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짜피 승자와 성공한 반란의 역사다 보니 패자에 대한 혹평이 많습니다. 연산군도 어릴때 부터 왕세자교육과 성군으로의 자질을 부친인 성종으로부터 과할정도로 이어 받았죠. 성종 붕어이후 초기 집권시에 애민정책도 펴고 성군으로 활약을 할려 했으나 기존 훈구대신들이 왕권견제를 지나칠 정도로 합니다. 결국 성종때 추구한 신권과 왕권의 균형을 깨뜨려 강력한 독재만이 대신들을 굴복시키고 약해진 왕권을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는 이젠 되돌릴 수 없는 사태까지 나아가는 거죠.

결론, 연산군은 부친인 성종의 교육으로 성군의 자질과 교육을 충분히 받은 능력있는 인재였고 초기에는 백성을 위한 일도 했으나. 지나친 왕권강화에 대한 욕망으로 독재정치를 추구해서 국민과 국가에 결과적으로 많은 문제점을 발생시킨 군주였다.

물론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조선왕조실록은 수많은 역사서들 중에서는 그래도 승자에만 편승되지 않은 편입니다.
괜히 선조실록, 선조수정실록, 현종실록, 현종개수실록, 숙종실록, 숙종보궐정오실록 이런 게 있는 게 아니지요.
연산군이 즉위 초기에 나름 성군인 것도 사실이고 왕권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지나칠 정도로 폭군이 된 것도 사실입니다.
어쨌든 초기를 제외하면 승자의 기록이네 뭐네 그런 거 굳이 따지지 않더라도 이미 추악한 폭군입니다.
추가로 '역사는 승자의 기록' 이 문구가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너무 믿는 것도 결코 옳지 않습니다.
이 문구를 너무 믿으면... 지구상의 모든 역사서가 다 거짓이고 구라고 뻥이라는 황당무계한 논리가 됩니다.
그 논리대로라면 '사학'라는 학문 자체는 이미 쓸모없고 의미없고 무너지게 됩니다.
또한 이 문구는 자칫 [내 주장은 무조건 옳고 다른 놈의 주장은 무조건 승자의 기록 바탕의 거짓이다] 이런 식으로 악용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환단고기를 신봉하는 사람들이나 우리 민족이 최고 킹왕짱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현 사학계를 매도할 때 흔히 애용(악용)하곤 합니다.

연산군은 어릴적 유교적 군주상에 부합하게 교육받아 훌륭하게 성장하였으나, 왕위에 즉위하여 왕권강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숙청을 감행했으며 그 숙청의 명분을 폐모당하고 사약을 받은 모친으로 삼았다고 생각됩니다.
거기에 개인적으로 유교에서 천시한 예술적 소양이 극히 뛰어난것으로 보이는데(히틀러?) 이러한 것들이 결합되어 더욱 폭군으로 기록된것이라 봅니다.

연산군과 중종은 조선사에 중오한 전환점인데 바로 신하들에 의한 택군(擇君)현상의 시발점 이라는 것이죠...바야흐로 신하가 임금을 골라서 추대하기 시작한 최초의 사건이라 더욱 폭군화 되었습니다.
(물론 연산군이 반정이 없었다고 해도 성군이될 가능성은 거의 없긴 합니다.)

한가지 확실한 건 중종반정은 반정이 아니라는 겁니다. 반정은 말 그대로 정부하는 짓이 못 마땅해서 왕실을 포함해 모든 정치인들까지 물갈이 하는 것을 반정이라고 하거든요. 인조반정이 대표적으로 당시 조정을 장악했던 대북파들이 모두 숙청됐죠. 그런데 중종반정은 반정이라기 보다는 임금만 바뀌었을 뿐 대신들은 그대로 있었습니다. 이는 반정이라고는 할 수 없죠. 중종반정은 실질적인 반역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조선은 성리학이 나라였기 때문에 정통 성리학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대신들만 유지되었다는 건 있을 수가 없습니다.

대신들이 연산군의 폭정을 지켜봤던 가장 큰 이유는 조선은 효를 가장 중요시하던 나라였기 때문에 연산군이 어머니의 복수를 핑계로 삼아 왕권강화목적으로 수많은 대신들을 처형하고 귀양보내도 함부로 나설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계속 참은 대신들이 연산군을 폐위하게 된 결정적인 사유는 세조가 나눠줬던 공신들의 과전을 폐지하여 강제로 국가로 회수하려던 것이 가장 컸습니다. 태종같은 경우에는 워낙 권력이 막강하다보니 아버지 태조가 나눠줬던 공신들의 과전을 거둘때 어느 누구도 군말없이 쉽게 돌려받았지만 연산군은 그러기에는 따라주는 대신도 임사홍 외에는 거의 없었고 이미 여러 사화로 인심까지 잃었던 지라 대신들이 단결해서 들고 일어날 명분을 줬습니다.

연산군이 무조건 잘한건 아닙니다. 임금의 자리에 있기에는 자질이 부족할 수도 있었습니다. 직언을 하는 충신을 멀리하고 간신배들을 충신으로 받아들이는 등 사람을 볼 줄 몰랐습니다. 반정의 주역있던 박원종, 유순정, 성희안은 연산군에게 총애를 받았던 대신들이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만 합니다. 주동자였던 박원종은 연산군이 가장 총애한 몇 안되는 사람 중의 하나였다는 것도 아이러니 한 일입니다. 그러다보니 반정 하루 전까지도 연산군은 반정의 기미조차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연산군일기 12년 9월 1일자(반정 하루전)을 보면 자순대비를 위해 창덕궁에서 잔치를 열라고 했다 날씨가 좋지 않으니 취소하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한 선왕인 세조,성종과 달리 안목이 없어 유자광을 활용할 줄도 몰랐습니다. 세조는 '유재시용', 성종은 '유덕시보' 통치술로 유자광을 적절히 활용하였는데 비해 연산군은 선왕들과는 달리 오히려 유자광을 버려 반정세력을 키우는데 한 몫을 했습니다. 세조가 한명회를 방패막이 했듯이 연산군도 유자광을 방패막이로 이용했다면 폐위당할 위기까지는 겪지 않았을 지도 몰랐을 겁니다.

연산군하면 장녹수,신언패, 무오사화 , 갑자사화 등등 생각납니다. 큰아버지 와이프를 성폭행한것 등등

폭군이죠. 하지만 충혜왕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습니다.