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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이어 이번주도 '전설 속 비운의 명작' 시리즈를 이어갑니다. 지난 주가 좀 더 대주적인 게임을 다뤘다면 이번 주는 좀 더 과거작이면서 제대로 망한(?)시리즈가 아닐까 하네요. 암튼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4. 비욘드 굿 앤 이블
레이맨을 기억하십니까? 코옵기반의 액션플랫포머 게임으로서 개인적으로는 슈퍼마리오 다음으로 기억될만한 명작으로 생각됩니다. 저는 레이맨 레전드를 상당히 재미있게 했었네요. 유비소프트에서 2003년 발매된 '비욘드 굿 앤 이블'의 개발자는 바로 레이맨의 제작자인 '미셀 앙셀'이었습니다. 당연히 기대치는 높았고 그 기대에 부응하듯 게임도 상당히 잘 나왔습니다. 당시 소개에 따르면 유려한 동화풍의 그래픽과 부드러운 애니메이션, 웅장한 스토리, 매력적인 동양풍 SF 디자인, 각종 다양한 요소들과 상당히 퀄리티 높은 OST, 그리고 뛰어난 완성도로으로 같은 해 출시된 게임들 중에서 압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되어 있습니다. 한 마디로 잘 만들었다는 말이죠. 실제 당시 메타크리틱 스코어를 기종별로 83-87점을 받을 정도로 평론가들의 인정을 받았고 게임을 플레이 해본 유저들 역시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서양판 '젤다의 전설'이라는 표현까지 있었으니까요.
그럼에도 이 게임이 빛을 보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대진표에 있었다는 평이 많습니다. 당시로서는 엄청난 대작들이었던 '데빌 메이 크라이2', '페르시아의 왕자 : 시간의 모래', '톰 클랜시의 스프린터 셀'이라고 합니다. (정작 '데메크2'는 망하고 '시간의 모래'도 버그파티라는..ㅋㅋ) 게임업계에서는 종종 잘 만든 게임들이 여러 대작들에 묻혀 비극적 결말을 맞는 경우들이 있죠. 뭐, 어디 게임업계 뿐이냐만은 상당히 아쉽습니다. '비욘드 굿 앤 이블'이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래도 명작반열에 오를만한 게임성 덕분에 2008년 프랑스에서 후속작의 티저가 발표되기도 헀는데요. 하지만 그 이후부터 2022년인 지금까지 후속작에 대한 소식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아마 엎어진 것이 아닌가 싶네요. 이렇게 나와도 뭔 의미가 있겠냐 싶고요. 다만 넷플릭스에서 '비욘드 굿 앤 이블'을 소재로 영화를 제작한다고 하니 그거나 기대해 보려 합니다.
-게이업계의 좀비들 : https://blog.naver.com/rdgcwg/222042292668
5. 악튜러스
지금의 국산게임들이 꾸준하게 욕을 먹는 것과는 달리 적어도 90년대 게임사들은 무언가 해보겠다는 열정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술력이나 인프라 및 인력부족으로 잦은 버그와 부족한 컨텐츠 등의 고질적 문제에 시달렸지만 때론 창의적이면서도 완성도있는 게임들을 내놓곤 했습니다. 90년대를 기준으로 국산게임업계를 양분했던 소프트맥스와 손노리는 RPG장르를 앞세워 상당한 인지도와 상업적인 성과까지 내놓던 회사였습니다. 소프트맥스가 '창세기전'시리즈와 '외전'시리즈 등의 불패신화를 써내려갈 때 손노리 쪽에서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포가튼 사가', '강철제국' 등으로 선전했죠. 그리고 '그라비티'와 손을 잡고 출시한 '손노리'의 마지막 기대작이 등장합니다.
당연히 '손노리'를 등에 입은 '악튜러스'는 출시 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았습니다. 단순 회사이름에 힘입은 것 뿐만 아니라 공개되는 트레일러나 게임플레이 영상 등은 전에없던 게임성을 보여주며 기대감을 높여갔죠. 실제로 게임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군입대시절과 겹쳐 미처 엔딩까지 이르진 못했지만 개성있는 캐릭터와 파스텔톤 동화풍의 아름다운 그래픽, 그리고 정말 재미있던 전투시스템까지 마음에 쏙 들던 게임이었습니다. 게임 외적으로는 오프닝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는데 보통 게임들이 오프닝을 게임스토리 관련영상으로 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악튜러스'는 뮤직비디오식으로 제작해 눈길을 끌기도 했죠. 아쉬운 것은 이 게임이 수많은 구설수에 오르며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했다는 것이죠. 한국의 고질적인 문제 버그는 물론, 후반으로 갈수록 미완성작에 가깝다며 게임성 문제가 붉어졌고, 가장 큰 문제는 표절시비에 휘말리며 대규모 리콜조치가 취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악튜러스'는 당시의 유저들에게 저마다의 기억들이 조금씩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저에게는 상당히 좋았던 '명작'과 같은 게임으로 남아있습니다. 악튜러스가 등장하고 일년 후 양대산맥의 반대축이던 소프트맥스에서도 '마그나카르타'로 거하게 똥을 싸며 무너지는 것을 보니 '악투러스'는 어쩌면 국산패키지 게임 부흥기의 마지막을 장식하던 게임이 아닐까 하네요.
-시각적으로 뛰어났던 과거의 게임들 : https://blog.naver.com/rdgcwg/221073934707
6. 일렉트로닉 퍼플
이 게임을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1997년 바이트쇼크사에서 개발했던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으로 당시엔 상당한 수작으로 평가받던 게임이었습니다. 내용은 감염된 컴퓨터 세상에 주인공인 CPU들이 감염된 부품들을 물리치며 대마왕이자 마지막 보스인 '오버클럭 킹'을 찾아 나서는 게임이죠. 사실 이 게임은 1998년 게임잡지인 KBS 게임피아의 번들로 제공되기까지는 철저하게 외면당했던 게임으로 그나마 이런 기회를 통해 유저들에게 알려져 플레이해본 유저들에게 수작으로 평가받게 되었습니다. 저역시 상당히 재미있게 즐겼는데 무엇보다 키보드로도 코옵게임이 가능해 동생과 함께 키보드를 실컷 두드리며 재미있게 한 기억이 있네요. 여탐으로 치트키도 있는데 거의 대부분의 게임이 그러하듯 치트를 쓰기 시작하면 게임의 재미가 떨어지는 아이러니한 사실~!
'일렉트로닉 퍼플'이 실패한 이유는 당시 국산게임 제작사들이 대형사가 아니면 홍보부족 등의 이유로 모두가 어려웠던 때이기도 했고, 벨트스크롤이란 장르가 오락실에서 이미 캡콤을 비롯한 많은 명작들의 전성기를 맞이했었기 때문에 빛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뭐, 당시 오락실에 가면 '파이널 파이트', '천지를 먹다2', '던전 앤 드래곤2' 등이 위세를 떨치던 때라... 오히려 피씨에서는 JRPG나 SRPG, 혹은 스타크래프트를 위시한 전략게임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피씨방문화가 퍼지는 시점이라 피씨게임으로서의 '일렉트로닉 퍼플'이 설 자리는 없었을 수도 있었겠죠. 지금 생각하면 참 아쉬운 게임이기도 하지만 국산게임으로서 상당히 재미있게 즐겼던 추억을 남겼던 것으로 만족하겠습니다.
-의미있는 성과를 거둔 한국 게임들 : https://blog.naver.com/rdgcwg/222028722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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