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 개정증보판

이번주 월요일부터 읽어서, 오늘 오전에 끝났습니다. 힘드네요. ㅠ 

시작해보죠..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 :

인류가 '호모 사피엔스'의 진화과정을 마친 후, 약 1만 년 전에 빙하기가 끝나고, 현재 시대인 '홀로세'에 접어들었다.

이미 후기 빙하기 시대부터, 인류는 남극을 제외한 거의 모든 육지로 퍼져나가 살게 되었다.

그런데, 왜??? 어떤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진보된' 문명단계에 일찌감치 들어서서, '후진적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압도하게 되었을까?

그러한 불평등, 불균형을 가져온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또, 그러한 요인들은 도대체 왜, 어떻게 인류사의 전개과정을 그렇게 이끌어간 것일까?

이것이 이 책의 주요 주제다.

일단 말해둘것은, 이 저자가 가지고 있는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다. '역사관' 이라고 대체로 부르는 것이다.

정확하진 않겠지만, 굳이 분류하자면, '아날학파'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즉, 역사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중요한가? 자연환경이 압도적으로 중요하다.

'아날학파'는 이미 그러한 관점에 따라, 역사를 바라보고 구조화 했다. '페르낭 브로델' 같은 사람이 대표적이다.

이 <총균쇠>의 저자가 그 학파 사람이라는 것이 아니라, 이 책에서 보이는 태도가 그렇다는 것이고, 책 내용을 보면 인간의 중요성 따위는 말하지 않는다.

따라서, 백인이 잘났네, 흑인이 못났네, 인종이 어쩌네 등등.. 하는 헛소리는 인류역사 발전 과정을 논할 때, 아무런 효력도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을 아직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읽을지 여부를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느낀 점을 간단히 써보면,

600쪽이 넘는 책으로, 양이 많아서 도중에 좀 지치는 면이 있으나, 난이도는 중하 정도라 하겠다. 

학술적인 용어를 남발하거나, 현학적으로 거창한 표현을 한다거나 그런건 거의 없다.

저자는 내가 느끼기에 유머가 있고 수다스러우며, 확실히 대중을 위해 썼다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평이하다.

그리고 친절하게 서술했다. 즉 자신의 주장이나 설명을 설득시키려고, 최대한 자세히 그리고 반복적으로 비슷한 내용을 여러 번 언급하고 있다.

그런 까닭에, 사실 이 책은 최소 3분의 1은 줄여도 된다. 반복되는 내용이 너무 자주 나온다. 

개인적으로 까다로웠던 부분은, 언어에 대한 설명, 제 17장 <동아시아와 태평양 민족의 충돌> 정도였다.

근데 또 어떻게 보면, 완전 새로운 내용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우리가 이미 가진 역사적 지식만으로도 충분히 알고 있는 것들도 꽤 있어서, 그냥 정리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읽으면 되겠다.

그래도 이 책은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뉴기니, 폴리네시아 등 잘 모르는 곳에 대한 이야기들도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가장 핵심적인 책 내용을 말해보자. 

그렇다면, 저자는 도대체 인류역사를 이끌고 간 근본요소를 어떤 것으로 뽑고 있는가? 

사실, 이 책의 맨앞의 <프롤로그>와 1부 정도만 봐도, 이 책의 중요한 내용은 다 나온다. 

나머지는 그것을 논증하기 위해 풀어쓴 것들에 불과하다.

그 근본요소들은 책 본문에 요약되어 있다. 아래 첨부한 도표만 봐도 충분하다.

1. 가장 궁극적으로 중요한 요인 :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동물과 식물이다. 이를 작물화, 가축화 하여 '식량생산'이 가능하다.

유라시아 대륙이 이것을 수행하기에 가장 최적의 장소이다.

2. 식량생산 --> 

정주생활 가능, 

인구밀도 및 인구 수 증가로 인한 정치체제 발전(중앙집권화 및 국가 내지 제국 등장), 

잉여식량을 통한 기술자나 관료 등 각 분야의 전문가 양성하고, 이를 통해 정치권력을 합리화 해주는 종교 등의 이데올로기 창조했고, 각종 무기 발전.

문자의 발전을 통한 지속적인 지식과 정보 축적,

3. 가축의 경우, 사람의 힘을 넘어서는 동력으로 이용가능 -> 식량생산 증대, 거름생성, 젖이나 꿀 또는 직물 등 생산, 운송 등등..

또한, 가축은, 그것들을 일찌기 오랫동안 가축화한 유라시아 사람들에게 전염병을 옮기는 갖가지 병원균을 제공했고, 이 균들은 인간들이 더욱 밀집한 유라시아 사람들에게 더더욱 전파되기 쉽게 진화.

4. 유라시아 땅은 가로축으로 길고, 아메리카 및 아프리카는 세로축으로 길다. -> 위도가 비슷한 지역으로 묶인 유라시아 땅에서 가축과 작물 등의 전파가 훨씬 용이하다.

대체로 이러한 내용에 따라, 결국 오늘날의 유라시아 대륙의 사람들이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다. 뭐 이런 내용임.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 급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