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너무 정신없이 바쁘네요, 5월들어 계속 야근하다가
오늘은 도저히 못버틴다고 털어놓고 일찌감치 귀가헀습니다.
자기전에 2부를 연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부는 대략 시간상 2학년 생활 중 1학기 중간고사 정도까지를 다뤘습니다.
아직 1부를 안보신분들은 아래 링크를 따라가시면 되겠으며,
이어 달릴 2부는 대략 1학기 기말고사까지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덧붙이자면 이번 썰은 대략 3~4부작으로 마무리 될듯 싶네요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freeboard&no=7868617
---------------------------------------------------------------------------------------------------------------------------------
5. 남교사들의 뜨거운 경쟁
어수선한 신학기 초반도 지나가고 중간고사도 끝나고 난 5월
저희가 가장 많이 체감하는건 남교사(특히 솔로)들의 태도 변화였습니다.
- 등교부터 하교때까지 아디다스 츄리닝을 여러개 돌려입다시피 하던 체육선생이 정장을 입고 출퇴근 하기 시작했습니다 (솔로1)
- 맨날 애들한테 썅욕하던 장교 출신 수학선생이 갑자기 학생들한테 점잖은 톤으로 존댓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솔로2)
- 딱봐도 미용실에 가지도 않을 것 같은 괴상한 헤어스타일 고수하던 윤리 선생이 어느날 댄디컷을 하고 왁싱을 바르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솔로3)
그리고 이들의 동기는 한결같았습니다...네 바로 그 여선생이죠
1부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희 학급은 저 여선생님이 들어오시는 2학년 2개 반중 하나였는지
저 솔로들의 무수히 많은 요청 저희들에게 쏟아졌음죠
맨날 저희 수업 들어와서 여선생한테 자신에 대해 좋은 멘트 좀 남겨달라고 신신당부합니다.
여교사가 좋아하는 음식이나, 취미나 이런거 물어봐서 자기한테 알려주면 더 맛있는거 쏘겠다면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돌리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저의 급식시절 이때가 최고로 호사를 누리던 시기였습니다;;)
아참, 한명을 언급 안했네요
저희 담임쌤은 어느날 투스카니 (당시 현대차 중 스포츠카) 풀옵션을 뽑아오셨습니다 (솔로4)
여담으로 복선을 깔자면, 이분은 이때의 결정을 굉장히 후회하시게 됩니다.....
6. 펜데믹
남교사들이 저정도로 다 빠져버린 마당에,
하루 10시간을 여자구경 못하면서 사는 남고 학생들도 오죽 하겠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저희 애들끼리도 상사병이 전염병 처럼 돌기 시작했습니다.
여교사분이 갓대학교 졸업하자마자 들어와서 나이차도 크지 않아서 그런지
제 앞자리 뒷자리 녀석까지 가릴 것 없이 상사병이 무슨 전염병 마냥 퍼져나갔습니다.
학교가 펜데믹 상황이나 다름 없는데다가 저 또한 항체가 없었는지 말로만 듣던 상사병으로 3~4일 정도를 낑낑 댔습니다...
상사병 걸린 소감을 짧게 이야기하자면
마음속에 쌓인 응어리(=고백)를 어떻게든 끄집어내고 싶은데 그러질 못해서 한숨 크게 내뱉거나
그 여교사가 앞에 있으면 가슴 터질것 같은 심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ㄷㄷ
7. 면학 분위기만 놓고 보면 카이스트
중간고사가 끝난 이후, 여교사 분이 수업에 들어오셔서
출제 문제에 대한 리뷰와 개별 질문을 받아주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근데 한 범생이가 문제에 대해 심도 있는 질문을 했는데
수업 종료 이후에도 여선생하고 일대일로 얼굴 맞대다 못해
교무실까지 따라가서 붙어있는 엄청난 특혜를 누리는 겁니다?????
다들 그 광경을 보고나서 뭔가 머릿속에 깨달음을 얻은듯한 표정이었습니다.
저 또한 그중 하나였구요...
아, 합법적인 방법이 있었구나!!!!!!!!!!!
그날 이후, 온갖 또라이들이 난이도 있는 문제란 문제는 다 들고와서
최대한 시간끌면서 여선생하고 붙어있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됩니다.
역대 수능 출제문제는 기본이요
어떤 놈의 책상 위에는 고교 수학 올림피아드 문제지가 있었습니다.....
맨날 쉬는 시간 마다 온갖 어려운 문제를 들고 상담받으려고 대기타니 줄이 오죽 길겠습니까?
그래서 서로 대기인원 줄이려고 학생들끼리 문제를 대신 풀어주고 해설까지 해주는 상황까지 등장합니다 ㅋㅋ
더 놀라웠던건 그 해설충 중 한놈은 제 1학년 같은반 친구였는데,
그 자식은 분명히 1학년 끝날때까지 집합 기호도 제대로 모르는 놈이었다는 겁니다....
대학교에서나 볼법한 문제를 들고가면 너무 노골적이니깐
그 문제 중 어떻게든 고교수학과 분야가 같은 문제를 찾아내려고 연구하는 특정 무리를 시작으로
쉬는 시간에 교실만 들어가면
등교부터 하교까지 온갖 수학 문제가지고
'이정도면 대략 몇분(여교사의 풀이 시간)각이냐?' 라며
집단 지성으로 그 문제를 풀고 난이도를 평가하는 토론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저는 이과 근처도 안가본 문돌이지만, 이때의 경험 덕분에
공대나 이공계 대학원이 어떤 분위기인지 만큼은 대략 알것 같습니다.
--------------------------------------------------------------------------------------------------
2부는 여기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말씀드렸다 시피 요즘 너무 정신없어서
3부는 이번 주 금,토 쯤에 쓰게 될 것 같습니다.
| 
[인생썰] 시리즈
시리즈란?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