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20년 초에 암수술했습니다

약 2년 가까이 쉬고 2021년 말쯤에 복직했습니다

예전에 근무하던 부서가 아닌 새로운 지역의 새로운 지점 그리고 새로운 부서였습니다

아는 사람도 전혀 없고 의지할 사람도 전혀 없었습니다

2년만에 업무를 시작했는데 모든게 낯설었습니다

새로 도입된 업무 시스템에 적응을 했어야 했고

많은 규정들이 바뀌어 있었습니다

그걸 일일히 알고 미리 공부하면서 업무에 투입되었으면 좋았을텐데

그렇지 않고 복직하는 날 바로 업무에 투입이 되었습니다...

주말에도 매뉴얼보면서 공부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매뉴얼에 없는 질문을 하면 대답을 못 했습니다

저는 멀뚱 멀뚱... 알아보겠다는 말만 했고...꽤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답변해줄 수 있어습니다

그리고 그게 뒷담화로 돌아왔습니다

매뉴얼 외 무엇인가를 물어보면 모른다...

옛 지식에 사로잡혀 있고 새로운걸 모른다 등등

심지어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에게 저에 대해 욕하려고 채팅창 띄운다는걸

제 창에 띄운적도 몇 차례 있었구요...

조직적으로 왕따 텃세가 있었습니다

제가 잘 모를때마다 그들이 저를 비하하는 듯한 눈빛, 말투....

그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회사가기 싫었었고 심지어 집에서 울기까지 했는데....

그러나 그 와중에도 한 직원이... 저를 도와줬습니다

발령 첫날.. 제가 배 수술 후유증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라

책상 밑에 들어가 인터넷 선과 컴퓨터 선을 연결하지 못하자

먼지 뒤집어 쓰고 그 직원이 컴퓨터 선을 연결해주더라구요

그 뒤로도 말도 먼저 걸어주고....

아픈곳은 어떠냐... 병원은 잘 다니냐 하면서요...

저한테 외롭지 않게 잘 해 주더라구요...

업무적으로도 협조가 잘 되었었고

제가 늦게 일할 때 빵도 하나씩 주고 가더라구요

그 때문인지... 업무가 몰릴때면 

그 직원 업무를 가장 먼저 처리해줬었구요

저를 외면하던 사람들 업무는 늦게 처리해줬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저를 헐뜯고 물어 뜯는 직원들 업무 잘 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그나마 적응을 잘 하게 될 무렵

그 직원이 건강이 안 좋아서 휴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직원 마지막 출근 날....

저와 그 직원과 그 밑의 부사수 직원과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앞으로 자기 없는 동안 자신의 부사수 잘 부탁한다면서요...

저는... 그 직원한테 고맙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문이 고맙다고는 말을 못 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어제...

그 직원한테 카톡으로 구체적으로 고맙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직원들한테 텃세 당하고 왕따 당할 때

먼저 말 걸어주고... 아픈 와중에 야근하면서도 어디 아픈곳 없냐 하면서 챙겨주고

수술한 배 아파서 책상 밑으로 못 들어갈 때 먼지 마시면서 책상 밑으로 들어가줘서 고맙다구요...

물론 전에도 고맙다는 말을 하긴 했으나 구체적이지 않았습니다

감사함의 마음은 전하고 싶긴 했습니다만

그 직원이 사실 여직원이고... 남편도 있는 사람이라... 제가 그 사람 휴직 기간에 카톡 보내기가 많이 조심스러웠습니다

몸이 안 좋아서... 남편하고 늘 같이 있는데

제가 카톡을 보내면 실례일 거 같았으나....

그래도 고마움을 정확하게 표현해야 하는게 맞아서

다시 한 번 보냈습니다만...

맘이 시원해지네요

그리고 그 직원은... 자기가 한 별거 아닌 행동에 고맙다고 말하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카톡보면서 알거 같다고 오히려 더 고맙다고 하네요

살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으면

저 사람 나한테 뭔가 바라는게 아닐까라는 의심이 드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지만

점점... 나이를 드니 세상을 왜곡되게 보게 됩니다만...

살면서 누군가 나에게 호의를 베풀면

상대 성을 떠나 바로 고맙다고 말을 해야 할 거 같습니다...

그리고 저도 누군가에게

댓가 없는 도움도 더 많이 줘야 할 거 같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