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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직장인들이 그러하듯 게임 모으는 게임을 할뿐 게임 자체를 즐기진 못하고 있었습니다.
스팀도 게임이 쌓여 가고 플스4도 틈틈이 모아대는 통에 차곡차고 적재는 되고 있지만 정작 게임할 시간도 정력도 없었죠.
그러다 업무환경이 좀 좋아졌고 코로나 때문에 외출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최근 게임에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레데리2를 하면서 게임을 예술분야로 인정한다는 논의를 드디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하도 취미가 없어 게임이라도 해볼까 하는 심정에 입문하게 되었고 여러 게임을 도전은 해보는데 시간 가는줄 모르고 매료되었던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남들 다 재밌다고 하는데도 왜하는지 모르겠다 싶은 게임도 많았거든요.
어쨌든 여건이 좋아져서 플스에 쌓여 있는 게임을 차분히 해보고 있는데 너무나 재밌었고 행복했습니다.
레데리2는 맨날 오픈월드, 오픈월드 얘기는 들었지만 정작 월드를 구축한 것인지 잘 몰랐던 오픈월드의 의미를 알려주었습니다.
워낙 현실성 있게 게임을 만들어 놔서 그 세계에 속해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NPC들의 행동이 실제 사람이 움직이는 것 같아 범죄를 저지르다가도 괜히 면구스러워 지기도 했습니다.
레데리2에 빠져살다 용과같이 제로를 잡게 됩니다.
처음 인상은 참 별로였습니다.
레데리에 비해서 제작이 너무나 무성의하게 보였거든요.
붕어빵 스러운 NPC들하며 성우 인건비 아끼느라 그랬는지 대사 처리를 안하고 '멍' 소리만 내다가 자막처리하는 대화들이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NPC들의 어색하기 짝이없는 동작들은 말할 나위 없지요.
그렇게 물리적인 약점들이 가득한데 일본 특유의 오글거림, 유치함 등이 느껴져 도저히 서브퀘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특성들이 너무나 거슬려 메인 스토리만 죽 달렸습니다.
그런데 스토리만큼은 정신 못차릴 정도로 흡입력이 있습니다.
이야기의 줄기가 기승전결로 강하게 밀어 붙이며 뻔하지만 요소요소 반전들이 배치되어 있기에 진행하는 내내 가슴을 졸였습니다.
눈치가 없어서인지 지나고 나면 뻔한 수순인데도 게임에 참여하는 동안에는 전혀 스토리 예측이 안되더라고요.
게임 내내 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까 궁금해 하며 대사 하나하나에 주목했습니다.
무엇보다 게임에서 높이 평가하고 싶은 부분은 다층적인 캐릭터의 성격입니다.
악역, 선역이 분명히 구분되어 있음에도 끝날 때까지 악역을 쉽게 미워하기 어려웠습니다.
악역들 나름대로 신념이 있고 악행을 저지르긴 하지만 인간적인 면모나 나름의 신념에 따라 행동하는 이유들이 있으니 캐릭터에 생동감이 들고 그 행동 하나하나에도 어떤 이유가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 지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끝날때까지 선, 악이 참 모호했던 한 캐릭이 마음에 남습니다
과연 그는 어떤 인물이었을까요.
어떤 마음으로 이야기속에서 그렇게 행동했던 것일까요.
게임은 그에 대한 명확한 답을 주지 않으며 보통의 영화가 그러하듯 메인 대사와 효과음 속에 사라져 버립니다.
갱 영화의 수작이 대부라고 하는데 캐릭터의 모호성과 심층적인 인간심리에 대한 이해가 있다는 점에서 이 게임이 주는 감동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드라마나 책으로 펴내도 괜찮을 이야기입니다.
컷 씬들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표정 하나하나에도 개성이 느껴져 좋았습니다.
연기를 캐처했든 아니면 제작을 했든 목소리나 전달이나 의도하고자 하는 바를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야기를 시작 하고 이끌어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무리입니다.
개성있는 캐릭터와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전개속에 이야기는 절정에 다다르고 깔끔한 마무리를 합니다.
그 정도면 오락 매체로서 충분합니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 메인 스토리만 달렸고 서브퀘는 피할 수 없었던 퀘 빼고는 전부 패스했습니다.
슬리핑 독스라는 게임에서 맨손 격투를 참 재밌게 했었는데 그 때의 감성이 있어 열심히 동네 불량배들 패주면서 기술 연마했습니다.
노멀로 진행하다 중간에 하드로 바꾸고 후반부 보스전에 가서 심장이 쫄깃쫄깃 겨우 겨우 이겨 냈네요.
기술 해금도 몰라 그냥 돈 생기는 만큼만 스킬에 투자하다 보니 HP 게이지가 기력 게이지와 차이가 없었네요.
사범 기술 전수도 몰랐고 전설 기술 해금도 딱히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중간까지 쉽길래, 중간에 위기가 닥치더라도 물약 빨면 이길 수 있겠거니 생각하고 진행했는데 막판 보스전은 도저히 가망이 없더라고요.
그래도 다크소울3에서 굴른 가닥이 있어서 패턴 파악해 가며 발차기 끝나면 원투펀치 날리고 도망가는 쌥쌥이로 30분 넘는 사투 끝에 잡아냈습니다.
보스전은 게다가 길기도 길어서 재 로드해서 난이도 바꿀 엄두도 나지 않더라고요.
중간에 약국 있는 것도 아니고 잡졸들 쏴대는 총알 맞아가며 약 빨다 보니 보스까지 가서는 물약도 얼마 안 남았고.
사실 뭐 이런게 재미 아니겠습니까
남들은 쉽게 해내더라도 결국 스스로 최선을 다한 끝에 클리어 하는 성취 말입니다.
게임을 도전하듯이 피곤하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 복원 시점이 그리 길지만 않았다면 진작에 난이도 다운해서 깼을 거예요.
아, 새벽까지 이거하다가 보스 잡고 엔딩 크레딧 올라가길래 플스 전원오프 했는데, 이게 그러면 실적 반영이 안되더군요.
관련 글 보다보니 클리어 데이터 만드는 데까지 진행해야 한다 하길래 결국 최종장 난이도 이지로 바꿔서 다시 진행했습니다.
이지로 바꾸니 정말 이지하네요.
물약 몇 개 빨 필요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클리어 실적 저장해놓고 게임을 마무리 했습니다.
처음 할때 질리도록 하고 다회차는 안 하는 스타일이라 또 언제 용과같이를 잡을지 모르겠네요.
그랬거나 어쨌거나 라오어2로 게임 세상이 핫한 이 때 기억보존 차원에서 글 남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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