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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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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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실루엣이었지만 1년 반이라는 공백이 컸을까... 아니면 그동안 고생이 많으셨던걸까...

 아버지라고 알아차리기까지 한 5초정도 걸린것같음...ㅠ 아버지를 모처럼 만났을 때, 어무이의 표정을 못봤던게 지금 생각하면 한편으론 너무 아쉬움. ㅠ

 어무이는 어떤 기분이셨을까... 지금도 어무이에겐 그때 상황을 물어보진 못하겠음. ㅠㅜ

아버진 테이블에 오셔서 말없이 자리에 앉으셨었던 것 같음.

 동생도 그래도 좀 컸다고 눈치가 생겼는지 별 말 없이 지켜만 보고 있었음... 

자리에 앉은 아버지가 앉으시자마자 품에서 뭔가를 꺼내던데 가만보니 통장이었음.

 아버지가 말씀하시길, 그때 일 반성하면서 여기서 때밀이 하시면서 한 푼도 안쓰고 모으셨다고 함... 지금 생각하면 엄청 슬펐던 멘트지만 그 때 나는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인해 아무 감정 없었던 것 같음...

 가장으로써 1년 반이 넘는 기간동안 죄책감 속에 사셨을텐데... (간혹 동생이랑 술 한잔 하면서 이 때 얘기하면 둘다 눈물샘 폭발함 ㅠㅠㅠㅠㅠㅠ)

 어무이는 우셨던 것 같은데....

 때마침 자장면이 나와서 비비고 먹느라 그 때 상황이 잘 기억이 안남;;... 자장면 다 먹고 아버지가 우릴 데리고 아래층 목욕탕에 데리고 감. 

목욕탕에 가서 아버진 자신의 일터에서 우리 때를 밀어 주셨음.

 이 때 세신이란걸 처음 받아봄. 분홍색 때밀이 베드에 누워 아버지가 이곳 저곳 등 밀어주셨는데... 아무 말 없이 등 밀어주신 아버지의 기분이 어땠을지... 나중에 시간이 좀 더 지난 후에 아버지한테 여쭤봐야 겠단 생각이 듬.... ㅠ

때 다 밀고 물기 닦고 나왔는데, 같은 반 친구가 탈의실에 있어서 적지 않게 당황함.. ㅎㅎ (아무렇지 않은 척 인사하고 나왔음 ㅎㅎ)

 목욕 끝나고 탈의실에서 아버지를 보았을 때 아버지 발이 습진으로 인해 엉망진창이었던게 기억남. 동그란 녹색 바세린인가? 유리병 오렌지 뚜껑보다 좀 더 컸던 것 같은데, 한 움큼 퍼 발 사이사이 바르셨던 모습이 어렴풋이 기억 남.ㅠㅠ

 목욕을 마치고 아버지와 인사를 하고 어무이와 다시 셔틀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옴.

한 두달 뒤 어무이의 설득으로 아버지도 집으로 오셨음. 

그렇게 2001년 고등학교 입학식을 몇 일 앞두고 우린 다시 네식구가 됨. 

내가 시외 똥통 고등학교 인문계에 입학을 하고 (어무이는 어떻게든 인문계로 가라 하셨다.. 시외라도... ㅠㅠ 차라리 기공을 갔어야 했는데 ㅎㅎ ㅠㅠ 추후 이때를 교훈 삼아 공부 못 한 동생은 기공을 보냄.)

아버지는 봄 동안 여기저기 일자릴 알아보셨음. 예전에 카센타에서 일 하셨던 경험이 있으셔서 다시 하실 줄 알았는데, 어무이가 엄청 반대하셨음. 

옷에 기름 묻히는거 말고 다른 쪽으로 알아보라고... 빨래 할 때 보면 멀쩡한 옷이 하나도 없다고 매번 성화셨음... 봄 동안 집에 계시면서 잘 안풀리셔서 그러셨을까? 우리한테 엄청 강압적이셨음. 

지금 생각해보면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 받으신 걸 우리한테 푸셨던 것 같음... (본인도 잘 안풀리셨는데 나나 동생이나 공부도 못하고 똥통고 다니는 걸 보시니 인생에 기대감 마저 사라지셨던 것 같음 ㅠ)

이리 저리 취업 알아보시다가 어무이 친척쪽으로 양도양수?란 일로 돈 많이 버셨다는 분이 계셔서 거기서 일 배워보자고 서울로 올라가심.

처음에는 우리도 같이 올라갈 생각이셨던 것 같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 했기 때문에 아버지만 올라가심.

올라가셔서 컴퓨터며 프린터기며 이것 저것 꾸려 사무실 차렸던 것 같음.

그렇게 올라간지 1년쯤 되셨나 법으로 양도 양수? 가 막혔다면서 다시 짐싸들고 집으로 내려오심...

 그 동안 수입이 전혀 없으셨기 때문에 나와 동생은 진짜 기초수급자나 다름 없는 생활을 함.

실제로 건강보험료 영수증인가 뭔가 학교에 냈더니 학비 면제에 급식비도 공짜였고 동생은 공짜 급식을 넘어서 분말 우유 같은거 받아오기도 함;;;

2001년도였는데 분말우유라니 ㅋㅋㅋ 그래도 맛있게 먹음. 이 때, 다른거 다 괜찮았는데, 진짜 치킨 피자 이런거 못 먹는것도 다 괜찮았는데... 제일 힘든게 소풍날이었음. 

신발이야 시장서 5천원짜리 신고다녀서 상관 없었는데, 소풍 날 입고 갈 옷이 진짜 하나도 없었음. 

옷이라고 해봐야 교복하고 잠옷이 다였으니까... 진짜 하다하다 장농에서 아버지가 80년대 입으셨던 프로스펙스 츄리닝 입고 갈까 하다가 참음 ㅋㅋㅋㅋㅋ (5년전 유행한 복고패션 녹색 츄리닝임 엄청 펄럭임 ㅋㅋ 가족끼리 술 한잔 하다 이 이야길 했더니 어무이 오열하심.. ㅠ)

 쌀쌀한 날씨에도 겉옷 없이 티 쪼가리 하나 입고 감 .ㅠㅠ 남녀 합반이었는데 진짜 자존감 바닥이었음. 

머리 자를 돈도 없어서 산발때까지 길렀다가 간신히 돈 모아 자르고 그랬음. 

그 당시 핸드폰 같은거 학생들 많이 안들고 다닐때라 다행이었음.ㅋㅋ (한 반 35명 중 4~5명 정도만 있었으니)

암튼 상황이 이러니 자존감은 바닥을 쳤고 공부는 하위권을 맴 돔.

얼굴이라도 잘생겼으면 모를까 곱슬머리에 여드름 키작남이었음 ㅠ

진짜 반에 모난 친구 몇명 있었음 빵셔틀 각이었을 것 같은데... 다들 착한 친구들이라 다행이었음 (이도 저도 아닌 학교라 그런지 얘들도 이도저도 아닌얘들만 와서 학교 분위기가 무난함 ㅋㅋㅋㅋ)

 그렇게 고1이 지나고 고2가 지나고 게임 폐인(디아블로, 스타, 포트리스, 카르마 찐따 얘들하고 새벽까지 겜하고 그랬음)같은 생활속에 고3이 옴.

아참 동네에서 나 가난하다고 소문나서 그 친구 엄마가 나랑 놀지말라 했던 사연도 있었고 친구네 집에 놀라가서 친구 어무이한테 인사도 드렸는데 그 다음날 친구가 나 생깜... 

지금 생각하면 킹받는데 ㅋㅋㅋ 암튼 이러한 많은게 생략됨 ㅎㅎ 요즘은 더 심할것 같은데.. ㅠㅠ 암튼 고3 시절은 4탄으로 넘어가겠음.

아참 그 시절(2001년 이전) 양도 양수 가 뭔지 아는사란 알려주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