한데.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다. 회사 어려워져서 있는 기량자들도 내보내는 판이라

아마 불감시자 같은경우는 정리 1순위가 되지 않을까 싶어

혹여나 정리되지 않더라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어느회사든 같을테니까

다른 직책과 겸임하는 경우도 많지는 않지만 아마 있겠지

무엇보다 여기 근무해본 누나 말로는 지루하기가 참선의 그것에 비견된다고

2. 홍보

다들 어디 견학이나 관광갔을때 버스에 탑승해서 안내원이 가이드 해주는거

겪어본 기억 조금씩은 있지?

여기 조선소에도 그게 있다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는데 그냥 홍보팀이라고 정할게

속칭 조선소의 얼굴마담들

여기 누님들은 말 그대로 조선소에 견학오는 학교나, 기타 부모님 모임? 등의 단체가 버스를 대절했을때

말 그대로 가이드를 해주는 포지션이다

이 누님들은 조선소 작업복이 아닌 고유의 제복 유니폼을 입고 다니시기 때문에

그리고 주로 정문 만남의장에 출몰하시기 때문에

아마 몇번 본 사람들도 여기 있을거야

이 그룹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모든 구성원들이 비교적 젊은 직영 마누라로 되어 있다는 점이야

아마 지원제라고 들었던것 같긴한데

원체 오래되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네

그렇다보니 식솔을 먹여살리기 위해 생존전선에서 뛴다는 느낌은 아니고

약간 명예직 같은 분위기가 있나 보더라

여기 다녀본 누나의 말로는 급여가 솔직히 말하면 좀 짜다고.. 품위유지+애들 간식거리 수준?

3.코웨이

10만평에 달하는 어마무시한 면적과

그에 걸맞게 엄청난 규모의 인구들이 한 현장에 모여있다보니

가장 시급한것은 먹는것과 마실것, 그리고 싸는것 일거다

실제로 야드내 식당만 스무개가 넘어가고

야외 정수기는 내가 일일히 세보진 않았지만

적어도 백개 이상은 가뿐히 넘지 않을까 싶어

이 정수기를 관리하는게 그녀들의 업무다

현장에서 구슬땀 흘리는 행님들아

정수기 문짝 열어봤지?

거기 보면 왠 A4용지로 만든 차트가 있는데

점검표라고 떡하니 씌여있고 매일매일 점검했다고 검은색 싸인펜으로 체크되어 있는걸 본 적이 있을거야

여기누나들이 매일 와서 이물질은 없는지

수량은 제대로 흘러나오는지 필터를 점검하곤 해

종이컵 리필도 해놓고

가끔 컵홀더에 있는 종이컵이 오링날경우

정수기 위에있는 예비용 컵 포장팩이 있는데

너무 목이 말라 대충대충 뜯어내다가 종이컵이 와르르 쏟아져버린 경험이 있어

바닥에 떨어진걸 다시 주워서 도로 넣을순 없는 노릇이라

그냥 휴지통에 버려버렸는데

그 정수기 담당누님 짜증 많이 났을듯

죄송합니다

 정수기마다 일련넘버가 있어서 한사람이 몇가지 에리어를 맡아서 하는데

시급제에다 일단 생산쪽이 아니다보니 특잔업이 없어서 페이는 그닥..

4.화장실

야드내에는 간이 화장실이 어마어마어마하게 많다

문제는 다들 알다시피 간이화장실 같은 경우

최첨단 수세식으로 막 데워나온 따끈따끈한 배설물을 깔끔히 정리하지는 못해

바닥 밑으로 마련된 똥통에다가 퍽퍽퍽퍽 떨어지는 족족 쌓아놓는 구조인데

푸세식 구멍 위에 좌변기만 갖다놓은 구조라 딱 들어서면 암모니아 냄새가 진동을 하지

정말 어디 시골에 공동화장실 가면 나는 그 냄새를 맡게된다. 순식간에 정신이 혼미해짐

축농증 있는 사람은 가서 심호흡 한번 해봐라 , 바로 뻥 뚫릴거다

어쨌든 이부분에 현장에서 불만이 엄청났나봐

언제부터인가 그 푸세식 간이화장실에서도 위생적인 라이프 어쩌고 하면서

그 푸세식 좌변기에서 거품이 뽀글뽀글 올라오더라고 

누군가가 건의를 해서 설치를 한거겠지

근데

딴에는 밑에서 올라오는 똥독과 똥냄새를 막기 위해서 설치한것 같은데

그 부글부글하는 거품이 분비물 내려가는 좌변기구멍에 가득 쌓여있고

이게 취지는 좋은데 좌변기 커버에 센서 같은걸 달 생각은 안하는건가?

조금만 사용을 안하면 그 거품이 좌변기 커버 위로 솟구쳐나와

미친.. 앉자마자 엉덩이와 괄약근에 닿는 그 거품의 감촉 ..시부레

그걸 한번 겪어보고는 내가 거품이 있을때마다 휴지 끊어다가

공예품 조각가 칼질하듯 삭삭 거품 걷어내고 앉긴 했는데

이게 2차적인 문제가 뭐냐면 거품때문에 용변보고 휴지를 변기통에 버릴수가 없어

거품위로 휴지가 둥둥 뜨면서 올라온다 ... ㅅ부레

그러다보니 자연히 휴지는 옆 휴지통에 넣는데 이 휴지통이 어디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내 대가리에도 안들어가는 조그만걸 쓰다보니 휴지통 위로 휴지가 차고 넘친다

넘쳐서 그 좁디좁은 화장실 칸막이 문앞까지 줄줄이 쌓여 있는것도 봤었는데

내가 똥싸면서 남의 똥닦은 휴질 감상해야되냐?

시부레

아씨 말이 삼천포로 빠졌네

어쨋든 현장 행님들은 내 말 이해할거다

이렇게 조선소가 열악하다

무튼 주제는

어쨋든 이런 열악한 화장실을 청소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난 솔직히 조선소에서 이분들하고 쓰레기처리반 분들이 제일 존경스러워

산업, 중대재해 현장 빼고 일상적인 생활중에서

내게 조선소 다니며 본 가장 충격적인 비쥬얼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주저없이 대답할테다

화장실 똥칠해놓은거라고

지나가는 조선소 사람들 아무나 잡아보면 둘중 하나는 작업복 위에

혹은 작업복 대신 통풍내의 라던가 레쉬가드 위에 용접재킷,바지

혹은 피스복을 입고 있어

이게 단순이 옷 두벌 껴입은게 아니라 진짜 허물이다 허물

특히나 올해처럼 오질나게 더운 여름에는 진짜 화장실 들어서는 순간 다이하드를 찍게 되는데

급똥이 뭐 시간 정해놓고 찾아오는건 아니잖아

갑자기 신호가 와서 화장실로 부리나케 뛰어갔는데

변기커버 앞에까지 와서 문까지 닫아놓고는

망할, 옷이 안벗겨져

땀때문에 흠뻑 젖어가지고 특히나 원피스 피스복, 혹은 정비복 같은 경우는

상하의 일체형이라 한번에 탈의를 해야하는데 어깨에서 걸려서 벗겨지질 않는단 말이야

뱃속에선 소장 대장을 지나쳐 이미 출구까지 다다랐는데

이때쯤 되면 다들 브루스윌리스 빙의하는거지

폭탄은 이미 경보음을 울리고 있는데 

그렇게 허물벗느라 낑낑대다가 그만 조준을 잘못하고 싸버린 경우가 있나봐

물론 옷에도

내 경험은 아니고 나도 화장실 쓰려고 가다가 본건데

앞서 얘기한대로 막 생산이 되려던 찰나 옷벗기가 성공했나봐

분사와 동시에 착륙을 완료한 정황이 눈앞에 펼쳐져 있더라

변기 커버위에 똥자국이 있고 그걸 누가 깔고 앉은 흔적이 있더라고

다행히 커버위에 양이 많지 않아서 그 위에 앉은허벅지의 압박에 의해 

변기 옆으로까지 눌린채 삐져나와 흐르진 않았는데

와우, 저거 처리하는 누님 입에서 쌍욕이 절로 나오겠구나 싶더라

인간의 존엄성이라는건 생리현상 앞에서 이리도 무력하던가 싶기도 하고

어쨋든 이런 화장실 청소하는 직종도 있다. 끝

6.신호수

조선소에는 크레인이 많아

어지간한 장평바닥에서도 조선소쪽을 보면 골리앗 크레인들이 보일거야

겁나게 높지

그 높은데서 운전을 하는 운전수들을 보좌하는게 지상에 있는 신호수들인데,

블럭이나 자재등을 담아놓은 스크랩 통에 후크체결하는것부터

크레인이 지나다니는 레일 노선상에 사람이나 기타 장애물이 없는지 확인하고 통제하고

그 거대한 크레인이 적재적소에 권상물을 잘 배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직종이다

이게 겉에서 보기에는 딱히 힘쓰는 것도 없이 밍기적밍기적 움직이는 크레인만 쳐다본다던가

아니면 멍때리는 모습만 보이기 때문에 꽤 한량한 직종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몇 되는데

예상외로 피곤한 직종이야

땡볕아래 땀 줄줄 흘리며 서있는게 보통일도 아니거니와 원체 유동인구가 많아야 말이지

한순 잠시 파는순간 이동하는 크레인 레일 위에서 뭐가 쨔부러지는 소리에 고개 돌려보면

그 사이를 못참고 빨리 지나가려다 아다리맞아서 크레인과 트럭이 충돌한다거나

그런경우를 몇번 봤거든

나름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는 직종일듯

근데 내가 말하려고 하는건  골리앗크레인이 아니라

안벽 크레인 신호수 행님들이시다

안벽내에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시는 분들이지

여느 산업현장이 그렇겠지만 조선소 역시 공기의 압박이 장난이 아닌지라

이미 진수가 끝나고 안벽에 배치된 선박에 대해선 후행작업 모두가 달려들게 되

야드 내의 크레인 같은경우 그 에리어를 담당하느 직영부서, 혹은 협력업체에서 주로 요청을 한다지만

안벽 같은경우 곧 있을 명명식이나 그 외 잡다한 단도리, 시운전 등으로

다들 자신들의 공정을 맞추기위해 눈에 핏발이 서있어

너나 할것없이 크레인신호수에게 싹싹 빌더라고

한번만 물건 올려달라고

원칙적으로야 싱글, 사내네트워크로 미리 신청을 한다지만

아까 말했다시피 사람 일이라는게 한치 앞을 모르잖아

그러다보니 예기치못한 추가작업에 그 물자를 배 위로 올려야 하는데

결국 부탁할 것은 크레인 밖에 없으니

거의 뭐 안벽의 신호수는 메시아 같은 존재야

이거 하나만 좀 올려주세요  라고 부탁하는거 심심찮게 봐왔었다

가끔보면 자기들끼리 품앗이 같은 훈훈한 장면을 연출할때도 있는데

타 부서나 업체 물건을 옮길때 사이즈가 작은 자기네 자재도 같이 실어준다던가 하는거

5.청원경찰

나왔다

사내사외 가릴것 없이 모든 업체들의 공공의 적

모든 오토바이라이더들의 철천지 원수

바로 청원경찰 행님들이야

야드내의 질서와 치안유지에 힘쓰고 계신 행님들이시지

크게 교통과 보안으로 나뉘는데 둘다 같은 회사라 그냥 한번에 묶어서 적을게

교통행님들은 주로 과속, 불법주차를 응징하고 계신데

그 외에도 vvip등의 초거물인사가 왔을때 의전차량으로 야드순환시 보조 호위하는 업무도 간간히 하더라

의전버스 앞으로 교통행님들이 마그마 탄 아놀드슈왈츠제네거마냥 위풍당당하게 선도해서 나가고

그 위세에 지려버린 직영 업체할것없이 도로 내의 모든 차량과 오토바이들은 모세가 물가르듯 좌우로 찌그러지지

그 장면은 언제봐도 폭풍간지인것 같아

가끔 야드내 중대재해나 그에 준하는 사고가 일어나면 가장 먼저 출동하는것도 이 행님들인데

일하다가 갑자기 왠 사이렌 소리와 함께 이 행님들이 오토바이타고 조오오온나 빠르게 어딘갈 향해 질주하는 모습을 보면

아 또 누가 다쳤구나 혹은 사고쳤구나 라고 짐작이 되

이 행님들이 휑 하고 지나간 후 한 30초 후에는 어김없이 구급차나 소방차가 달려가더라고

혹은 명명식이나 협의회주관 쟁의찬반투표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의 교통 신호수 담당도 하긴 하는데

이건 왠지 좀 안습... 퇴근하는 직영행님들을 보며 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나도 울고 교통행님도 울고

이번 여름은 너무 더워서 이 행님들 엉덩이에 땀띠 좀 많이 났을것 같아

오토바이 시트가 그냥 후라이팬이야 아주

그러고보니 오토바이 왜 뽈뽈이로 바꿨냐? 예전에 데이스타가 훨씬 간지났는데

아 , 글이 길어지니까 집중력이 떨어진다

보안 행님들은 누구나 출근하며 회사정문에서 한번씩은 마주치는 행님들이야

경비업무지

근데 이 행님들한테 경비라고 하니까 승내더라

다들 조심해

그외에도 납품업체 차량이나, 납품 후 나가는 차량, 반출해가는 차량등

모든 출납입 관련 검수담당을 맡고있어

땡볕에 열기 푹푹 뿜는 트럭들 사이로 와서 차트하나 들고 뭘 적고 있는거 지나가다 본적 있을거야

이게 그 검수작업중인데

하루종일 이걸 하는건 아니고 1시간 단위로 바톤터치를 한다더라

그리고 이행님들은 주야교대근무를 해

아무래도 24시간 철통같이 지키려면 어쩔수 없겠지

여기 다녔던 행님한테 들었는데. .여기도 페이는 짜다 솔직히

다만 여긴 호봉제이기때문에 장기근속을 바라거나 승진을 노린다면 괜찮을것 같긴 해

모든 일자리에 내에서 빡신곳이 있고 땡보가 있듯이

여기 행님들도 그런게 있더라

아무래도 보안담당을 하다보니 유동인구가 많은곳이 빡시겠지

회사정문 공장정문이 제일 빡시고 설계관 3거리와 b운동장 후문

그담에 복지기숙사쪽 후문 순인거 같아

저어기 떨어져있는 신한내도 비슷하고

짬이 많이 차 보이는 행님들은 비교적 널널한데 있더라, 한내공장이나 오비창고, 양정 같은곳

예전에. 아주 옛날에

호랑이 상모돌리고 손에 손잡던 시절에

그때는 이 보안쪽이 업체가 아니었다더라, 직영이었대

뭐, 지금의 에스원 전신쯤 됐겠지

그리고 충격적인건 그때는 두발검사도 했다더라

80년대 어지간한 사진들 보면 삼촌들이 머리가 목덜미까지 치렁치렁 했는데 그걸 잡았댄다

ㅋㅋㅋㅋㅋ

그때는 지금처럼 업체가 많이 없었으니 대부분 작업자들도 직영인데

그래서 아침마다 정문에서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당신 부서 어디야

내머리 내가 기르는데 니가 뭔 상관이야 등등

고성이 오갔다는데 흠 ㅋㅋㅋㅋㅋ

두발검사하니까 또 생각나네

여기 행님들에 관해서 아주 레전드 썰이 하나 있지?

자신을 제지하려던 보안요원에게 아주 패기무쌍한 발언을 날린 어느 직영용자의 일화가 그것인데

아마 조선소 쇳밥 좀 먹어봤다는 행님들이면 다 알고 있을법한 썰이야

원체 유명하고 또 여러가지 버전으로 야드내 곳곳에 구전으로만 전해 내려오고 있기 때문에

뭔가 도시전설 같은 느낌이 강한지라 사실진위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어

1도크는 직영이 그런말을 했다. 2도크는 업체가 그런말을 했다 등등 다 버전이 달라

그 발언도 디테일한 부분에서 조금씩 다 다르고,

뭐냐 이거?

이 발언이 워낙 적나라하고 비인간적이며 인격모독성 발언이라

내가 대놓고 여기서 쓰지는 못하는데

혹여나 궁금한 사람이 있으면 주위 조선소인들에게 한번 물어봐

장담컨데 둘중 하나는 알고 있을거다

키워드는 집과 주인

6.택시

주부들 대상으로 들어가고싶은 야드내 선호도 부동의 원탑 1티어의 신의 직장

수많은 직영행님들이 자신들의 내무부 장관을 입사시키고 싶어했지만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전설의 직장

바로 사내택시야

이 업체가 얼마나 대단하냐면

거사모에서도 대놓고 업체이름 거론하며 여기 입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라는 질문글이 있는건 모든 업체 통틀어 이 회사가 전무후무하다

지금 검색해도 나오더라

가끔 야드에서 은색 마티즈가 위에 택시 전광판 하나 달고 돌아다니는거 본 사람들 있을텐데

이게 바로 여기 이 누님들이시다

같은 회사의 다녔다는 사내택배 누나한테 들었었는데

주5일 칼같이 지키고 5시 퇴근 칼같이 지키고

잔업, 특근 이딴거 일절 없고

짐을 싣거나 해서 깔깔이를 쳐야하는 택배와 달리

야드만 돌아다니면서 손님 태우고 데려다주면 끝인 직업

여름에도 땀 흘릴 일 없고, 겨울에도 벌벌 떨 일 없는

그러면서 자체 상여금은 사내업체와 동등할 정도로 받는

일각에선 준 직영이라는 말까지 들었던 업체였대

과연, 주부누나들이 환장하고 달려들만 하겠구나 싶더라

근데,

수많은 누님들이 가고싶어 했었던 이 회사는 지금 없다

조선소 경기악화로 정리 되버린 비운의 회사야

지출이 줄어들면 애들 학원중 예체능부터 끊어버린다지?

그게 기업의 입장에서 그대로 적용된 사례라고 할수있지

7.선주서비스

수주를 의뢰하면 선주사에서는 수많은 감독관들이나 기타 보조수행원들을 조선소에 파견하는데

이들의 편의사항을 봐주는 업체야

이들이 쓰는 숙소, 사무실등의 이삿짐이나 가구정리 배치 등을 도맡아서 하더라

그러다보니 선주들과 만남의 기회가 많고 여기 구성 직원들 대부분이 영어가 유창해

연봉이 꽤 된다고 하길래 가고싶어했었던 곳인데

영어가 후달려서 못갔었어

8.항만노역

위에있는 택시와는 또다른 의미로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항만노역행님들이야

여기 행님들은 엄밀히 말하면 원청 소속의 업체는 아니다

우리나라 항만법상 부두,항만에서 하역작업은 이 행님들이 집행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어

항만 노무공급권인가.. 뭐 그런 독점권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고

주로 1안벽헤드나 7안벽쪽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인데

보통 바지선에서 철판이나 블럭, 기타등등 자재들을 가지고 오면

이 행님들이 나서서 tp신호를 하거나 하역을 해

이 그룹의 가장 큰 특징은 회사가 아니라 노동조합이기 때문에

들어온지 1시간 된 놈이나 일한지 20년 된 영감이나 일당이 같다는거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최저시급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와중에 딱히 불만표현이 없다는건

원체 기존에 받던 임금이 넘사벽이라는거지

월 2회 급여지금에 자식학자금 다 대주고

가장 큰 메리트는 본인이 정년퇴임이나, 불의의 사고로 더이상 근속 할 수 없을 상황에 쳐했을때

아들이나 친족에게 그 자리를 물려줄 수 있다는 점이야

그러다보니 고인물 같은 이미지가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

외부 사람들은 들어가고 싶어도 못들어가는 직장이야

여기 다니는 행님한테 들었는데

돈은 둘째치고 일이 있으면 빨간날에도 새벽같이 나간다고 불만을 토로하는데

장난하냐?

그돈 받으면서 일하는 주제에

어디 조선소 사람들 앞에서 그따위 망발을 지껄여?

이 말을 실제로 내뱉었고 그행님도 수긍하긴 하더라

원청에서 주는 성과 타결금 따윈 없어도 연봉 7.8천은 찍는 직장이다보니

솔직히 말해서 들어가고싶어하는 사람은 많아

나도 들어가고는 싶었지만... 안됐다

워낙 부정부패 비리가 많다보니 어지간하면 쳐다도 보지않는게 좋을 것 같긴 해

한마디 요약하자면 택배 상하차 일 하면서 연봉은 2,3배 받는 직장이다

9.물알바

여름 특수로 물알바 라는 직종이 있다

이건 직종도 아니고 그냥 알바야, 대충 끼워놓다보니 여기에 끼이게 됐는데

위에 언급한 직종들 중 유일하게 내가 직접 해 본 알바다

물알바라고 하니까 뭔가 좀 음란마귀 씌인것 처럼 느껴지는데

다른 뜻 아무것도 없고 말 그대로 물 나눠주는 알바야 . 생수알바

7,8월 혹서기가 찾아오면 야드에서 점심먹고 나올때 식당 출구에서 누님들이 얼린 생수 나눠주잖아.

바로 그 알바다

내가 이걸 2천년도 중반쯤에 했는데

진짜 내가 그동안 겪어본 돈버는 일중에 가장 쉽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이게 일과가 어케 되느냐?

아침 열시 반 즈음에 장평 오거리에서 서성거리고 있으면

꽁꽁 얼린 생수통을 가득 실은 화물트럭이 통영에서 넘어온다

그럼 그 차를 타고 오전 내도록 각각의 식당에 내려놓는거야

얼린 생수가 녹지 않도록 거덕떼기로 덮어놓는건 덤.

이게 아무리 늦어도 한시간 안에는 일이 끝나더라고

차가 한대가 아니라 4,5대가 오기때문에 각각 한 두어군데 식당만 분담하니까 정말 금방 끝나

그러면 11시 20분쯤 되서 일이 끝난다

일끝나면 뭐하냐? 애들끼리 모여서 노가리 까다가 30분 땡 하자마자 청원경찰, 공구실 삼촌들이 밥먹으러 갈때

같이 쫄래쫄래 가서 밥을 먹는다

그리고 12시부터 물을 나눠주는데

이건 좀 짜증나,

인당 1병인데 2병은 기본이고 3,4병씩 가져가는 행님들이 있더라고

삼촌들, 한병씩 가져가세요 라고 말해도 못들은척

시부레

말도 안듣지만 그래도 계속 외쳐야되

혹여나 늦게 밥먹는 행님들이 생수를 못가져 가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나 그 알바할때 실제로 생수 4개 챙겨가는 행님하고 한판 붙을뻔 했는데

그 행님 지금도 다니고 있으려나 모르긋다

이렇게 생수 다 나눠주고나면 또 식당 앞 파고라에 앉아서 쉰다

수거트럭이 올때가지

트럭이 오면 빈 플라스틱박스 도로 싣고 통영 수산시장 얼음창고로 가

거기서 내일 쓸 생수들을 포장 뜯어가지고 플박에다 담는거지

이때 시간에 오후 3시쯤?

일 끝내놓고 보면 5시가 채 안되있어

이러고 일당 3만원을 받았다

당시 내 기억에 그때 최저시급이 3천원이 좀 안된걸로 기억해

6시간 일하고 3만원이면 완전 꿀이었지

더구나 실제로 일한 시간은 3시간도 안되는

그야말로 신의 알바

조선소 오랜 다닌 행님들아

2년천년도 중반 즈음에 딱 한번 남자들이 물 나눠줬었는데 기억들 하나?

그중 하나가 나였어 낄낄ㅋㅋㅋㅋ

지금은 죄다 누님들로 교체 된게

음..내 뇌피셜이긴 한데

막바지에 우리들 죄다 방학을 이렇게 보낼순 없다고 단체로 놀러간다고 보이콧한게..

생수업체 입장에서는 뒷통수를 거하게 맞은것 같아

그래서 그 후로는 전부 주부알바로 바꾼게 아닐까 싶어

워낙 철없던 시절이라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너무 미안하다

이 외에도 주유소, 유틸리티쪽, 선주들, 메이커들, 총무팀 관련업체들, 쓰레기처리반 분들등

적고 싶은게 많은데

점점 글의 퀄리티랑 가독성이 떨어지지?

글을 오래적다보니 집중력도 떨어지고 도저히 안될것 같아

미안해 행님 누나들아

그리고 위에 적은 글에 대해선

내가 겪어본게 아니라 듣고 보고 느낀걸 적은것이기때문에

아마 사실과 다른 정보들도 많이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냥 킬링타임용으로 이런 직종도 있구나 하고 재미로 봐주라

난 이제 자러가야겠다.

으.. 양친도 못알아보는 낮술을 했더니..

다들 굿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