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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께서 퇴직 후 취미로 한글서예를 시작하셨는데
젊었을 때 취미로 10년정도 공부했었던 가락이 순식간에 돌아오시더군요.
그래서 2년간은 공모전에 작품 내고 여러 큰 상을 수상하는 재미로 보내셨는데,
정해진 글씨체를 정확하게 써 낸다는 건 사실 장인의 영역에 가까운지라
사실 완성된 작품의 완벽성을 평가할 순 있어도 보는 재미는 크진 않거든요.
그래서 좀 더 젊은 사람들이 많이 보고 즐길 수 있게
수채화를 배워서 그림을 그려 보시는게 어떠시냐고 권유해 드렸죠.
그때가 작년인 2020년 초였는데,
수채화 공부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니
일단 근처 문화센터 수채화 강좌를 선착순 경쟁을 뚫고 등록에 성공.
주1회씩 한시즌간 진행하는 강의.
첫 강의에 가셨는데 강사분이 수채화 공부하려면 소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해서
아래 그림을 시키는 데로 그리셨던.
이때만 해도 원근법이나 명암같은거 전혀 모르실 때. 첫 스케치.
집에 돌아 오셨는데,
원뿔이나 구를 몇개 소묘하며 복습해 그리시면서
상당히 지루하고 답답해 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젊은 사람들은
물방울이나, 눈동자 같은거 그리는 거 좋아한다고
한번 유튜브에서 물방울이나 눈, 사과 같은거 보면서 따라 그려보는 건 어떠시냐고
몇개 동영상을 추천해 드렸는데
서예를 한 덕분에 직선이나 원을 잘 그리셔서 그런지
처음 해본 스케치도 생각보다 잘하시더군요.
확실히 지루한 소묘를 빨리 탈출하고 싶으셨던지
다음 주에 문화센터에 이거 그린거 들고 가서
바로 물감 쓰는 법으로 넘어가려고 강사분께 딜을 넣으려 하셨는데
문제는 문화센터 3회차 강의 나가려던 찰나
코로나가 크게 터지면서 강좌도 함께 폭발하고 강의료도 환불.
당연히 코로나 때문에
어디 배우러 가질 못하니 수채화 공부는 봉인.
결국 한자서예 쪽을 공부하며 7월까지 보내셨죠.
그런데 작년 7월에 동네 산책하는데,
집에서 고작 걸어서 5분 거리에 취미미술 학원이 숨어 있던 것을 우연히 발견.
주1회 한달 수강하는데 10만원대길래
문화센터보다 훨씬 가깝다 싶어서 등록해서 마스크 쓰고 수업을 받으시는데
성인 취미미술이다보니 기초부터 가르쳐준다기 보다는
그냥 아무거나 그려보고 싶은 그림 가져오고
2시간 정도 학원 내에서 알아서 그리면 수정해주는 식.
그러다보니 뭔가 많은 것을 확확 배운다는 느낌은 전혀 없으셨던.
게다가 학원에 한달쯤 갔을 때 이번엔 사고로 인대가 다치시면서
거동이 일시 불편해지신 데다가
코로나 감염자도 8월 이 후 확 늘어서 다시 학원에 가진 않으셨죠.
그리고 다시 한자서예 공부를 시작.
그래서 비로소 수채화 공부를 제대로 시작하시게 된 건
4개월 전인 2021년 2월....
유튜브에 수채화 강의하는 사람들 많은데
집에서 그런 채널들 보면서 수채화 독학해 보는 건 어떠시냐고 권유해 봤는데,
집에서 혼자 그려봐야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고
평가해주는 사람도 없는데 무슨 재미로 그리냐고 하시더군요.
어머니 한글서예가 순식간에 팍팍 늘었던 비결도
공모전에 내고 수상하는 재미 덕분이었거든요.
글씨 쓸 동기가 확실하니 글씨 쓰는게 넘 재미있으셨던 거죠.
그래서 제가 일기쓰듯이 유튜브에 그리는 걸 올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그럼 젊은 사람들도 보고, 심지어 외국인들도 보는 거고,
못 그리셔도 괜찮다고.
초보자가 수채화 처음 배우기 시작하면서
점점 실력이 늘어가는 것도 컨텐츠가 될 수 있고
제가 카메라 설치해드릴테니 그리시기만 하면 제가 유튜브에 올려드린다고 했죠.
꼬박꼬박 유튜브에 올리다보면 그게 동기가 되서
수채화도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되고
자연히 실력도 더 빨리 늘 거고
게다가 쭉 유튜브에 차곡차곡 쌓아나가다보면 나중에 점차 실력이 늘어가는 과정을
쭉 한눈에 볼 수 있어 재밌을 거라고 했죠.
그렇게 유튜브로 공부하며 수채화 독학을 시작.
아래는 그렇게 어머니께서 2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지난 4개월 간 그린 그림들..
(그림이 많아서 720p로 화질 떨어뜨림)
서예를 하시다보니 집에 화선지가 많아서 처음엔 화선지에 그리시던.
(수채화풍 문인화?!)
수채화의 대표 기법인 Wet on Wet이라고
젖은 상태의 종이에 물감을 올려서
자연스럽게 번지는 것으로 부피감과 명암을 표현해주는게 있는데
4월 중순이 넘어서야 이 기법을 이용해서 그림을 그리시기 시작하셨네요.
그동안 어머니께서 구독해 참고하신 수채화채널만 70개 정도 되는 듯.
그런데 수채화가 그리는 풍이 우리나라와 외국이 상당히 다르더군요.
우리나라는 수채화보다 아크릴화나 유화가 인기가 많은 듯.
어머니는 대부분 외국 수채화 채널을 보면서 참고하셨던.
그리고 다양한 사람을 스승으로 삼을 수 있어서
한 풍에 매몰된 그림만 그리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는 듯.
확실히 유튜브 시대라서 그런지 과거엔 할 수 없었던 방법으로
다양한 분야를 독학할 수 있게 된 듯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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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찡구
아래로 내릴수록 실력이 느시는게 느껴지네요^^ 멋지십니다 인상적이에요 그림들이
어머니께서 한달째 되던 생초보 때 그린 그림이네요. 초기영상이라 흑역사 같은 영상..
수채화 기법을 제대로 몰라서 물감을 바르듯 그리실 때인데다가,
이때만 해도 다른 수채화 채널들 대부분이 음성을 넣어 설명하며 그리다보니,
어머니도 설명해야 사람들이 보나 긴가민가할 때라 음성을 대충 채워 넣었는데
얼마 후부터는 초보자인데 하루 유튜브로 보며 배운 풍월로
남들에게 설명한다는건 맞지 않다 싶어서 빼게 되죠.
게다가 한달째라 아직 수채화에 진심(?)이 아니실 때여서
서예에서 낙관 쓰듯 그림에 글씨를 넣곤 했는데 그걸 가지고 찾아 내신 듯 하네요. =_=
개인적으로 이때쯤 올린 영상들은 볼 때마다 손발이 오그라들기 때문에 가능한 열어보질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