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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병자들 - 1914년 유럽은 어떻게 전쟁에 이르게 되었는가 크리스토퍼 클라크의 <몽유병자들>을 읽었다. 이 책의 저자는 역사학계에서 이미 인정받을만큼 받은 사람으로 알고 있으니, 굳이 나같은 찌질이가 평가를 할 필요는 없겠다. 3월에는 굵직한 3권의 책을 읽었다. <총균쇠> <문명과 전쟁> 그리고 <몽유병자들>
우선 그 3권을 잠시 정리해보자. 1. <총균쇠> - 본문 약 650쪽 지구상의 대륙마다 왜 발전단계의 속도가 다르게 나타났는가? 하는 불균형에 대한 근본적 원인을 추적하는 책.
2. <문명과 전쟁> - 본문 약 850쪽 인간은 전쟁을 할 수밖에 없는가? 즉 인간 및 생물은 '공격성'을 가졌으며, 그로인해 '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가?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내재적인 성질인가?? 아니면 후천적인 학습에 의한 것인가?? 이에 대한 저자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생물학적 진화론'을 근본적인 전제로 삼고, 그것을 논증하고 있다. 그는 많은 예시를 들면서, 문명화되지 않은 지역이든, 문명화된 지역이든 어디서나 갈등과 폭력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양도 많지만, 상당히 어려운 책이다. 왜냐하면, 정신분석학, 동물행동학, 진화론, 유전학 등 다양한 학문적 개념들이 많이 언급되며, 서술이 불친절한 편이다. 그리고 문장도 상당히 압축적이라, 단번에 쏙쏙 이해가 안되는 문장도 많다. 그래도 읽다보면 두뇌를 맑게(?)하는 책이다. 흥미롭고 지적이다.
3. <몽유병자들> - 본문 약 850쪽 '1차 세계대전' 이라고 하는 엄청난 충격은 도대체 '어떻게'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일어난 것인가? 이 문제에 대해, 저자는 '왜?'라는 형태로 묻기보다는 '어떻게?'라는 형태로 묻는다. 이는 '역사적 과정에 따른 연쇄고리'를 최대한 섬세하게 천천히 짚어가면서 '왜?'라는 물음에 '자연스레' 도달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왜?' 라는 물음은, 너무 책임을 묻기위한 질문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예를들면, 2차대전은 '왜' 일어났는가? "히틀러 또는 독일 때문에.... 히틀러와 독일이 나쁜놈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특정한 국가나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우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저자는 '어떻게?'라는 과정을 세세하게 짚어나가고 있다. 각 책의 두께와 판형은 아래 사진을 참고.. 
그렇다면, <몽유병자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자. 전쟁은 최근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등에서도 있었고, 우리도 언제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은 말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현재 우리는, '안보'라고는 전혀 모르며 관심도 없는 것들이 그 책임을 떠안고 있는 놀라운 시기이다. 이런 책은 나같은 찌질이보다, 윗대가리 분들이 봐야할텐데... 하는 안타까움만 들뿐이다... 술이나 쳐먹겠지..
<총균쇠> <문명과 전쟁>은 세계사를 다루는 책이라 할 수 있으며, 엄청난 시간대와 공간대를 포괄한다. 그에 비하면, <몽유병자들>은 매우 좁은 시공간을 다룬다. 시간적으로는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14년 이전 몇 십년의 세월을 다루며, 공간적으로는 거의 유럽에 한정하여 다룬다. 난이도는 <문명과 전쟁> 보다는 쉬운 편이지만, 상당히 좁은 시공간에서 얽히고 섥히는 이야기 전개로, 읽다보면 많이 헷갈리는 편이다. 내가 보기에, 이 책을 읽는 10명 중 과반수는, 총 3부 중에서 2부를 읽다가 도중에 때려치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냥 처음부터 눈으로만 통독하기는 정말 쉽지않을 것이다. 처음 1부를 읽을때부터, 주요 인물이나 사건들을 대충이라도 정리하며 읽지않으면, 많이 곤란할 것이다. 확실히 말하지만, 이 책은 '1차 세계대전'의 전쟁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책이 아니다. 앞에서 쓴대로 원인과 경과를 추적하는 책이다. '국제정치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보면 되겠다. 물론 나도 '국제정치학'에 대해서는 전혀 쥐뿔도 모른다. 이 책에서 주요한 '행위자'는 다음과 같다.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헝가리 2중 제국, 독일, 러시아 / 이탈리아와 오스만 제국은 부차적으로 언급된다. 또한, 특히 1부에서 '발칸 반도'가 중요하게 등장한다. 그 반도 중에서도 '세르비아'가 중심 역할을 하며, 몬테네그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은 조연으로 출연한다. 그리고 이 나라들의 많은 정치인, 군인, 외교관 등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특히나 2부에서는, 좁은 시간대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이들 수많은 상호관계가 얽히기 때문에, 눈으로만 읽다보면 "어? 얘가 누구였더라??"하는 등의 지점이 계속해서 나오며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 책의 묘미는, 제국주의 시대 유럽의 수많은 행위자들이 세부적으로 어떠한 처지에 있었고, 어떠한 과정을 통해 어떤 결정을 내렸으며, 때로는 터무니없는 오해나 편견, 의심 등을 품으면서 서로를 대했는가를 수많은 자료를 종합하여 세세하게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결과, 어떻게 유럽의 나라들은 1차 대전으로 '빨려 들어갔는가'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독일은 상당한 호전성을 가졌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독일은 아주 순한 편에 속했고, 사라예보에서 살해당한 오스트리아 황태자 역시 일관되게 평화를 부르짖었고, 제국 내 소수민족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고려하고자 노력한 사람이었다. 우리는 보통 역사를 바라보며,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치 그들의 '비합리성'을 이상하게 보곤 한다. "얘는 도대체 왜 이렇게 이상한 선택을 했지??" 아니다... 우리 자신이 매일매일 얼마나 '비이성적'으로 살고있는지 생각하면 오히려 그런 의문이 이상할 것이다. 물론 사람들은 각자, 자신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서도 인간의 '비합리성'을 많이 목격할 것이며, 그것이 인간의 한계임을 자인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것은 한국의 현재 상황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흔히 말하는대로 '보고싶은 대로 보는' 우리의 모습.. 인간이라는 종 자체가 '몽유병자'이자 '눈뜬 장님' 이 아닐까?? 우리는 시시각각 이성의 끈을 놓지않으려 발버둥치고, 후회하고, 또다시 다짐하면서 평생 살아갈 것이다. 난 이 책에 나온 수많은 사람들도 우리 자신들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내가 책을 덮으면서 들었던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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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되세요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스끄랴빈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